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장성택의 측근으로 분류돼 한때 처형설까지 돌았던 리수용(79)이 9일 북한 외무상에 임명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개최된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1차 회의에서 내각 외무상에 리수용이 임명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리수용은 지난 2007년 5월 임명된 박의춘 전 외무상의 뒤를 이어 약 7년 만에 북한 외교의 새 사령탑을 맡게 됐다.

    리수용 신임 외무상은 작년 12월 장성택 처형 당시 그의 측근으로 분류돼 동반 처형설이 제기됐던 인물이다.

    스위스와 네덜란드 대사 등을 지낸 리 외무상은 2011년 말부터 장성택이 장악한 노동당 행정부 부부장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장성택 처형 직후 일본 언론은 리 외무상이 처형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리 외무상은 작년 12월 31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마식령 스키장 현지지도를 수행하는 모습이 조선중앙TV 영상에 포착돼 건재함을 과시했다.

    앞서 같은 달 8일 장성택의 숙청을 결정한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 사진에도 리 외무상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모습이 잡히기도 했다.

    특히 리 외무상은 1988년 스위스 대사에 임명돼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스위스 유학 시절 그의 후견인 노릇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리철'이라는 가명을 사용한 리 외무상은 스위스 대사라는 점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금고지기'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후 리 외무상은 리히텐슈타인 대사, 네덜란드 대사 등을 거치고 귀국해 2010년에는 외자유치 기관인 합영투자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그가 '경제통'으로 분류되는 것도 이런 이력 때문이다.

    북한이 장성택과 함께 처형됐을 것이라는 소문까지 돌았던 리수용을 외무상에 앉힌 것은 그의 대외 경제협력 경험을 외교 분야에서 십분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