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朴대통령 "아흔아홉길 파다 한길 못파면 허투루"
    "국민위한 일 외엔 다 번뇌…국민만 보고 묵묵히 간다"
    "야당이 이제 도와줬으면…국정원 역할 잘 수행하길"
    대선 1주년 靑서 당 지도부 만찬·사무처 당직자 오찬

     박근혜 대통령은 19일 "할 일이 많은데 야당이 이제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대선 승리 1주년을 기념해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경제를 살려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국회에서 민생법안을 빨리빨리 통과시켰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야당이 새마을운동 관련 예산을 삭감하려는 데 대해 "새마을운동이 단순히 시골길을 포장하고 넓히는 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한국의 모범 사례로 연구하면서 지원을 조금 해달라고 해서 들어간 것인데 마구 깎으려고 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원격 의료 도입을 비롯한 의료산업 발전방안을 언급, "의료 사업에 대해서도 개념을 달리해 우리나라 의료진 솜씨가 수준급인 만큼 잘 활용하면 좋지 않겠느냐"면서 "일자리 창출도 되고 좋은 일"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당 지도부로부터 국회 국가정보원개혁특위 활동에 대한 설명을 특별한 언급 없이 듣고 나서 "국정원이 역할을 잘 수행했으면 좋겠다"고만 말했다는 후문이다.

    박 대통령은 최근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의 정상회담 내용을 소개하면서 "금융 산업이 현재 우리나라 규모와 비교하면 취약하니 더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중앙당과 시도당 당직자들과의 오찬에서 "우물을 파는데 아흔아홉 길을 파다가 (중도에) 끊고 한 길을 못 파면 물을 만나지 못하고 우물을 버리게 된다"면서 "(마지막) 한 길을 못 파면 아흔아홉 길 팠던 것도 모두 허투루 된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대외에 어려움이 많은데 국민을 위하는 일 말고는 다 번뇌이다. 현재 사회에 혼란스러운 일이 조금 있기는 하지만 할 일을 하면 국민이 알아줄 것"이라며 "국민만 바라보고 묵묵히 갈 길을 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아무리 열심히 일을 했어도 결과가 좋지 않으면 그동안 노력이 헛수고가 된다"면서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경제 성장과 민생 등을 잘 챙기도록 여러분이 도와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앞으로의 국정 운영에서도 '원칙과 소신'의 철학을 흔들림없이 유지해 국정 목표를 반드시 이루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진다.

    또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 사건 등에 대한 야당의 공세에 개의치 않고 정국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에 대해 야권에서는 박 대통령이 여의도 정치와 선을 긋는 '마이웨이' 스타일의 정국 운영 기조를 더욱 강화하려는 신호로도 해석하고 있다.

    한편 박 대통령은 당 지도부와의 만찬에서 지난 대선 기간 참석자들이 쏟은 노고에 사례하고 당시 각 지역을 돌며 현장 유세를 했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만찬은 가볍게 와인을 곁들이며 서로 덕담을 하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2시간가량 진행됐다. 황 대표와 최 원내대표 외에 김기현 정책위의장, 심재철 이혜훈 유기준 유수택 최고위원과 홍문종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