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위로로 첫 인사 대신, 양국 정상회담 앞서 [묵념] 제안
  • ▲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5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공식환영식을 마치고 청와대 본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 연합뉴스
    ▲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5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공식환영식을 마치고 청와대 본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 연합뉴스

     

    25일 한국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박근혜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위로로 첫 인사를 대신했다.

    "나는 오늘 나한국민들이 깊은 비탄에 빠져있는 시기에 왔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또 한국 정부가 세월호 침몰사고 대응에 집중하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나중에 가질 기자회견에서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말씀드릴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미국민을 대표해서 이런 사고에 대해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고자 한다."

    "한국의 동맹국으로서, 그리고 친구로서
    큰 희생자와 사망자를 잃은 데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한다."

    "특히 젊은 사람들이 많은 피해를 본 데 대해 깊은 슬픔을 느끼고,
    젊은 사람들은 한국의 힘과 미래를 대표한다는 점에서 더욱 더 아프게 생각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렇게 말하며 정상회담을 시작하기 전
    세월호 실종자와 희생자를 위한 묵념을 먼저 제안했다.

    "박근혜 대통령님,
    오늘 우리의 만남을 사고의 희생자, 그리고 실종자와 사망자들을 기리는
    그런 시간으로 먼저 시작했으면 한다.
    이들을 위해 잠깐 묵념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오바마 대통령의 제안에 박근혜 대통령은 "감사하다"는 말로 응했고
    양국 정상은 정상회담장에서 30초간 묵념을 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을 제안해 주신 데 대해서 감사를 드린다. 사고가 난 후에 대통령께서 직접 위로의 뜻을 전해주시고, 또 구조함 파견 등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 주셔서 우리 국민들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되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 9.11 테러 후에 미국 국민들이 모두 힘을 모아서 그 힘든 과정을 극복해냈듯이 한국 국민들도 이 위기를 반드시 극복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믿고 있다."

     

  • ▲ 25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난 16일 백악관에 게양됐던 성조기를 우리 측에 전달하기에 앞서 설명하고 있다. ⓒ 연합뉴스
    ▲ 25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난 16일 백악관에 게양됐던 성조기를 우리 측에 전달하기에 앞서 설명하고 있다. ⓒ 연합뉴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박 대통령에게 정상회담을 위해 가져온 미국 국기(성조기)를 하나 소개했다.

    "미국에는 군인이나 참전용사가 목숨을 잃었을 때
    그들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미국 국기를 증정하는 전통이 있다.
    그리고 제가 가져온 이 미국 국기는
    세월호가 침몰한 바로 그날 백악관에 게양됐던 그 국기다."

    "미국의 전통과 그 정신으로
    이 국기를 대통령과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미국민을 대표해서 드리겠다."

    "이 국기는 우리의 깊은 애도의 뜻과
    어려운 시기에 함께하는 우리의 마음과
    그리고 한국을 동맹국이자 우방으로 부르는 미국의 자긍심을 나타내는 그런 국기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안산 단원고등학교에는 백악관 뜰에서 가져온 목련 묘목을 기증했다.

    이 목련은 앤드루 잭슨 미 7대 대통령이
    자신 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 부인을 기려 1800년대 중반 백악관 잔디밭에 심은 것이다.

    역대 미국 대통령은 이 나무에 많은 정서적 가치를 부여했으며
    1928년부터 1988년까지 20달러 지폐의 뒷면에
    백악관 남서부 쪽에 홀로 서 있는 Jackson Magnolia의 그림이 새겨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