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버스터 ‘어벤져스2’, 서울 한 복판서 촬영내달 14일까지 15일간 서울-경기도서 촬영 이어져
  • ▲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3월 30일 ~ 4월 13일 서울 시내 전역에서 촬영된다.
    ▲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3월 30일 ~ 4월 13일 서울 시내 전역에서 촬영된다.

                     
                       아이언맨·토르·헐크, 마포대교서 난투?!


    2012년 개봉돼 전 세계에서 15억 달러(약 1조 6천억원)의 흥행수익을 낸 영화 ‘어벤져스’는 화려한 출연진 외에도 대규모 폭발신 등 압도적인 촬영 스케일로 큰 관심을 모았던 영화다.

    특히 정체불명의 적들이 공격을 퍼부어 뉴욕 한복판이 쑥대밭으로 돌변하는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로 꼽힌다. 이 한 장면을 위해 50대에 이르는 차량과 28개의 폭발물, 15대의 카메라까지, 그야말로 엄청난 물량이 동원됐다. 적들의 무차별 공격에 수십 대의 자동차가 마치 파도를 타듯 엄청난 화염에 휩싸이며 폭발하는 장면은 컴퓨터 그래픽이 아닌, 실제 촬영으로 이뤄졌다.

    각본상 아수라장이 된 곳은 뉴욕 도심지가 맞다. 그러나 대규모 폭파신 촬영은 오하이오주에 위치한 클리블랜드에서 이뤄졌다. 실제 뉴욕 한복판에서의 촬영은 무리가 있다고 판단한 제작진은 비교적 한산한 클리블랜드 거리를 뉴욕 42번가로 꾸며 촬영을 진행했다. 당시 촬영 장면을 구경하기 위해 수천 명의 클리블랜드 시민들이 촬영 현장에 몰려들었다는 후문이다.

    2015년 개봉될 ‘어벤져스2 - 에이지 오브 울트론(The Avengers : Age of Ultron)’은 전편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규모로 제작될 예정. 스케일 뿐 아니라 촬영 장소도 영화의 스케일과 컨셉트에 걸맞게 영국, 이탈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개국으로 늘어났다. 놀라운 사실은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이 영화 속 주요 격전장(激戰場)으로 등장한다는 점이다.

    제작진 측에 따르면 전편의 뉴욕 폭격신을 연상케 하는 추격 장면과 대규모 폭파신이 서울 시내 곳곳에서 촬영될 전망이다. 게다가 이번 촬영은 실제 수도 서울에서 이뤄진다. 전편에서 ‘가짜 뉴욕시’가 진짜를 대체했다면 이번 영화에선 세계 10대 도시 중 하나인 서울에서 실제로 차량이 폭파되고 포탄이 쏟아지는 장면이 촬영된다.

  • ▲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3월 30일 ~ 4월 13일 서울 시내 전역에서 촬영된다.



                            관계 부처 “경제효과만 2조원” 장밋빛 전망
                “사상 초유” 영화 촬영 때문에 한강 다리 전면 통제


    전 세계적으로 흥행 돌풍을 일으킨 영화가 한국에서 촬영된다는 소식에 국내 영화팬들은 벌써부터 기대감에 들뜬 모습이다. 관련 내용이 소개된 기사마다 수많은 네티즌이 댓글을 달며 ‘어벤져스2’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헐리우드 스타들을 눈앞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에, “촬영이 빨리 시작됐으면 좋겠다”는 염원을 담은 글들이 상당수. 이번 영화 촬영을 계기로 대한민국에 대한 전 세계인의 호감도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 국내 관광 산업이 활성화 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지난 18일 마블스튜디오와 영화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국내 촬영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자리에서 “이번 촬영을 통해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이어 한국을 다시 한 번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조현재 문체부 제1차관은 “어벤져스 속편을 한국에서 촬영한다는 사실은 한국의 영화산업이 내적 성장과 함께 세계적으로도 주목받는 단계에 이르렀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미지 제고 효과 외에도 국내 스태프 일자리 창출, 선진 영화제작 노하우 경험, 향후 국내 촬영 활성화 계기 등 다양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태국 영화 ‘헬로 스트레인져’로 방한한 태국 관광객이 35% 이상 늘어난 것처럼 이번 영화를 통해 국내 관광 수요가 대폭 증가할 것을 기대하는 눈치. 

    한국관광공사는 이번 로케이션 촬영으로 4천억원에 이르는 홍보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영화 상영으로 인한 광고 효과는 1천566억원, 영화 외 기타 미디어 노출로 인한 간접 홍보 효과는 2천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예상치는 더욱 구체적이다. 영진위는 외부 전문가에게 분석을 의뢰, 어벤져스 촬영으로 인한 생산유발효과를 산출해 눈길을 모았다. 영진위 국제사업부 관계자는 25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2010년 기준 ‘한국은행 산업연관표’를 토대로 생산유발효과를 따져본 결과 251억원이 창출되는 것으로 나왔고, 부가가치유발효과는 10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예상됐다”고 밝혔다.

    촬영 이후 관광객이 늘어나 연간 876억원 가량의 추가 수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기타 모든 수익을 합산할 경우 파생되는 경제효과가 2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 ▲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3월 30일 ~ 4월 13일 서울 시내 전역에서 촬영된다.

                    수도 서울, ‘반지의 제왕’ 뉴질랜드처럼 관광 명소될까?
             “관광객 수 62만명 증가, 연간 876억원 추가 수익 기대”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영진위 등에서 내놓은 전망은 어디까지나 예상 수치일 뿐, 실제로 이같은 효과가 발생할지는 미지수라는 것.

    ‘영화 내용 중 대한민국을 긍정적으로 묘사해 줄 것’을 약속한 문구가 각서에 포함돼 있지만 러닝타임 120분 중 20분 가량 나오는 한국이 얼마나 긍정적으로 묘사될지도 알 수 없다. 제작진이 밝힌 것처럼 악당에게 철저히 파괴되는 장소로만 그려질 경우 ‘한국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당초 목표가 퇴색할 우려도 있다.

    촬영 장소로 선택된 마포대교, 청담대교, 강남대로 인근이 상습 정체 구간이라는 점도 불안 요소다. 특히 30일 (오후 5시 반까지)전면 통제될 예정인 마포대교의 경우 하루 평균 12만5천여 대의 차량이 통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극심한 정체가 예상된다.

    영화 촬영 때문에 한강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전면 통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 홍보 효과가 당초 기대치에 못미칠 경우 각계각층의 반발을 불러 일으킬 수도 있다.

    교통 체증 외에도 촬영지마다 팬들이 대거 몰릴 경우 안전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촬영장에서 영화 장면을 찍어 인터넷에 올릴 경우 마블스튜디오 측으로부터 고소를 당할 수도 있다. 때에 따라선 현장 공개를 막는 제작진과 취재진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질 소지도 있다.

    얼핏봐도 이번 어벤져스 촬영은 대규모 교통 혼잡과 시민 불편을 초래, 유·무형적 피해가 발생할 우려를 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이번 로케이션 촬영 유치를 위해 각 지자체, 경찰청 등이 발벗고 나선 까닭은 뉴질랜드처럼 할리우드 영화 촬영 이후 관광객이 급증한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영화 ‘반지의 제왕’ 촬영지로 쓰인 뉴질랜드는 이후 영화 관련 투어들이 수십개 생겨나며 관광객이 13% 증가하는 일명 ‘프로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탈리아의 로마와 오스트리아의 알프스는 영화 ‘로마의 휴일’과 ‘사운드 오브 뮤직’ 때문에 관광 명소가 된 곳들이다.

    미국의 뉴욕은 ‘어벤져스’ 외에도 ‘투모로우’나 ‘스파이더맨 2’ 등의 주요 배경으로 등장, 번영과 부를 상징하는 도시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비근한 예로 춘천의 남이섬도 ‘겨울연가 마케팅’으로 일본인 관광객이 급증한 케이스.

    ‘어벤져스2’는 30일부터 내달 14일까지 서울의 마포대교, 세빛둥둥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 월드컵 북로, 청담대교, 강남대로, 경기도 의왕시 계원예술대학교 인근 도로 등에서 촬영이 진행될 예정이다.

    총 100억원을 쏟아붓는 이번 촬영이 기대대로 2조원 상당의 국가 브랜드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광형 기자 ckh@newdaily.co.kr
    [사진 출처 = 마블 스튜디오 / 소니 픽쳐스 릴리징 브에나 비스타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