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관계자 “이산가족 문제 풀기 위해 다른 부분을 북한에 줄 수 있다”
  • ▲ 박근혜 대통령은 2014년 초부터 '통일'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때문인지 이제 정부 부처 일각에서는 '5.24조치 해체'와 '대북전단 금지약속'을 북한 측에 제안할 수도 있다는 소리까지 나온다. ⓒ뉴데일리 DB
    ▲ 박근혜 대통령은 2014년 초부터 '통일'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때문인지 이제 정부 부처 일각에서는 '5.24조치 해체'와 '대북전단 금지약속'을 북한 측에 제안할 수도 있다는 소리까지 나온다. ⓒ뉴데일리 DB

    박근혜 정권이 ‘통일’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던질 준비가 된 걸까. 천안함 폭침 때문에 시행 중인 ‘5.24조치’와 ‘이산가족 상봉’을 맞교환하는 협의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정부 관계자가 밝혔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지난 7일, “이산가족 문제를 풀기 위해 정부가 다른 부분을 북한에 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적극 고려하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정부 관계자는 “남북대화가 이뤄지면 우리가 원하는 사안과 북한이 원하는 사안을 모두 협의할 것”이라며 “남북 간에 여러 가지 사안이 있지만 이산가족 문제는 국가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생사확인이나 서신교환 등은 시급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 정부 관계자는 “5.24 문제에 대한 정부 입장은 명확하다. 천안함 폭침에 대한 북한의 책임있는 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면서도 “이산가족의 한을 푸는 것은 매우 중요한 사안으로 국가 권위나 국격에도 해당하는 문제”라고 밝혀, 김정은 정권이 원하는 ‘5.24조치 무조건 해제’와 한국 정부가 요구하는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문제를 맞교환 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정부 관계자가 북한이 5.24조치를 해제할 수 있는 ‘선행조치’에 대해 전혀 뜻이 없음에도 이 같은 ‘협상 의지’를 밝힌 것은 박근혜 정권이 2014년 들어 꾸준히 강조하고 있는 ‘통일대박론’에 집착한 결과가 아닌가 풀이된다.

    2015년이 광복 7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고, 박근혜 집권 3년차를 맞이한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남북관계 개선에 ‘올인’하겠다는 뜻이라는 풀이도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일 주재한 제3차 통일준비위원회에서 “내년을 남북관계를 발전시키고 북한의 의미 있는 변화를 끌어내야 할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한 것에 의미를 둔 해석이다.

  • ▲ "5.24조치 즉각 해제하고, 대북전단 금지하라!" 이 같은 주장은 북한 인민군이 '바라던 바'다.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 "5.24조치 즉각 해제하고, 대북전단 금지하라!" 이 같은 주장은 북한 인민군이 '바라던 바'다.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정부 부처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따라 2015년 초, 5.24조치 해제, 금강산 관광 재개, 대북전단 금지 등을 ‘패키지’로 묶어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와 협의하자고 북한에 제안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박근혜 정권 2년 동안 남북관계 경색 국면을 해소하지 못한 것이 이 같은 대북제안의 배경이라고 설명했지만, 실제 김정은 정권에게 5.24조치 해제, 금강산 관광 재개, 대북전단 금지 등을 동시에 약속할 경우 국내에서는 상당한 반발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정권이 한국과 ‘주고받는 협상’을 제대로 한 적도 없을뿐더러 대북전단 금지나 5.24조치 해체와 같은 경우에는 피해자인 한국 정부가 가해자인 김정은 정권에게 ‘먼저 숙이고 들어가는’ 모양새를 보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가 이 같은 ‘패키지 협의’를 제안할 경우 김정은 정권은 이를 들어주는 ‘시늉’만 하면서 대내외적인 선전선동의 소재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며, 이 때문에 ‘남남갈등’이 더욱 심각해 질 수 있다는 우려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 ▲ "그래, 그래, 조금만 더…. 역시 아빠 말이 맞았어!" 주민들을 보며 박수치는 김정은.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 "그래, 그래, 조금만 더…. 역시 아빠 말이 맞았어!" 주민들을 보며 박수치는 김정은.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