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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터 손자 조지아주지사 출마…'제2의 신화' 주목
제이슨 카터 주상원의원, 대권 향한 '원대한 도전'
(애틀랜타=연합뉴스) 지미 카터(89) 전 미국 대통령 손자인 제이슨 카터(38.민주) 조지아주 상원의원이 대통령직을 향한 원대한 도전에 나섰다.
카터 상원의원은 최근 장고 끝에 내년 조지아 주지사 선거에 출마키로 결심하고 7일(현지시간) 선관위에 후보등록을 했다.
그는 출마의 변으로 중산층 복원과 교육개혁을 내세웠다.
그는 애틀랜타저널(AJC)과 인터뷰에서 "중산층을 위해 작동하지 않는 경제와 충분한 재정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 낡은 교육 시스템을 가지고 4년을 더 허비할 여유가 없다"며 "(나의 출마는) 정치가 아닌 우리가 필요로 하는 조지아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카터의 후손 중에서 유일하게 공직 선거에서 당선된 인물이다.
카터는 부인 로잘린 여사와 사이에 자녀 넷을 뒀지만 자식들 모두 선출직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카터의 장남이자 제이슨의 아버지인 잭(66)은 2006년 애리조나주 연방상원의원 선거에서 낙선한 뒤 정치와 거리를 두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카터는 손자인 제이슨에게 남다른 애착을 보여왔다.
2010년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손자가 "할아버지의 도움을 받고 싶지 않다"며 만류하는데도 노구를 이끌고 지역구를 샅샅이 훑었다.
제이슨이 큰 정치인으로 성장하는데 필요한 명석한 두뇌와 화려한 언변에 매력적인 외모를 겸비한 점도 카터가(家)의 기대치를 한껏 끌어올린 요인 중 하나다.
제이슨은 남부 최고의 명문사립대인 듀크대를 졸업하고 상원의원이 되기 전까지 변호사로 활동했다.
학창 시절에는 아프리카에서 미국 평화봉사단 단원으로 파견돼 국제정치와 외교에 관한 식견도 쌓았다.
조지아주가 공화당의 아성이긴 하지만 정치권과 언론은 벌써부터 제이슨이 제2의 카터 신화를 연출할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카터는 손자처럼 조지아주 상원의원을 거쳐 주지사가 된 뒤 주지사 재선에 도전하지 않고 곧바로 대선에 출마, 39대 대통령이 됐다.
할아버지의 기적 재현을 노리는 제이슨에게 주지사 선거는 백악관 입성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하는 두번째 관문이 되는 셈이다.
제이슨의 상대는 재선 가도에 나선 현 네이선 딜(공화) 주지사가 될 것이 유력시된다.
딜 주지사는 조지아주 최대 도시인 애틀랜타 인근 게인스빌에서 9선 하원의원을 지내며 쌓아놓은 조직력과 지명도가 견고한 데다 보수 강경파인 티파티의 지지도가 높아 당내 경선은 어렵지 않게 통과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조지아주는 '빨간 깃발만 꽂으면 당선'이란 공식이 통하는 공화당의 텃밭이다.
주정부는 물론이고 의회도 공화당이 상·하원 의석이 3분의 2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공화당 장기집권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고 조지아주가 배출한 전직 대통령의 손자가 변화를 외치며 민주당 깃발을 들었다는 점에서 박빙의 판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지아주에서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히스패닉 등 유색인종 인구가 늘면서 보수성향인 백인 비율이 그만큼 줄었다는 점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연방정부 인구조사에 따르면 2010년 현재 조지아주의 백인 유권자 비율은 66%로 8년 사이에 9%포인트나 감소했고 2020년이면 백인이 소수인종으로 전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이슨은 이러한 인종 비율 변화보다 유권자들 스스로 변화를 원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승리에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듀크대 로스쿨을 2등으로 졸업한 것에 아직도 화가 나 있다"며 "이번에는 결코 2등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패기에 찬 각오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