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1조 이상 관광개발사업장 5곳…모두 중국 자본
    4곳은 외국인 카지노 개설 추진…시민단체 반발


    예래휴양형주거단지, 신화역사공원 등 제주 지역의 1조원 이상 대규모 관광개발사업 모두가 중국 자본으로 추진되고 있다. 특히 이들 대부분은 개발계획에 카지노를 개설·운영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논란을 빚고 있다.

    16일 제주도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에 따르면 현재 제주에서 추진 중인 총투자액 1조원 이상 규모의 관광개발사업은 예래휴양형주거단지, 신화역사공원, 헬스케어타운, 이호유원지, 드림타워 등 5개 사업이다.

    2005년 10월 개발사업 승인이 이뤄진 예래휴양형주거단지 조성사업은 서귀포시 예래동 일대 74만4천㎡에 2017년까지 2조 5천억원을 들여 주거·레저·의료 기능을 통합한 세계 수준의 휴양형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사업시행자는 말레이시아 버자야그룹이다.

    화교들이 출자한 버자야는 동남아·몰디브·세이셸 제도 등에서 20여개의 호텔·리조트·쇼핑몰을 운영하는 호텔·리조트 분야의 세계적인 기업이다.

    버자야는 지난해 3월 1단계로 부지 9만2천922㎡에 147가구의 콘도미니엄을 착공, 2015년 4월까지 1천452억원을 들여 완공할 예정이다. 추가로 5성급 호텔(230실), 쇼핑센터, 카지노타운, 빌라형 콘도, 리조트호텔, 타워형 콘도, 의료시설 등을 갖출 계획이다.

    지난해 9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와 신화역사공원 조성사업 투자협약을 체결한 홍콩 란딩그룹은 지난 2월 겐팅 싱가포르와 손잡고 제주신화역사공원 A·R·H지구 251만9천㎡에 복합리조트를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키로 합의했다.

    이들은 올해부터 2018년까지 2조 3천억원을 투자, 페르시아, 잉글랜드, 잉카제국, 이집트 등과 아시아(한·중·일)의 독특한 신화·역사·문화를 콘셉트로 한 테마파크와 테마 거리, 호텔, 컨벤션센터, 놀이공원, 공연장, 쇼핑몰, 위락·휴양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란딩은 아파트 등 공동주택, 호텔 등을 건설, 운영하는 부동산개발업체이고 겐팅은 아시아 최고의 복합리조트인 리조트월드 센토사와 카지노 등을 운영하는 기업이다.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국영 부동산 개발기업인 녹지그룹은 2012년 10월 JDC와 투자협약을 체결, 1조원을 투자해 제주헬스케어타운 전체 사업 부지 면적 153만9천㎡의 절반에 해당하는 77만8천㎡에 의료 연구개발(R&D) 센터, 휴양문화시설, 숙박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휴양 콘도미니엄 신축 공사(사업비 2천억원)에 들어가고, 하반기에 건강검진센터 등 의료 관련시설을 포함한 2단계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녹지그룹은 한국 동화투자개발과 제주시 노형로터리 인근 부지 2만3천301㎡에 지하 5층, 지상 56층, 전체면적 30만6천517㎡ 규모의 숙박시설인 '드림타워'를 조성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지상 56층은 제주에서 최고층이다. 이 사업은 지난 2월 말 건축·교통통합심의에서 조건부로 승인됐다. 드림타워는 2017년 3월까지 1조원을 들여 완공할 계획이다.

    외부적으로는 녹지그룹과 동화투자개발이 지분을 나눠 사업을 벌이는 것으로 돼 있지만 실제로는 녹지그룹이 자본을 투자하고 동화투자개발이 운영을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분마그룹은 제주이호랜드와 합작, 제주시 이호유원지 27만6천여㎡에 1조 2천694억원을 투자해 해양수족관, 쇼핑몰, 워터파크, 호텔 등 유원지개발사업을 벌이기로 하고 지난해 12월 제주시에 사업시행 변경계획서를 제출했다. 이 계획은 지난 1월 중순 열린 제주시 경관심의위원회에서 건축밀도가 너무 심해 교통소통 등에 문제가 있다며 재심의키로 해 일단 주춤한 상태다.

    이들 사업이 논란을 빚는 것은 헬스케어타운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 시행자 모두가 사업수익 차원에서 중국인을 겨냥한 대형 카지노를 설치·운영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의 시민사회단체는 이들 대규모 사업에 카지노 개설이 포함된 데 대해 청정·생명의 섬 제주도가 카지노를 중심으로 한 도박산업의 중심지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 등은 최근 드림타워에 도내 최대인 2만304㎡ 규모의 대형 카지노를 설치한다는 계획이 알려지자 "가뜩이나 도박산업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도가 도민 여론을 묻지도 않고 카지노 설치를 허가하려 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시민단체는 신화역사공원 조성사업에 참여한 동남아시아 최대 카지노 그룹인 겐팅 싱가포르가 지난달 신화역사공원 복합리조트에 200개의 VIP용 테이블을 포함해 800개의 게임테이블을 갖춘 카지노를 개설할 계획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가자 "이들 기업이 대형 카지노를 제주에 개설하면 제주가 도박 관광지라는 이미지로 오염될 것"이라며 카지노 개설을 허가하지 말 것을 제주도에 촉구했다.

    제주특별자치도특별법은 제주도지사가 미화 5억 달러 이상 투자한 사업자에 대해 특1등급 이상 관광호텔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허가할 수 있도록 했다. 제주에는 현재 8개 특급관광호텔이 외국인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다.

    고경실 제주도 국제자유도시본부장은 "카지노를 주목적으로 개발사업을 벌이는 것이라면 모르지만, 거액을 투자한 기업이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카지노를 운영해 어느 정도 수익을 내려는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건 과잉반응"이라며 "자본 건전성 등을 고려, 카지노 허가를 적절히 조율해 문제를 최소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