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안 안 고친다" 전진 맞나? 의총 못 넘으면 끝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회(위원장 김문수)가 의원들의 집단 반발에 부딪힌 '특권 내려놓기' 혁신안을 수정하지 않기로 했다.

보수혁신위는 17일 여의도 당사에서 제11차 전체회의를 열고, 지난 11일 의총에서 당론 채택에 실패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혁신안을 수정할 것인지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의원 세비에 '무노동 무임금' 원칙 적용 △출판기념회 전면 금지 등과 관련해 일부 수정된 혁신안을 내놓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다수의 혁신위원들은 수정안을 내놓는 것은 안 된다는 입장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해진 의원은 "(혁신안을) 고치고 싶으면 최고위든 의총이든 거기서 고치면 된다"며 "혁신안 수정은 안 된다는 것이 다수 의견이고 나도 같은 생각"이라고 밝혔다.

민현주 보수혁신위 대변인은 회의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수정의 필요가 있다 싶은 부분은 다수의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하는 게 맞다"며 "혁신위가 그걸(수정 의견을) 받아서 개정하고, 또 재개정하고 이럴 문제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영우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김무성 대표는 이날 아침 '혁신위의 세비 관련 안은 조금 수정을 해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민현주 대변인은 "혁신위가 제출한 안에 대해 이견이 있을 경우, 혁신위에서는 수정을 하지 않기로 일괄 결정한 것"이라며 "세부 안건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고위원회의나 의원총회에서 어떤 방향으로 수정이 되더라도, 이미 발표한 혁신안에 대해서는 더 이상 재론하지 않기로 했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특권 내려놓기' 혁신안의 당론 채택을 위해, 지난 의총에서 의원들의 반발이 집중된 부분에 대해 혁신위가 어떤 형태로든 수정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했었다.

하지만 이날 혁신위 회의에서 '수정안은 없다'라는 태도를 정함에 따라 혁신안 수정이나 폐기에 따를 정치적 책임은 최고위와 의총 쪽으로 넘어갔다.

민현주 대변인은 "(11일 의총에서 반대한 의원들의 의견은) 혁신안을 전면 거부한다는 취지가 아니라, 혁신의 취지에 얼마나 부합하느냐는 조율의 문제였다고 생각한다"며 "의총을 다시 한 번 열어서 (의견을) 수렴하면 잘 될 것"이라고 낙관론을 펼쳤다.

그렇지만 지난 의총에서 의원들의 반발이 집중됐던 세비와 출판기념회 안건 등에 대해 혁신위가 수정을 거부해 의총이 또 다시 열려도 혁신안이 당론으로 채택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