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실 인사혁신처 기능 다시 청와대로, 책임총리 의지 처음부터 없었다
  • ▲ 중앙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박근혜 대통령이 김기춘 비서실장의 의전을 받으며 귀국하고 있다. ⓒ 뉴데일리
    ▲ 중앙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박근혜 대통령이 김기춘 비서실장의 의전을 받으며 귀국하고 있다. ⓒ 뉴데일리

    세월호 참사로 책임지고 물러난 '높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현장에서 목숨걸고 구조한 해경만 해체됐을 뿐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26일 사의를 표명한 정홍원 국무총리를 유임시켰다.

    안대희 대법관부터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까지,
    두 국무총리 후보자가 연이어 낙마하면서 결국 내세울 카드가 동이 난 셈이다.

    "[고심한 결과가 이거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인사청문회가 열리기까지 의혹이 제기되는데 당사자의 심적 괴로움에 대해 생각하다보니까 많은 분들을 놓고 찾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 윤두현 청와대 홍보수석


    결국 이제 더 이상 박근혜 정부를 위해 목숨 걸고 일할 사람을 찾기는 어렵게 됐다.
    윤 수석은 인사과정을 설명하며 "좋은 분은 많지만, 고사한 분도 있다"고 했다.


    야당의 집중포화가 예상되는 이병기 국정원장 내정자와 김명수 교육부 장관 내정자 등 7명의 장관 후보자들도 쉽지 않은 임명 과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국가개조를 하겠다고 하더니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물어야 할 국무총리로 하겠다는 것인가"라며 "그동안 내놓았던 거창한 말들은 이제 다 포기하기로 작정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세월호 참사로 책임을 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정홍원 국무총리가 유임됐고,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도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의가 받아들여진 서남수 교육부 장관도 유임될 가능성이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후임자로 내정된 김명수 후보자는 야권의 공격 목표 1호다.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은 물러날 가능성이 크지만, 이마저도 지금의 청와대 인사 행태라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비관론이 나온다.

    김기춘 비서실장도 마찬가지다.
    이날 청와대가 발표한 인사수석실 설치는 김 실장을 '엄호'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더불어 인사수석실 산하 인사혁신비서관실 신설도 총리실에 설치하겠다고 발표한 인사혁신처의 기능을 청와대가 움켜쥐고 놓지 않겠다는 속내로 보여진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한 마디로 어이가 없다. 펑크 난 타이어로 과연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또다른 야권 고위관계자는 "결국 박 대통령은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겠다는 것이며 또 아무것도 내놓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애초에 책임총리라는 것 자체를 할 생각이 없었던 게 아니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