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25 전쟁 때 국군포로로 끌려가 지난 1984년 북한에서 숨진 손동식씨로 추정되는 유골이 5일 국내에 송환돼 국립서울현충원에 임시 안치됐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손씨로 추정되는 유골이 오늘 오전 국내에 도착했다"며 "국군포로에 준하는 예우를 갖춰 유골을 수습한 뒤 유해발굴감식단에서 국군포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유전자(DNA) 검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씨의 딸인 명화(51)씨는 2005년 탈북한 뒤 북한 땅에 묻힌 아버지의 유골을 한국으로 가져오려고 백방으로 노력하다가 사단법인 물망초와 6·25 추념공원 건립 국민운동본부 등 민간단체의 도움으로 중국을 거쳐 이번에 유골을 국내 송환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씨는 포로로 잡힐 당시 이등중사(지금의 병장)로, 육군 9사단 소속 전투병이었다.

    1925년생인 손씨는 임종 당시 명화 씨에게 자신의 고향은 경상북도 김해라고 알려주면서 "내가 죽으면 나를 고향에 묻어달라"고 유언했다고 물망초 측은 전했다.

    이에 앞서 2004년에는 국군포로 출신으로 1997년 북한에서 사망한 백종규씨의 유골이 온전한 형태로 송환돼 국내에 봉환된 국군포로 유골 1호로 기록된 바 있다.

    화장(火葬)하거나 온전한 유골로 국내로 돌아온 국군포로는 이번까지 포함해 모두 여섯 차례인 것으로 군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국방부는 이날 손씨의 유골이 담긴 관을 태극기로 감싸고 서울현충원에 있는 유해발굴감식단으로 옮겼다.

    유골함은 진혼곡이 울리는 가운데 국방부와 현충원 관계자들의 경례를 받으며 영현봉안관에 안치됐으며 분향에 이어 조총이 발사됐다. 북한에서 사망한 국군포로의 유해 영접식이 현충원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형기 국립서울현충원장은 "손동식 이등중사는 1998년 행방불명자로 확정돼 그의 위패가 현재 국립대전현충원에 모셔져 있다"며 "이번에 봉환된 유골이 손동식 이등 중사의 것으로 확인되면 대전현충원에 안치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명화씨의 부친이 국군포로인 것은 확인됐기 때문에 송환한 유골과 명화씨의 DNA를 비교해 부녀 관계를 확인하면 된다"며 "DNA 조사에는 최소 한 달 정도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