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날 다 잊어도 이 날은 안 잊어""그때 현장에서 만났는데, 아직도 눈에 선해"
  • ▲ 이명박 전 대통령이 27일 대전 현충원 천안함 46용사 참배를 마치고 묘역을 둘러보고 있다. 2014.3.27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이명박 전 대통령이 27일 대전 현충원 천안함 46용사 참배를 마치고 묘역을 둘러보고 있다. 2014.3.27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오늘도 만나러 갑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천안함 46용사와 한주호 준위 참배는 '4주기'에도 어김없었다.

    이 전 대통령은 10여명의 수행원과 함께 천안함 4주년이 하루 지난 27일 대전 현충원을 찾았다. 이날 <조선닷컴>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방명록에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여러분을 우리는 잊지 않고 있습니다. 이 나라를 지켜주시옵소서’라고 적었다. 날짜를 적으며 “다른 날짜는 다 잊어도 이 날은 안 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천안함 폭침으로 숨진 장병들의 묘역을 하나하나 둘러봤다. 박승훈 보훈처장과 황원채 국립대전현충원장 등에게 “젊은 나이에 이렇게 됐으니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느냐”며 “4년이 지났지만 이름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천안함 폭침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에 대해서는 “천안함에서 돌아가신 분들께 얼마나 욕되는 이야기를 많이 했느냐”고 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황원채 대전현충원장이 “(추모식이 열린) 어제 통합진보당에서 행사에 참석한다고 하니까 유족들이 확실한 사과를 하고 확실히 얘기 안 하고는 못 들어오게 해 못 왔다”고 하자 이 전 대통령은 “나라를 위해서 일하다 희생됐으면 그걸 인정해야지”라며 “말로 하는 애국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목숨을 걸고 하는 애국은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여기 현충원을 귀하게 여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46용사 묘역 참배를 마친 후 200여m 떨어진 한주호 준위의 묘역을 찾았다. 이 전 대통령은 “내가 그때 현장에서 만났는데, 아직도 눈에 선하다”며 “몇 번 이상 (잠수를) 하면 안 된다고 하는데도 목숨 걸고 하다가 그만… 군인정신과 전우애가 대단히 뛰어난 사람이었다”고 한 준위를 회상했다.

    이 전 대통령은 참배를 마치고 나서는 길에 황원채 원장이 “어제 추모식 행사에 정치인들이 많이 참석했고, 특히 야당 정치인도 많이 왔다”고 하자 “좋은 현상이다”라고 답했다. 이 전 대통령은 약 30여분의 참배일정을 마치고 현충원을 떠났다고 <조선닷컴>은 보도했다.

    <조선닷컴>에 따르면 이날 이 전 대통령은 묘비를 어루만지다 감정에 복받친 듯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2010년 천안함 영결식장에서 추모 연설에도, 1주기인 지난 2011년 공식 추모식에 참석해서도, 지난해 3주기에 참배를 하면서도 눈물을 흘렸었다. 이 전 대통령은 퇴임 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임기 5년 중 가장 가슴 아픈 일로 '천안함 폭침'을 꼽을 정도로 각별한 관심을 가져왔다.

    그는 이날 현충원에 방문하기 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도 만나러 갑니다"란 글을 올렸다. 방문을 마친 뒤에는 페이스북에 다음과 같이 적었다.

  • ▲ 이명박 전 대통령이 27일 대전 현충원 천안함 46용사 참배를 마치고 묘역을 둘러보고 있다. 2014.3.27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이명박 전 대통령 페이스북 화면캡쳐]

     

    "46용사 묘역에 올 때마다 그대들의 어머니, 아버지, 누이들을 만납니다. 아직도 믿겨지지않는 그 기막힌 심정에 어떤 말이 위로가 될수있을까, 그냥 말없이 손을 잡을 뿐입니다.

    오늘도 동생과 함께 산화한 용사들의 비석을 닦는 누이의 뒷모습을 봤습니다. 한사람 한사람 이름을 부르던 그 마음으로 비석에 새겨진 그대들의 이름을 어루만집니다.

    비석 한켠에 함께 새겨진 남겨진 가족들의 이름이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합니다. 용사들이여 부디 편히 잠드소서. 이 나라를 지켜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