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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만 내달 65년만에 첫 장관급 회담
"양안관계 급진전 상징"…정상회담 논의 주목
(타이베이=연합뉴스) 중국과 대만이 국공(國共) 내전으로 1949년 분단된 이후 65년 만에 처음으로 정부 당국자 간 공식 회담을 개최한다.
대만 행정원 대륙위원회는 내달 11∼14일 왕위치(王郁琦) 주임위원(장관)이 중국 난징(南京)과 상하이(上海)를 방문,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장즈쥔(張志軍) 주임과 만날 예정이라고 28일 밝혔다.
중국과 대만이 정부 공식 기구를 협상 채널로 가동하는 것은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당 대 당' 교류를 하거나 준 정부기구 성격의 중국 해협양안관계협회(해협회)와 대만 해협교류기금회(해기회)가 협상 파트너 역할을 해 왔다.
이번 회담은 왕 주임위원과 장 주임이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비공식적으로 만나 정례 접촉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이 계기가 됐다.
회담에선 양안 대표기구 성격의 사무처 조기 상호 설치 문제, 언론 매체 상주 허용, 지역 경제공동체 공동 참여 문제, 양안 협력 및 교류 강화 등이 주요 의제가 될 예정이다.
이번 회담은 양안 당국 교류를 일상화하고, 양안 관계를 제도화하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양안 관계가 급진전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해석들도 나오고 있다.
대만 국립 정치대학교 퉁전위안(童振源) 교수는 "이번 당국자 만남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양안 문제를 전향적으로 풀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대륙위원회 왕위치 주임위원은 이와 관련, 양안 간 공식적인 소통 메커니즘을 구축하는 데 총력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 언론들은 이번 회담에서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양안 정치회담 개최를 위한 물밑 교섭이 이뤄질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거론하고 있다.
아프리카와 남미를 순방 중인 마 총통은 이 문제와 관련, "중국 지도자와의 만남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면서 "그러나 사전에 만남이 이뤄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하며 이 같은 여건이 조기에 만들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 총통은 자신이 시 주석과 만난다면 반드시 중화민국(대만의 공식 국호) 총통 신분이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대만 정치권에선 올가을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가 양안 첫 정상회담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하고 있다.
한편, 제1 야당인 민진당은 양안 장관급 회담과 관련해 대만의 주권을 훼손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민진당은 특히 평화협정 체결이나 통일논의 등 정치적 이슈가 언급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왕 주임위원은 "민감한 정치 문제는 이번 회담에서 논의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대만사무판공실 마샤오광(馬曉光) 대변인은 양안 당국자 회담에 대해 "(양안 관계의) 중요한 진전이 될 것"이라고 논평했다.
중국과 대만은 분단 이후 서로 미사일을 겨누는 등 군사·정치적으로 긴장 관계를 연출해 왔지만 2008년 친중국 성향의 마잉주 대만 총통이 취임하면서 화해 무드로 돌아섰다.
여기에다 지난 2012년 시진핑 체제가 출범하면서 양안 교류가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