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 대통령이 오면
    기뻐하는 평양 / 싫어하는 지방


    최다미 기자  /뉴포커스
     

  • ▲ 차히야 엘벡도르지 몽골 대통령이 금수산태양궁전을 방문한 모습을 노동신문이 보도(2013/10/30) / 뉴포커스DB
    ▲ 차히야 엘벡도르지 몽골 대통령이 금수산태양궁전을 방문한 모습을 노동신문이 보도(2013/10/30) / 뉴포커스DB


    차히야 엘벡도르지 몽골 대통령이 방북중인 가운데, 평양 출신 탈북자는 북한에 외국 정상이 방문하면 주민들이 명절보다도 더 기뻐한다고 전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2011년 탈북한 평양 출신 정진우 씨는 "북한에는 '손님 덕에 이밥'이라는 말이 있다. 외국 정상이 방문하면 명절분위기가 난다"고 했다.

    "외국 대통령이 오면 북한의 사정이 괜찮은 것처럼 선전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한시적으로나마 식료품상점에 먹을거리들이 쌓인다"면서 "평소에는 식료품상점이 거의 비어있는 상태다. 살만한 물건은 거의 없다. 반면 외국 대통령이 오면 선전용으로 먹을거리들이 넘쳐나는데, 주민들은 전혀 예상도 못했던 일이 갑자기 이뤄지다나니 명절보다도 더 기뻐하곤 한다"고 말했다.

    정진우 씨는 "원래 명절에는 공급이 된다. 주민들이 명절 공급은 어느 정도 기대를 하고 있는 반면, 외국 대통령 방문은 전혀 생각도 못했던 일이라서 갑자기 맞은 명절분위기를 좋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0년 김대중 대통령 방문과 러시아 대통령 방문, 2007년 노무현 대통령 방문 당시에 평양은 축제였다"면서 "다른 나라 대통령이 우리나라에 왔다는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도록, 특히는 남조선 대통령이 머리를 숙이고 평양을 방문한 것에 대한 체제선전으로 북한 정권은 명절 못지않은 분위기를 연출한다"고 했다.

    이렇듯 평양에서는 외국 대통령이 방북했을 때 주민들이 기뻐한다는 증언이다.

    반면 2011년 탈북한 혜산 출신 김은화 씨는 대통령의 방북과 주민들의 기쁨은 전혀 상관이 없다고 했다.

    김은화 씨는 "혜산에서는 명절 때도 겨우 명절분위기가 났다"면서 "러시아 대통령이 방북했을 때, '당에서 거둔 성과'를 비롯해 조소친선의 역사, 의의 등 강연제강을 기관 기업소마다 내려 보내서 교육 받았던 기억은 있지만 외국 대통령이 방문했다고 해서 먹을 것이 많아진다는 등의 명절분위기를 느꼈던 적은 없다"고 했다.

    외국 대통령이 방문했을 때 체제선전을 위해 분위기를 조성하는 북한 정권. 그러나 이것마저도 평양에서만 행해진다는 증언이다.

    김은화 씨는 "외국 대통령이나 큰 대표단이 북한에 오면 지방 전기는 다 평양으로 가는 듯 정전이 자주 된다. 그뿐만 아니라 도시 꾸리기 사업을 한다면서 지방들에서 자재들을 걷어다 평양으로 보낸다. 지방 사람들은 외국 대통령의 평양방문 소식을 TV에서 보면서 서로 비웃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몽골 대통령이 방북 중이지 않은가. 대통령이 자국으로 돌아가고 난 후, 북한에서는 몽골과의 친선역사부터 이번 방북 의의 등을 설명하는 강의가 조직될 것"이라면서 "실질적인 주민의 삶에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것에 시간을 허비할 고향의 친구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국내최초 탈북자신문 뉴포커스=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