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주교 운동권 "박근혜 하야하라"고

     

  • ▲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전 조선일보 주필ⓒ
    ▲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전 조선일보 주필ⓒ

    전주교구 천주교 사제가
    [댓글과 트윗]의 책임을 물어
    박근혜 대통령 하야 미사를 드렸다고 한다.
    그는 이른바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멤버라고 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소식을 접하면 대뜸
    "종교인이 왜 정치에 개입하느냐?"고 비난한다.

    그러나 그건 잘못 본 것이다.
    그런 유형을 종교인으로 보는 것 자체가 정확하지 않다.
    본인들이야 물론 펄쩍 뛰며
    "우리가 신부인데 왜 종교인이 아니라고 하느냐?"고 하겠지만,
    그들은 [하는 일]과 [하는 말]로 보아
    [종교부문 운동가]로 분류하는 편이
    그들의 실제적인 정체성에 가까울 것이다.
    전체 변혁운동의 한 부문운동 성원(成員)들인 셈이다. 

    종교인도 물론 정치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
    좌니 우니 하는 이념문제에도 관심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종교인이라면
    그런 경우라도 세속 혁명가나 운동가처럼 돼서는 안 된다.
    무언가, 어딘가 그래도 차이가 있어야 한다.
    그 중에서도
    진영 논리에 빠지거나,
    패싸움을 하거나,
    독선과 독단에 사로잡히거나,
    증오심으로 불타거나,
    세속적 혁명-반혁명의 투사처럼 되거나 하는 것은
    본인들을 위해서도 좋지 않다.

    종교는 진리를 추구한다.
    그 진리는 신앙적 진리다.
    그런데 그 신앙적 사유(思維)를 세속적 정치노선에 접목할 때는 곧잘
    "내 정치노선이 하느님 진리니라" 하는 식이 되기 쉽다.

    "해군기지 반대는 하느님 진리다"
    "박근혜 정부 반대는 하느님 진리다" 하는
    식이 돼버리기 일쑤인 것이다.

    이거야말로 기가 찰 노릇이다.
    그들 생각에 아니오라고 하면 곧
    하느님 진리를 거역하는 악(惡, evil)으로 찍힐  판이니 말이다.

    중세기 때 가톨릭 종교재판은
    숱한 양민들을 [마녀]로 몰아
    고문을 하고 자백을 받아내고 화형에 처하곤 했다.
    지금의 종교 운동가들에게 종교재판을 시키면
    아마 이런 판결이 나기 십상일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을 물러나라고 하는
    우리의 진리의 말씀을 나쁘다고 하는 것은

    곧 하느님의 정의를 거역하는 불의(不義) 즉 악이다.
    고로 피고인을..." 


    이렇게 상상만 해도 등골이 서늘해지고
    식은땀이 날 지경이다.

    문제는 이런 종교부문 운동가들을 따르는 백성들은
    언제 어느 때나 있게 마련이라는 사실이다.
    십자군전쟁 때도
    한 선동가 신부는
    그가 탄 당나귀 꼬리 한 오라기만이라도 뽑아가지려고 열광한
    만여 명 오합지졸 무리를 이끌고 최전방으로 출전해
    그들을 희대의 침략전쟁의 마루다로 만들었다.
    그는 그렇게 죽은 원귀들을 끌고 천국에 갔을까?
    이제라도 후세인들이
    돼지머리 얹어놓고 애꿎은 영가(靈駕)들을 위해
    푸짐한 해원(解怨) 굿이라도 해주어야 할 것 같다.

    뭐 너무 크게 취급해줄 필요 없다
    전국을 돌며 그런 집회를 하리란 소식에 걱정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한민국 애국국민은 결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 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