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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제작된 [음악드라마]나 [음악영화]는
역사도 길지 않을 뿐더러 작품 수도 많지 않다.
이마저도 음악이 작품의 매개체나
배경으로서의 역할에 그쳤던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음악 그 자체가 줄거리의 중심을 차지하거나,
음악의 세세한 부분까지 건드리는 [오리지널 음악 작품]은
거의 없었다고 보는 편이 맞다.
현재, tvN에서 방영중인 드라마 <몬스타>의 경우에도
음악에 초점이 맞춰지기 보다는
친구들간의 우정, 사랑에 포커스를 두고 있으며,
음악은 등장인물을 하나로 엮어주며
극의 분위기와 흐름을 이어주는 [장치] 정도에 머물러 있다.
드라마-영화라는 장르의 특성상,
역시 등장 인물간의 사랑이나 갈등 구조에 초점을 맞춘 작품들이긴 하지만,
원작 소설이나 대본 생산단계에서부터
음악에 대해 깊이있게 다루어진 작품은
2008년 MBC에서 방송된 <베토벤바이러스>나
지난해 KBS에서 방송된 <드림하이> 정도를 꼽을 수 있겠다.
그렇다면 소설은 어떨까?
음악을 소재로 다룬 [영상 작품]들은 해마다 쏟아지고 있지만,
음악을 전면으로 내세운 [문학 작품]은 전무한 실정이다.
이런 측면에서
지난주 출시된 음악소설 <기타사슴(이스턴 미디어 출판)>은
국내 출판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킬 조짐이다.<기타사슴>은 락(ROCK)을 기반으로 한 [밴드소설]이다.
기타를 필두로
베이스, 드럼, 신시사이저 등
밴드 악기를 전면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그런 면에서 국내 최초의 [밴드소설]로 치부할 만하다.
음악고등학교에 재학중인 학생들이
교내 락 페스티벌에 참가하기 위해 밴드를 결성하는 과정과,
이로 인해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음악을 중심으로 세세하게 묘사돼 있다.
주인공은 [윌리엄스 증후군]이라는 선천적인 질환을 가지고 있지만,
음악을 통해,
그리고 음악을 같이 하는 동료들을 통해
치유해 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저자인 [볼트 리(Volt Lee)]는
10여 년간, 음악 업계에 몸담으면서
음원의 투자, 제작, 유통, 저작권뿐만 아니라
스튜디오 녹음, 공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이 작품을 집필했다.
특히 락 페스티벌을 생생하게 묘사하기 위해
국내와 해외 락 페스티벌을 수십 회 이상 다니면서,
직접 [보고 느낀 바]를 작품 속에 고스란히 녹여냈다.
저자는 "다양한 참고문헌을 통해
Fact를 중요하게 여겼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독자들로 하여금
현실의 세계와 작품 속 허구의 세계를 착각하게 만들어
작품에 더 몰입할 수 있는 효과를 가져온다.
네 권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올 하반기에 종이책도 출시될 예정이며,
번역을 통해 일본과 중국으로도 수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