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는 서한을, 이승훈, 주형준, 김철민은 팀 추월 승리를.
  • 절묘한 타이밍이다. 안에서는 대한체육회의 김연아 관련 공식 서한이, 밖에서는 남자 3인조가 팀 추월, 남자 단체 추발 8강전에서 러시아를 향한 '저격수'역할을 자처했다. 

    대한민국 체육계의 상징이자 수장인 대한체육회의 김정행 회장은 오늘 러시아 소치의 평창하우스에서 정홍원 국무총리와 김재열 대한빙상연맹 회장 등과 대책 마련에 돌입하여 '강력한' 메시지를 IOC에 보내기로 결정했다. 21일 소치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경기 관련, 편파 판정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이라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약간 늦은 감이 없잖아 있지만, 국내외 여론과 매체의 한 목소리에 대한체육회가 침묵하지 않았다는 것은 희소식이다.

    오늘날 스포츠는 더이상 '체육'이라는 한 단어에 국한된 단어는 아니다. 행정과 외교, 마케팅 등 모든 요소가 총 망라되어있는 것이 바로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지금 이 상황은 외교와 행정이 빛을 발해야 하는 순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한체육회와 빙상연맹이 존재하는 것이다. 총대를 매야 하는 순간에 나온 대한체육회의 결정은 쌍수를 들고 반길 만하다.

    대한체육회가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대한민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이 러시아를 정조준, 저격에 성공했다. 총성 없는 전쟁과도 같던 러시아와의 대결은 선의의 경쟁을 넘어, 국가의 자존심이 걸린, 진정한 국가 대항전과 같았다.

    팀추월만큼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이승훈(대한항공)이 주형준과 김철민(이상 한체대)과 한 조를 이루며 오늘 밤 10시 36분(한국시각)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아레나에서 2014 소치동계올림픽 팀 추월 8강에 나섰다.

    처음 두 바퀴는 러시아가 앞서갔지만, 세 바퀴로 접어 들면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진가가 드러났다. 우리나라는 시종일관 안정적인 자세와 페이스 조절로 세계 2위의 면모를 어김없이 보여주며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러시아는 선수들이 서로 모래알처럼 흩어지면서, 자멸했다.

    우리나라는 3분40초84로 4강에 진출하며 객관적이고, 또 공식적인 '기록'과 '기준'에 따른 결과가무엇인지 러시아에게 한 수 가르쳐 주었다.

    [사진 = KBS 캡처/ 팀추월 남자 대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