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김기춘 실장, 문건 유출됐을 때 해결했어야"
  • ▲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청와대를 정조준한 두 개의 칼끝, 하지만 찌르고자 하는 부위가 다르다.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달 15일부터 임시국회를 소집하되 15~16일 양일간은 긴급현안질문을 하기로 5일 합의했다.

    이 시점에서의 긴급현안이라면 장안의 화제인 이른바 '정윤회 파문'이 그 대상일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이 "(정윤회 파문이) 국회로 들어오면 정쟁의 도가니가 된다"고 극력 우려했음에도 결국 이 사안은 국회에서 다뤄지게 되고 말았다.

    새누리당도 잃을 것밖에 없다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간 야당의 운영위 소집·국정조사 심지어 특검 요구에 '귀가 들리지 않는 듯 말 못하는 듯' 대응하지 않던 새누리당이 입장을 바꿔 긴급현안질문에 응하기로 방침을 바꾼 이유는 뭘까.

    새누리당이 이번 기회를 통해 청와대의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을 제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 정치권의 관측이다.

    '문고리 3인방'이라 함은 이재만 총무비서관·정호성 제1부속비서관·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을 가리킨다.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은 한 종편 채널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의혹이 제기된 외부 인사와 핵심 비서들이 정기적으로 만났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의 박민식 의원도 4일 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에 출연해 "오히려 총리나 장관보다 청와대 비서관이 힘이 세다고 알려져 있지 않느냐"며 "단순한 시중의 근거없는 억측, 풍문이라고 치부하기엔 사태가 엄중하다"고 문고리 3인방의 퇴출이 바람직함을 시사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김기춘 비서실장을 정조준하고 있는 모양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은 3일 열린 새정치연합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문건이 유출됐다는 것을 알았다면 김기춘 비서실장은 그 때 해결했어야 한다"며 "청와대 비서실장이 책임지고 물러나야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할 수 있고, 그 수사 결과를 국민들이 믿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렇듯 양당의 타격 목표가 다름에 따라 15일부터 국회 운영위에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청와대 비서실에 대한 긴급현안질문은 예측불허의 전개가 될 공산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