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들 천안함 폭침 통진당 입장 강력 요구, 통진당 입장 거부
  • ▲ 26일 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천안함 피격 4주기 추모식에 참석하기 위해 행사장으로 들어가려던 오병윤 통합진보당 원내대표가 유족들에게 저지당하고 있다.ⓒ연합뉴스
    ▲ 26일 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천안함 피격 4주기 추모식에 참석하기 위해 행사장으로 들어가려던 오병윤 통합진보당 원내대표가 유족들에게 저지당하고 있다.ⓒ연합뉴스

    [천안함 피격은 북한 소행]이라는 사실에 동의하지 않던 통합진보당이
    천안함 4주기 추모식에 참석하려고 했으나 유족들의 거센 반발로 행사장에 입장하지 못했다.  

    이날 유족들은
    천안함 폭침에 대한 통진당의 입장을 강력히 요구했지만,
    통진당 오병윤 원내대표는 끝까지 밝히지 않았다.

    오 원내대표는
    26일 오전 천안함 용사 4주기 추모식이 열린 국립대전현충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북한의 폭침 사실을 인정하지 않던 통진당이
    천안함 추모식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자 행사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유족들은 격앙하며 오 원내대표를 향해
    "천안함 피격 사건에 대한 통진당의 당론을 확정하기 전까지는 행사에 참석할 수 없다. 
    들어가고 싶다면 당 대표로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오 대표는 
    "당장 당론을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유족께서 원치 않으시면 돌아가겠다"고 발길을 돌려버렸다.

    그동안 통진당은 
    북한의 소행에 의한 [천안함 폭침(爆沈)]이라는 정부의 조사결과를 인정하지 않으며 
    천안함 폭침사건 2주기, 3주기 추모식에도 불참해 
    대한민국 원내 정당이 맞느냐는 거센 비판을 받아왔다. 

    최근 이정희 통진당 대표는 지난 23일 기자회견에서
    "남북관계 회복의 난제였던 금강산 사건, 연평도 사건, 천안함 사건에서 희생된 모든 이에 대한
    북 당국의 조의(弔意) 표명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는 그동안 천안함 피격사건에 대해 언급을 자제하거나
    북한 관련성을 부인한 과거 행태와는 다른 모습이어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오 원내대표가 이날 4주기 추모식장에 나타나서도
    천안함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는 점에서
    과거와 전혀 다를 게 없는 행태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6.4지방선거를 의식한 행보라는 비판과 함께 
    내란음모 파문으로 인한 정당해산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앞두고
    비난여론을 면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성규 통진당 대변인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엄밀히 말해서 천안함 [사건]에 관한 진보당 입장이 변한 것은 아니다"며
    "학계의 의문이 풀리지 않았으니 여전히 해명이 필요하다고 보지만,
    통일로 가기를 바라는 입장에서 남북 당국의 진일보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판단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