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감축 방만경영 개선 시급…해외지사도 연내 완전 철수
  • ▲ 한국가스공사ⓒ연합뉴스
    ▲ 한국가스공사ⓒ연합뉴스

    한국가스공사가 비리 문제로 비상등이 켜졌다.

    장석효 전 사장에 이어 예인선 업체로부터 수년간 골프 접대를 받은 한국가스공사 간부들이 줄줄이 재판에 넘겨진 것이다.

    인천지검 특수부(정순신 부장검사)는 뇌물수수 혐의로 A(52)씨 등 가스공사 부장급 간부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경남의 한 예인선 업체로부터 각각 29~100여 차례에 걸쳐 950만~3000만원 상당의 골프 접대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 외에도 가스공사 직원 4명이 골프 접대를 함께 받은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지만, 범행 횟수와 혐의 액수가 적어 기소유예 처분했다.

    앞서 장석효 한국가스공사 전 사장은 비리로 지난해 12월 26일 불구속 기소됐다 결국 지난 1월에 해임됐다.

    장석효 한국가스공사 전 사장으로 취임하기 전인 지난 2011∼2013년 A 예인선업체 대표로 재직하면서 업체 이사 6명의 보수 한도인 6억 원을 초과해 연봉을 지급하거나 자신의 가족 해외여행 경비를 법인카드로 쓰는 등 회사에 30억3000만 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된 것이다.

    특히 장 사장은 가스공사 사장으로 취임한 후에도 1년 2개월 동안 A 사의 법인카드를 받아 1억6300만 원어치를 사용하는 등 2억8900만 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받은 혐의를 받았다.

    가스공사의 임직원 비리문제는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가스공사가 발주한 '열량제 프로젝트'와 관련해 특정업체 수주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억대뇌물을 받은 전 차장이 지난해 징역 5년을 선고 받았고, 국감에서도 알려진 용지담당 부장이 100억원의 보상금을 횡령해 문제가 된 바 있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에서는 "임직원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상태임이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며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임직원 골프 접대에 대해 내부에서도 곤혹스럽다는 반응이다.

    가스공사 한 관계자는 "아직 검찰 수사 중에 있는 사안이라서 함부로 말하기 곤란하다"고 짤라 말했다.

    공기업 한 관계자는 "내 얼굴에 침뱉기지만 특혜성 계약 제공에 따른 금품수수나 친·인척 취업 청탁 등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공공기관의 부정부패 행위가 여전히 빈발하고 있다"라고 씁쓸한 말을 남겼다.

    이어 그는 "정부에서도 공공기관 개혁을 외치고 있지만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고 꼬집어 말했다. 문제는 비리척결뿐만 아니라 가스공사의 부채감축과 방만경영 개선도 시급한 상태다.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경영실적 평가를 보면 가스공사는 2012년 C등급에서 2013년에는 E등급을 받은 것.

    과도한 부채가 경영의 발목을 잡으면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결국 가스공사는 중동 등 해외지사 연내 완전 철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가스공사는 10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추진 중인 해외지사 철수 작업을 연내 완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조만간 중동 두바이 지사를 폐지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뒤이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사무소와 미국 휴스턴 지사도 문을 닫는다.

    이에 따라 당초 5개였던 해외지사를 연말까지 모두 정리하게 된다.

    가스공사 측은 "해외지사 철수 작업을 통해 부채비율을 2013년 말 393%에서 2017년 249%로 낮출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