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음모 대책위 소속 단체 상당수, 세월호 대책위 참여두 대책위서 활동하는 박래군씨, 종북성향 단체서 꾸준히 활동
  • ▲ '내란음모조작사건구속자 가족대책위'는 4일 <한겨레신문> 11면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구속된 7명 가운데 한명의 부인을 만난 사진을 전면 광고로 실었다. ⓒ 한겨레 홈페이지 화면캡쳐
    ▲ '내란음모조작사건구속자 가족대책위'는 4일 <한겨레신문> 11면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구속된 7명 가운데 한명의 부인을 만난 사진을 전면 광고로 실었다. ⓒ 한겨레 홈페이지 화면캡쳐

    ▶ '인권중심 사람' 소장이자 인혁당 유족 단체인 '4.9통일평화재단' 이사인 박래군씨는 "이석기를 석방하라"고 외치는 '국정원 내란음모정치공작 공안탄압대책위원회'에서 상임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내란음모 사건의 피고인측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 "국가정보원은 지난 대선 시기 엄청난 범죄를 저질렀고 그 정치적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내란음모 사건을 기획했다"며 "(내란음모 사건은) 과거 수많은 간첩 조작 사건처럼 실체가 없는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내란음모 사건 피의자 가족들이 프란시스코 교황을 만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정부 관계자는 "박래군씨가 해외 네트워크를 갖고 있어 교황 측에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피의자 가족들이 교황을 만난 이후, 교황이 서임한 염수정 추기경이 '선처' 탄원서 작성을 망설일 수는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이 때문인지 내란음모 사건 공동피의자 중 한 명인 조 모씨의 부인 엄 모씨는 교황을 만난 뒤 박래군씨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엄씨는 지난달 26일자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4대종단의 어르신들이 저희에게 선뜻 손을 내밀어 주시고 함께 해 주셨습니다"라며 "그중 제일 먼저 함께 해 주셨던 분은 인권운동가이신 박래군 대표님"이라고 했다.

  • ▲ ⓒ '국정원 내란음모 조작과 공안탄압 규탄 대책회의' 홈페이지 화면캡쳐
    ▲ ⓒ '국정원 내란음모 조작과 공안탄압 규탄 대책회의' 홈페이지 화면캡쳐

    ▶ '국정원 내란음모 조작과 공안탄압 규탄 대책회의' 상임집행위원장인 박래군씨는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도 맡고 있다.

    '국정원 내란음모 조작과 공안탄압 규탄 대책회의'에 속한 단체들 대다수도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에 참여하고 있다.

    5일 현재, 내란음모회의와 세월호회의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내란음모회의(지난해 10월 기준)에 소속된 44개 단체 가운데 30개 단체는 세월호회의(2014년 6월 기준)에도 이름을 올렸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빈민연합 △빈민해방실천연대 △전국여성연대 △한국청년연대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 △한국진보연대 △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 △사월혁명회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민주노동자전국회의 △민가협양심수후원회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노동자연대 △예수살기 △통일광장 △천주교인권위원회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한국가톨릭농민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부정선거진상규명시민모임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조국통일범민족연합남측본부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코리아연대 △통일의길 △노동전선 등 30개 단체다.

    '세월호 참사'를 '내란음모 사건'의 돌파구로 삼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지울 수 없는 대목이다.

    앞서 통진당 이석기 의원은 지난달 28일 서울고등법원 형사 9부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 최후진술에 앞서 뜬금없이 '세월호'를 언급했다.

    그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은 세월호 참사 진실을 규명하고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며 "대통령의 책임 있는 결단을 촉구한다"고 했다.


  • ▲ 5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주변에서 농성중인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장애인·빈민·케이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농성장 방문을 호소하고 있다. ⓒ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5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주변에서 농성중인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장애인·빈민·케이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농성장 방문을 호소하고 있다. ⓒ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14일 방한하는 교황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과 생존 학생들을 직접 만나 위로할 예정이라고 한다. 상처 입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치유가 될 수 있는 좋은 기회이지만, 좌파세력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6일 한겨레신문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와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 희망연대노조, 케이블방송통신 공동대책위원회, 민주노총 등은 5일 '교황에 드리는 편지'를 발표하고 교황이 농성장을 방문해줄 것을 요청했다.

    나아가 교황이 서울 명동성당에서 18일 집전하는 미사에는 해군기지 반대 운동을 하는 제주 강정마을 주민과 경남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주민, 용산참사 유가족,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참석한다고 한다.

    놀랍게도 박래군씨는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집행위원장을 지냈다.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투쟁에도 참가했고, '쌍용차 투쟁 다시 세우기'라는 H-20000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물론 제주 강정마을 문제에도 관여했다.

    앞서 <민중의소리>(2014-07-10)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이번에는 사회 여론지도층들의 탄원을 조직해보자는 것"이라며 "교황이 방문하는 부분을 최대한 활용해보자는 이야기도 있다. 교황이 메시지를 줄 수 있으면 좋다"고 말했다.

    교황의 방한과 관련,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의 슬픔과 분노가 정부를 향하도록 유도해, '내란음모'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재판부에 무언의 압력을 행사하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다는 의심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인권·시민 단체 출신의 한 인사는 박래군씨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는 박씨와 통진당의 관계를 [동지]라고 정의했다.

    "과거부터 종북성향 단체들과 재야운동을 한 인물이다. 통진당 세력들과는 동지적 관계다.

    국내 천주교 세력들을 인권을 매개로 통진당과 연결시키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내란음모 사건과 관련, '내란음모인가 아닌가'의 쟁점으로 가면 법리적 논쟁으로 이어져 불리하다고 보고, 사상의 자유로 보고 인권적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