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아프간, 안보협정 체결시기에 다시 이견


    (서울·뉴욕=연합뉴스)  합의 내용이 발표되며 결론이 난 일로 여겨졌던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사이의 안보협정이 시기 문제로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 외교·국방분야 관리들은 21일(현지시간)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안보협정 체결 시점을 내년 4월 예정인 아프간 대선 이후로 발표하자 연내 서명을 해야 한다며 즉각 한목소리로 반박했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협정체결 지연 때문에 "불확실성"이 생길 수 있다며, 내년으로 넘어가는 일은 "실용적이지도, 가능하지도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영국 BBC는 "올해 말까지 (미-아프간 양자간) 안보 협정에 서명하는 일은 중요하다"는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부대변인의 말을 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제임스 도빈스 아프간·파키스탄 특사는 미 공영방송 PBS에 출연해 내년 4월 이후에 협정 서명이 이뤄지면 "우리(미국)의 (아프간에 대한) 기여 노력이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도빈스 특사는 카르자이 대통령이 시기 선택을 재고하도록 하겠냐는 PBS의 질문에 "아프간의 (대통령) 선거 일정이 4월에 정확히 끝나지 않고 그 이후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며 "당연하다"고 답했다.

    척 헤이글 국방장관 또한 양국간 안보협정(BSA)이 발효되기 전까지 미국이 "훈련 이외의 일을 할 수 없다"며 "올해 안에 체결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은 카르자이 대통령이 협정 체결 시점을 내년 4월 이후로 발표한 배경에 대해 협상 최종 단계에 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뉴욕타임스는 "카르자이 대통령은 주요 현안이 있을 때마다 강경한 태도로 사태를 돌파해왔다"면서 아프가니스탄 국민의 동의도 얻어내는 동시에 미국이 협정에 서명하도록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카르자이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2천500명이 참석한 대부족장 회의에서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의 주권과 법을 존중하기를 희망하며, 진정한 파트너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특히 카르자이 대통령이 "(미국은) 더 많은 돈을 가져와야 한다"고 덧붙였다고 소개했다. 카르자이 대통령의 태도가 결국은 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지원을 얻어내기 위한 전술이라는 얘기다.

    미국 언론은 또 카르자이 대통령이 아프간의 외교적 이해관계가 침해됐다는 비난을 피하려는 계산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