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승호 특파원 = 중국 시진핑(習近平) 새 정부가 '낭비 엄금'을 강조하면서 중국 기업들의 연말 송년 모임 풍속도가 달라지고 있다.

    29일 중국방송망(中國廣播網)에 따르면 중국 국유기업이나 공공기관의 송년회 예약률이 올해 연말에는 크게 떨어지고 있어 호텔이나 이벤트 기획사들에 비상이 걸렸다.

    그동안 기업들은 송년회를 점점 중시하고 규모도 계속 키우면서 이벤트 기획사에 의뢰해 풍성한 저녁 파티를 여는 형식으로 변모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하지만 시진핑 지도부가 들어서 형식주의, 관료주의, 향락주의, 사치풍조를 당 기풍의 배척해야 할 '4대 문제'로 규정하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셈이다.

    한 이벤트 기획사는 지난해 이맘때면 국유기업 등 10여 곳으로부터 예약을 받았으나 올해는 최근까지 5~6군데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최고급 5성호텔 관계자도 연례적으로 송년회를 가져오던 기업들이 올해는 아예 열지 않겠다거나 개최하더라도 간소하게 치르겠다는 의사를 전해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송년회에서 주는 경품도 이전에는 비교적 고가품인 아이폰, 아이패드 등이었으나 최근에는 수건이나 치약 등으로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호텔업계는 주요 송년회 유치 대상을 국유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외자기업이나 민영기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고급 호텔 영업담당 간부는 "영업 실적 저조로 인해 문제가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 송년회를 그나마 양호하게 치르는 외자기업이나 민영기업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앞서 지난주 중국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당정 기관을 비롯해 사회단체, 국유기업, 금융기관 등이 연말연시 공금을 이용해 담배나 술, 화분, 식품 등을 선물로 보내거나 축하하는 의미의 폭죽 터트리기를 절대 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