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에서 3자 대결은 물론 단일화 가정해도 앞서
  • ▲ 나경원 전 의원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동작구 사당동 남성시장을 돌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정상윤 기자
    ▲ 나경원 전 의원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동작구 사당동 남성시장을 돌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정상윤 기자

     

    야권 후보의 난립과 자중지란에 서울 동작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가 미소짓고 있다.

    동작을에는 나경원 후보 외에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통진당 유선희, 정의당 노회찬, 노동당 김종철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7·30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15개 선거구 중에 야권 후보의 수가 가장 많다.

    이 중 김종철 후보를 제외한 야권 후보는 동작을과 아무런 연고가 없다. 기동민 후보는 당초 광주 광산을에서 출마할 계획으로 선거사무소까지 개소했다가 이른바 '내려꽂기' 공천 파동 끝에 동작을에 전략공천됐다. 이 과정에서 지역의 터줏대감 허동준 전 지역위원장과 갈라서는 상처를 안았다.

    야권 후보 중 인지도가 가장 높은 노회찬 후보는 서울 노원병에서 18~19대 두 차례에 걸쳐 출마했을 뿐 역시 동작을과는 인연이 없다. 유선희 후보도 마찬가지다.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은 동작구에서 정몽준 후보 41.8%, 박원순 후보 57.5%로 뒤져 이번 재보선도 열세일 것이라는 전망이 당초 지배적이었다. 출마할 인재가 마땅치 않아 나경원 후보를 '삼고초려'해야 할 정도였다. 그러나 공천 파동과 연고 이전(?), 후보 난립 등으로 야권이 스스로 무너지는 양상이다.

    야권 후보들도 불리하게 돌아가는 판세를 인식하고 있는 듯 그간 여러차례 재미를 봤던 단일화를 부르짖고 있다. 그러나 단일화의 대상과 방법은 동상이몽이다. 구애의 몸짓은 적극적이지만 짝사랑인 셈이다.

    기동민 후보와 노회찬 후보는 서로 자기를 중심으로 야권 후보 단일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 후보는 "양보하러 출마한 게 아니다"라며 "새정치연합이 양보하지 않으면 나는 끝까지 완주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기 후보는 "캐릭터와 정치 사상이 유사하다는 이유로 섣불리 단일화를 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유선희 후보는 "새누리당도, 새정치연합도 다 싫다는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15일까지를 답변 시한으로 노회찬, 김종철 후보와의 진보단일화를 제안했지만 아무런 반향이 없다.

    이 와중에 김종철 후보는 "다른 지역에서 출마 경험이 다수 있는 두 분이 지역을 전격적으로 옮긴 것은 유감"이라며 노회찬, 유선희 후보를 싸잡아 비난하는 등 자중지란은 심화되고 있다.

    11일자 한국일보~코리아리서치 여론조사에서 나경원 후보는 기동민, 노회찬 후보와의 3자 대결은 물론 단일화를 가정한 양자 대결에서도 여유 있게 앞서나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공식 선거운동기간 개시 이후에도 나 후보의 미소가 계속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