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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의 겨울은 너무 추워요

北노동당 관영방송 '석탄생산 100% 초과 완수' 보도하지만대부분 해외 수출하고 전기 40% '수령우상화' 건축물에 써

림일 탈북작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입력 2014-12-26 15:16 | 수정 2014-12-26 16:34

▲ 사랑의 연탄배달 봉사를 하며 서민들이 사는 달동네에도 이 추운 겨울 더운물이 콸콸 나오는 것을 보고 조금 놀랐지요. 내 고향 평양에서는 노동당 고위간부들이 사는 주택에도 겨울에 더운물 나오기가 쉽지 않답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누리는 평범한 행복이 너무나 소중하다는 것을 새삼 느낀 하루였습니다. [사진 = 림일 작가]

 

2014년 성탄절을 하루 앞둔 12월 24일, 모 시민단체에서 조직한 ‘사랑의 연탄배달’ 봉사활동에 참여했습니다. 하늘에서 하얀 진눈깨비가 내리는 포근한 날씨였고 15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 속에는 젊은 남녀대학생과 직장인들, 주부의 모습도 있었죠. 부모님의 손을 꼭 잡고 나온 초등학생들도 보였답니다.

몇 개 조로 나뉘어 각 조장의 리더로 진행된 봉사활동은 마을중앙공터에 쌓여진 연탄을 3~4장씩 지게에 담아 메고 비탈길을 걸어 각 가정의 창고에 넣어주는 거죠. 대부분 독거노인들이 사는 이곳은 서울 상계동 달동네 마을이랍니다.

사랑의 연탄을 나르면서 문득 고향생각이 나더군요. 제 고향은 북한의 평양입니다. 200만 시민이 사는 평양의 아파트비율은 대략 70%인데 난방시설이 된 아파트는 약 50%. 나머지 50%와 단층주택은 전부 ‘구멍탄’(연탄)으로 겨울을 난답니다. 평양시민 절반 이상이 연탄에 의존하여 겨울을 보낸다고 보면 되겠죠.

평양에는 각 구역마다 ‘연료공급소’가 있으며 여름에는 석유(등유)를, 겨울에는 연탄을 공급합니다. 1990년대 중반까지 4인 가정에 연탄 200장씩 공급하다가 1996년 5월 식량배급 중단과 함께 연탄공급도 멎었습니다. 지금은 김정일 생일(2월 16일)에만 50장 그것도 버럭탄(열량이 낮은 석탄)으로 빚은 연탄을 공급하죠.

평양의 아파트는 각 기관에서 짓고 입주하는 것도 있는데 정말 빈부격차가 심합니다. 중앙기관 등 힘센 단위에서 지은 아파트의 관리는 양호하고, 일반 공장기업소에서 지은 아파트는 엉망진창이죠. 다시 말해 간부들이 사는 고급아파트는 원료공급이 그나마 제대로 되며 노동자들이 사는 곳은 그렇지 않죠.

정말이지 일반 시민들이 사는 저급아파트의 현관문 앞에서 손으로 문고리를 잡으면 살이 붙을 정도랍니다. 밤에 온 식구가 한 이불 속에서 두꺼운 옷을 껴입고 양말을 신고 장갑까지 껴도 너무 추워서 잠을 못자는 날도 있지요. 문풍지를 했어도 너무 추워 창문에 담요를 치고 한 해 겨울을 보낸답니다.

이런 집에서 석탄생산 100% 초과 완수라고 보도하는 노동당 관영방송을 듣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추운 겨울을 보내는지 의문이 들겠지만... 그럴 시간이 없죠. 직장에서 준 수령학습 과제물을 수행하고 다음날 출근해서 보고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반동으로 몰려 대중 앞에서 공개비판을 받으니까요.

외화벌이가 곧 수령에 대한 인민들의 충성심으로 평가되며 국가의 최고정책인 북한에서는 많은 석탄을 중국 등 해외로 수출합니다. 그 돈은 고스란히 노동당에 들어가며 김정은의 통치자금이 되죠. 고급승용차와 가전제품도 수입해서 간부들에게 선물로 하사해야 그들의 충성심이 식지 않고 더욱 분발되니까요.

평양화력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기의 40%가 수령우상화 건축물에 공급됩니다. 주거지에는 하루 2~3시간 전기가 들어오는 반면에 만수대언덕 김일성·김정일 동상, 주체사상탑, 개선문, 금수산태양궁전 등 수령우상화 건축물에는 24시간 전기가 들어오죠. 그래서 평양시민들이 추운 겨울을 보내는 겁니다.

고향생각을 마치니 저절로 눈물이 나는 거 있죠. 솔직히 아룁니다. 한 시라도 빨리 통일이 되어서 이 엄동설한에 추위에 허덕이는 북한주민들도 최소한 인간다운 삶을 살아야겠다는 간절한 마음입니다. 우리 민족이 꿈에서까지 소원하는 한반도 통일이 새해에는 꼭 오리라 굳게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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