KBS 신뢰 깎는 두 개의 이념편향 다큐멘터리
북한 측의 만행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미군과 남한 정부의 잘못만 언급.
다큐멘터리는 상대로부터 매수당했거나 이념에 물들지 않은 한 객관적이어야.
정용석 (코나스)
KBS가 지난 7일 방송한 다큐멘터리 ‘광복 70주년 특집:뿌리 깊은 미래-1편’이 객관성을 잃고 이념편향으로 기울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달 KBS가 방영한 ‘슈퍼 차이나 (Super China)’ 7부작 연속 다큐멘터리는 중국 정부의 대외 홍보물을 그대로 베낀 것 같은 인상을 금할 수 없게 했다. ‘슈퍼 차이나’는 중국 미화(美化)로 일관했다.
‘광복 70주년 특집’ 1편은 북한의 6·25 기습남침 사실을 적시하지 않았다.
그저 “1950년 6월25일 전쟁이 났다는 소식이 들려왔지만 사람들은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다.”고만 했다. 북한의 기습 남침으로 3일 만에 서울이 함락되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명백히 추가되었어야 한다. ‘광복 70주년 특집’의 연출자는 “전쟁이 북한의 책임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기 때문에 굳이 넣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좌편향측은 6·25가 북한의 남침이 아니라 남한에 의한 북침이라고 주장한다는 데서 반드시 KBS로서는 '기습 남침'을 추가했어야 옳다.
또 ‘광복 70주년 특집’은 북한 주민들의 흥남 철수와 관련, “흥남엔 미군이 북에 원자폭탄을 투하할지도 모른다는 얘기기 돌았다. 살고 싶으면 미군과 함께 떠나야 했다.”고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흥남 철수민들은 북한 공산 학정이 두려워 떠났다. 이 다큐멘터리는 흥남 철수민들이 자유를 위해서가 아니라 미국의 원자탄 투하 공포 때문에 도망친 것으로 오해케 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흥남에서 “미군은 떠나면서 부두를 폭파시키기로 결정했다…흥남에 남은 민간인들이 있었다.”며 그들은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가 없다.”고 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미군이 철수하며 부두를 파괴하는 끔찍한 폭파 영상을 보냈다. 배를 타지 못하고 “흥남에 남은 민간인들이” 미군의 부두 폭파 속에 희생된 건 아닌지 두렵게 한 장면이었다.
그밖에도 6·25 당시 남한내 부역자 색출에 대해 언급하며 “정확한 죄명도 모른 채 사형당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하였다. 당연히 그 시대의 다큐멘터리라면 북한군과 부역자들의 잔인무도한 남한주민 학살에 대해서도 언급했어야 했다. 하지만 이 다큐멘터리는 북한 측의 만행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저와 같은 좌편향 제작에 대해 KBS공영노조는 성명을 발표, 다큐멘터리를 비판했다. ‘다큐가 우리 역사에 대해 너무 부정적인 내용 일변도이고 고통의 원인이 미군과 남한 단독선거로 정권을 잡은 당시 정치인들에게 있는 것처럼 묘사했다.’고 지적했다. 이인호 KBS 이사장도 “내용이 편향됐다는 항의 전화를 사방에서 받았다.”며 “이런 식이면 KBS 수신료를 어떻게 인상하겠느냐는 항의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KBS 다큐멘터리는 우리 역사에만 부정적인 제작으로 그치지 않았다. 지난 1월 신년 ‘대기획’ 7부작 연속으로 방영한 ‘슈퍼 차이나’는 마치 중국의 관영 중앙TV(CCTV) 서울 지국이 제작한 것처럼 혼동할 정도로 중국 찬미로 일관하였다.
원래 다큐멘터리 제작의 원칙은 분명하다. 밝은 면과 어두운 면 둘을 동시에 제시하여야 한다. 상대로부터 매수당했거나 이념에 물들지 않은 한 객관적이어야 한다. 그러나 ‘슈퍼 차이나’는 중국의 밝은 쪽만 일방적으로 방영하며 찬양했다. 중국 농촌이 대도시로 발전한 모습을 소개하면서 긍정적이고 화려한 측면만 보여주었다. 중국 공산당 1당 독재정부의 급속한 도시 개발과 강제 토지수용에 따른 농부들의 고통과 참혹한 생활 부분 등은 대부분 생략했다. 1당공산당 독재체제도 중국 경제발전의 원동력이라며 일방적으로 찬양하는데 급급했다. 자유민주체제 대한민국의 KBS로서 당연히 공산독재의 정치적 자유억압과 언론탄압 그리고 부정부패 등에 대해 날카로운 지적이 따랐어야 했다.
KBS 다큐멘터리는 ‘슈퍼 차이나’를 소개하면서 “대륙의 힘 그 힘의 끝은 과연 어디일까요” 등 중국이 곧 미국을 압도할 수밖에 없다는 식으로 기대감을 부풀렸다. ‘슈퍼 차이나’를 시청하게 되면 한국인들은 앞으로 미국을 버리고 중국에 붙어야 살 수 있다는 강박감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여기에 우리나라 네티즌들은 ‘슈퍼 차이나’가 ‘거창하게 포장하여 과장 보도한 것’ ‘공산당을 철저히 옹호하는 졸작’ ‘이런 저질 다큐를 제작할 수 있나’ 등 비판으로 들끓었다.
KBS는 올 들어 ‘슈퍼 차이나’에 이어 ‘광복 70주년 특집’ 1편마저 공정성을 지키지 못하고 한쪽으로 기울었다. 지난날 KBS가 좌편향 정권 시절 좌편향 방송으로 치닫던 그때의 추한 몰골을 떠올리게 했다. 공영방송으로서 본연의 책무를 일탈한 작태가 아닐 수 없다. 언론의 기본을 지키지 못한 처사로서 KBS는 반드시 관련 제작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책임을 물어야 한다. (Konas)
정용석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