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슬슬 선거철이 다가오나 보다.

    매번 이맘때쯤이면 필자는
    때아닌 홍역을 치른다.
    이제 본격적인 선거철이 되면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비단 필자뿐 아니라
    문화현장에 종사하는
    매우 [극.소.수] 우파 문화인들이
    모두 겪는 일일 것이다.

    이때쯤이면 평소엔 왕래도 없거나
    누군가도 헷갈리는 이들이
    아주 친한 뉘앙스를 풍기며 연락을 해온다.

    자칫 실수할 수도 있어서
    친절하게 그 전화를 받다 보면 결론이 드러난다.

    "아~ 이번에 내가 나가는데……",
    "아~ 이번에 **가 나가시는데……"
    "축하 드리고 반드시 승리하십시오…… 그런데요?"
    "그래서 말인데, 아는 연예인들 좀 섭외해 줄 수 있겠슈?"
    "어……………. 음……"

    차마 답은 못 드리고 매번 전화를 끊지만,
    끊고 나면 항상 속이 끓어 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마음을 삭이며 몇 군데 전화를 하면
    역시나 거기도 똑 같은 상황이다.

    더불어 펼쳐지는 문화계 종사자들의
    [불만]과 [아우성]은 일단 뒤로 하자.

    필자는 정말이지 너무너무 궁금한 것이 있다.

    정말 필자나 관련업자들이 부탁만 하면
    연예인들을 섭외해줄 거라고 믿고 부탁을 하는 걸까,
    필자를 가지고 간을 보는 걸까?

    상대 의중을 파악할 수는 없지만
    필자의 의중을 밝힌다면
    한마디로 답을 드릴 수는 있다.

    "왜요?"

    필자는 처절하면서도 사무치게 묻고 싶다.

    필자가 문화판에서 매장당할 각오를 하고
    문화운동을 하고 있는 이유는 아시는지?

    내게 그런 부탁을 하는 분들이
    문화계에 한 것이 과연 무엇이 있으셨는지?

    문화인들이 정치인들의 선거전 소모품으로
    전락해야 하는 이유가 과연 무엇인지?

    무엇보다 도움을 드렸다가
    회사가 휘청거릴 정도로 막대한 손해를 입었던
    그 동안의 문화인들에게
    과연 무엇을 해주셨었는지?


    문화인들이 그대들을 위해 와야 할 이유는 없다!


    필자는
    냉정하게 우파진영의 그런 저급한 문화인에 대한
    인식에 대해 현실을 보여주고 싶다.

    몇 년 전 前국회의원이셨던 모 분께서
    전교조를 비판하는 대규모 콘서트를 한다고 하면서
    수많은 연예인이 온다고 광고를 한 적이 있다.

    결과는……? 아무도 오지 않았다.

    ‘왜?’라는 질문 따위도 할 필요 없다.

    그렇게 된 결론은
    그 연예인들이 와야 할 이유가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역으로 필자가 물어보자.
    그들이 왜 와야 하느냐고?

    어쨌건 그 일이 있고 나서
    우파에서 문화인들이 필요하다면
    그 때의 실패(필자는 실수라고 생각하고 싶다)를 거울삼아
    잘못을 분석하고 방법을 강구했어야 했다.

    하지만, 현실은 변하지 않고
    여전히 선거철만 되면 연예인 타령이다.

    그래 봤자 대중성을 가진 연예인들은
    근처에 얼씬거리지 않을 텐데 말이다.

    좌파에서 연예인들이 나와
    대중들을 만나는 모습이 부러우신 것인가?

    그렇다면 좌파 정치인들처럼
    문화계에 투자를 하고 시간을 할애하던가!

    그저 남이 키워놓은 문화계에
    숟가락만 얹으려는 그 행위가
    도대체 좌파 거지떼들하고 무엇이 다른지 되묻고 싶다.

    거지떼들도 지들 밥그릇은
    스스로 만들어 먹는다는 것쯤은 인지하셨으면 싶다.

    필자 역시 도움을 청하는 분들을 돕고 싶다.
    아니, 돕고 싶어 미치겠다.
    그럼에도 하지 못한다. 왜?

    필자에게 이런 부탁하시는 분들이
    문화계에 한 것이 단 하나도 없다는 것이
    이 일이 성사되지 않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매번 부탁하기도 뭣 같고,
    그런 전화 받기도 거침없이 무안한
    이 황당 시추에이션은 언제쯤 끝이 날 수 있을 것인가?


    삐에로의 슬픈 웃음을 착각하지 말라!


    좌파진영에 연예인들이나 문화인들이 많은 이유는
    철저하게 그들을 키우고 보호해서이다.

    80년대부터 사상운동의 일환으로
    30년 이상을 많은 시간과 자금을 투여해 키워왔고,
    현재도 그런 그들의 행위는 계속되고 있다.

    요즘 개봉하고 있는
    삼성과 자본을 비판하는 <또 하나의 약속>만 하더라도
    민주당과 통진당 국회의원들로 만든
    [한국영화를 사랑하는 의원들 모임]이란 단체를 통해
    국회의원들마저 철저히 그들을 키우고 보호하고 있다.

    하지만, 우파는 어떤가?

    아직도 문화인을 [딴따라]의 범주에서 판단하고 있고,
    선거철만 되면 쓰고 버리는
    일회용 소모품으로 취급을 하고 있다.

    김제동, 김미화는
    프로그램 한두 개 하차한 것을 두고 탄압이네, 어쩌네 하면서
    할 말은 다 하면서 방송을 하지만,
    심현섭이나 김흥국 같이 우파를 지지하거나
    조금만 연관이 되어도 방송에서 사라져 버리는 현실에서
    과연 누가 우파를 위해 자신의 웃음을 팔아주겠는가?

    정권이 바뀌어도 변한 것이 없다면 더욱 그러하다.

    우파여, 제발 착각하지 말자.
    삐에로의 웃음은 슬프다.

    그나마 우파를 도와주고자 하는 문화인,
    연예인들의 미소는 그렇게 슬픈 것이다.

    바보가 아닌 이상
    그 누구도 우파의 행사에 참여할 필요도 없고,
    아무리 억만 금을 준다 해도
    스타급의 대중적 연예인들을 데려오기 힘든 이유다.

    그나마 존재하던 이문열 소설가도
    우파의 문화의식을 비판하며 초야로 돌아가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우파에게 선거철만 되면 알아서,
    혹은 부탁으로 후보들을 도와줄 수 있는
    문화인이나 연예인들이 오게 할 수는 있는 방법은 정말 없을까?

    물론 아주 뻔한 방법이 있다. 너무 뻔해서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할 생각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스타를 키우거나 이용하려는 생각보다
    자신 스스로가 스타가 되려는
    그 욕심을 버리지 않는 이상
    이 단순한 문제는 결코 풀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역시나 선거철은 또 다가오고
    또 뻔한 그 부탁을 하는 전화는 계속 올 것이기에
    미리 여기서 상호간의 입장차이를 정리하는 차원에서
    제안을 해보도록 하겠다.

    물론 사심은 없다.
    필자가 뭔 말만 하면 사심으로 받아들이는
    그 시선도 좀 고쳐줬으면 싶다.

    필자가 원하는 것은
    매우 비정상적인 우파 문화계의 [정.상.화.]일 뿐이다.


    첫째, 지금부터라도 문화인들에게 투자하라!


    동물들도 제 밥 챙겨주는 주인은
    물지 않는다고 했다.
    좌파들이 사상을 펼치기 위해
    30년 동안 투자한 것과 같이
    투자하라고는 말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최소한 선거철만 되면
    동냥하듯 문화인들을 구하러 다니는 것이 아니라
    떳떳하게 요구하고,
    흔쾌히 참여하는 모습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문화계에 대한 투자는 해야만 한다.

    물론 쿨~하게
    "그딴 거 필요 없고 난 정책으로만 선거할 거야!" 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은
    그런 투자 따위 안 하셔도 된다.

    준 것이 없으니 받을 것도 없다는 그 모습은 완벽, 그 자체다!

    그런 분이 있으면 필자만이라도
    온 마음을 다 바쳐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에게 이런 부탁이 매번 들어오는 이유가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이런 대중적 문화인사들의 영향력이 있음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니
    이 지리한 말을 계속하는 것이다.
    경제는 잘 모르지만
    필자 같은 사람도 이것만큼은 안다.
    투자 없이 막대한 이윤창출은 없고,
    보따리 장사는 시스템을 갖춘 상인을 이길 수 없다.


    둘째, 찾지 말고 제발 좀 키워라!


    벌써 이 말을 하고 다닌 지가 10년이 되어간다.

    우파는 왜 자신들이 스타를 만들 생각을 하지 않고
    자기 스스로 스타가 되려 하는 것일까?

    아주 미안한 얘기지만,
    스타는 자기 스스로 되거나
    남의 것을 뺏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남에게 뺏길 것 같은 스타는
    그걸 만든 사람이 죽여 버린다.

    가장 확실한 것은
    대중들이 선택할 수 있는 스타를 만들어
    세상에 내보이는 것뿐이다.

    문제는 이 한 명의 스타를 키우는 데는
    막대한 자금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굉장히 중요한데,
    흔히 말하는 산업적 측면에서
    기간산업의 필요성은 절대적인데,
    우파 문화산업에서는
    문화산업의 기간산업적 개념이
    완전히 무시되고 있다.

    쉽게 말해 지금 우파에 필요한 것은
    [현대조선소]가 아니라
    [포스코]라는 것이다.

    언제까지 한물 간 연예인들만 데려다가 선거를 뛸 것인가?

    그런 연예인들 데려와 봤자
    젊은 사람들이나 중도 표는 움직이지도 않는다.

    [잘 나가는 스타 집단]과 [한물 간 연예인]들과의 전쟁은
    불을 보듯 뻔하지 않는가!

    기간산업이 존재하지 않고
    늘 보따리 장사만 하려는 곳에
    한창 잘 나가는 상품을 제공해주는 곳은 없다.


    셋째, 데려왔으면 보호하라!


    어떻게든 해서 필자가 몇 명을 데려왔다 치자. 그 다음은?

    그 다음에 대안은 생각하지도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필자는
    모 선거전에 잘나가는 그룹을 데려왔고,
    선거가 끝난 후 그 그룹을 만든 회사는
    공격을 받아 문을 닫을 만큼 휘청거렸다.

    그 이후로 나는
    어떤 선거에도 필자 주위의 문화인들을
    데려오지 않게 되었다.

    우파진영의 선거는 문화인들에게는 무덤과 같고,
    필자 스스로 사랑하는 그들을
    더 이상 무덤으로 끌고 들어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 미친 짓은 필자 한 사람만으로도 족하다.

    박철민, 김규리란 배우가
    광우병 사태 때 이 나라를 [뒤질랜드]라고 부르고,
    [청산가리] 발언을 마음껏 하는 것을 보면
    차라리 필자는 그들이 부럽다.

    그들에게는 그런 말을 해도
    보호해 줄 사람들이 즐비하고,
    오히려 그런 발언을 한 이후로 그들을 더 키워주고 있다.

    그런데, 필자가 데려온 문화인들은
    회사가 망할 정도로 휘청거린다.

    심현섭, 김흥국 등 우파성향의 영화인들은
    사라져 버린다.

    문화판을 좌파 일색으로 만든 건
    어쩌면 우파가 만든 [자업자득]일지도 모를 일이다.


    문화계를 아우를 우파 정치인이 없다!


    지금 우파는
    경제와 안보,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서만
    어떤 흐름을 잡고 있을 뿐,
    문화에 관해서는
    유아원 수준도 안 되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21세기 문화융성 시대에 문화산업은
    엄청난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는
    새로운 산업으로 자리매김 할 수 밖에 없다.

    먹고 입고 자는 것에 만족한 인간들이
    다음으로 누리고자 하는 것은
    [삶의 질]이기 때문에
    선진국으로 갈수록 문화산업이 융성할 수 밖에 없다면
    이제라도 좌파가 장악한 문화산업 시장의 몫을
    찾아오거나 새로이 만들어야만 한다.

    저들이 [문화예술]이라는 개념으로 헤매고 있는 지금 이 시점이
    [문화산업]적 개념으로
    새로운 문화시장을 형성시킬 수 있는
    가장 완벽한 타이밍이다.

    그렇게 새로운 문화산업시장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러면 선거철에 연예인 좀 구해달라거나,
    연예인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어떻게든 끼어 들어보려는
    추하다 못해 불쌍하기까지 한 모습들이
    우파에서 사라질 것이다.

    지금의 좌파 문화인들처럼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참여할 테고 말이다.

    물론 한국의 문화시장도
    다양하게 발전하는 계기가 되는 일거양득이다.

    그러니………………..

    필자에게 그런 부탁을 하실 분들이라면
    위 세가지 중에 한 가지라도
    필자에게 부탁 전에 먼저 제시해 주길 바란다.

    그렇다면 필자는
    어떻게든 도움을 드리도록 노력(은) 하겠다.

    최소한 필자도
    그들을 설득시킬 이유는 있어야
    도움을 요청하지 않겠는가?

    세상은 넓고 문화인은 많지만,
    그들을 끌고 올 우파 정치인이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현실을 직시하시고 필자에게 부탁해 주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