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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스바겐이 새로 내놓은, 7세대 골프. 각진 골프다.
지난 2일 사전판매를 시작한, <폭스바겐>의 7세대 골프.
소식을 듣고 달려 간 국내 [골프 매니아]가 수백 명에 달한다고.
외양부터 인테리어, 파워트레인까지 모두 달려졌다는 골프를
지난 2일부터 3일까지, 부산 외곽과 거제도를 오가며 직접 타 봤다.
결론은 [역시 골프]였다.장마철에 만난 7세대 골프
<7세대 골프> 시승은 2인 1조로 차를 타고, 부산 외곽에 있는
<부산경남 말 테마공원>에서 <거가대교>를 거쳐
경남 거제도 <대명리조트>까지의 코스를 달리는 것이었다. -
- ▲ 7세대 골프 시승의 출발지인 부산경남 말 테마공원. 사진 속은 전망대다.
최단 거리가 아닌 주요 지점을 들러 가는 길이라
거제도의 유명한 [와인딩 코스]를 즐길 수 있었다.
거제도의 도로는 대형 화물차들이 많이 다니는 탓에
노면이 그리 좋지 않은 편이다.
여기다 왕복 2차선이 대부분인 도로는 급경사와 급커브가 함께 겹친 곳이 많아
멋모르고 과속을 하다가는 [황천길 구경]을 할 가능성이 높은, 위험한 도로들이 많다.
<골프>를 타고 <거가대교>를 넘어가면서부터 날씨는 점차 흐려졌다.
간간이 빗방울도 보였다. 바닷가라 그런지 도로 곳곳이 해풍(海風)으로 젖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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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세대 골프 행렬이 부산을 출발, 거제도로 향하고 있다.
이런 곳에서 타본 골프는 [2.0 리터]라는 배기량에 어울리지 않게,
힘이 남아보는 모습을 보여줬다.
<골프>특유의 단단한 하체는 급경사와 급커브에서도
안정감 있는 주행을 도왔다.
70~80km/h의 속도에서 90도에 가까운 급커브를 돌아도
차체는 차선을 벗어나지 않았다.
7세대 <골프>에서 궁금했던 부분 중 하나는 주행모드였다.
[노멀]과 [스포츠]는 알겠는데,
[인디비주얼(Indivisual)]은 대체 뭔지, 눌러봐도 모르겠다.
아무튼 시승 대열에서 이탈하지 않기 위해
서스펜션을 [스포츠 모드]로 세팅한 뒤 달렸다.
[명불허전(名不虛傳)], 역시 <골프>였다. -
- ▲ 유럽 현지에서 판매 중인 7세대 골프. 국내 판매모델은 모두 고급 트림이다.
저속과 중속에서의 가속력은 일반 [해치백]과 비교할 수 없었다.
<포드>가 최근 선보인 신형 <포커스 디젤>이 그나마 비교 대상이 될까.
하지만 이를 넘어서는 건 [서스펜션]이었다.
급커브와 갑자기 나타난 대형 화물차들, 버스 등을 요리조리 피하며,
거제도를 일주한 뒤 <대명리조트>에 도착하니 오후 6시 30분이었다.
<부산경남 말 테마공원>에서 오후 3시 무렵 출발했으니,
보통 1시간 남짓 걸리는 부산-거제 구간을 3시간 넘게 달린 것이었다.
3일 오전 9시 30분. 다시 7세대 <골프>를 타고
거제도에서 출발지 부산까지 돌아왔다. -
- ▲ 거제도 바다를 배경으로 한 7세대 골프. 거제도는 남해안 절경의 시작점이다.
오는 길에는 폭우가 쏟아졌다. 군데군데 번개가 치는 모습도 보였다.
시야를 흐릴 정도의 폭우에도 <골프>는 “날씨 따위 상관없어”라고 외치듯,
[잘 달리고, 잘 돌고, 잘 서는] 모습을 보이며, 잽싸게 달렸다.7세대 골프, 누구를 위한 차인가?
<폭스바겐>이 국내에 내놓은 7세대 <골프>는
시승 차량과 같은 1.6 TDI 블루모션, 2.0 TDI 블루모션이다.
2.0 TDI 프리미엄은 오는 9월 출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폭스바겐> 측은 <골프> 1.6 TDI 블루모션, 2.0 TDI 블루모션,
모두 [패밀리 카]라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소비자] 눈에는 <i30>같은, [소형 해치백]으로 보인다.
누구의 [눈]이 맞는 걸까. -
- ▲ 7세대 골프의 최대 수납 모습. 뒷좌석 폴딩이 가능해 더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다.
직접 타본 <골프>는 외양에서 느끼는 것보다 실내가 더 널찍했다.
7세대 골프의 길이는 4,225mm, 폭 1,799mm, 높이 1,452mm에
휠베이스 2,637mm로
현대 <i30>의 크기(길이 4,300mm, 폭 1,780mm, 높이 1,470mm,
휠베이스 2,650mm)와 거의 비슷하다.
하지만 직접 운전석과 조수석에 앉아 채감하는 크기는 더 크게 느껴진다.
<폭스바겐>은 그 이유를 7세대 <골프>에서 처음 적용한
<MQB(Modular Transverse Matrix: 가로배치 엔진 전용 모듈 매트릭스)
플랫폼>에서 찾는다.
독특한 <MQB 플랫폼>은 하나의 플랫폼으로 길이, 폭, 높이가 다른
다양한 차종을 만들 수 있는 구조라고 한다.
이 기술을 통해 차체 무게를 100kg 가량 줄이고, 실내 공간도 더 넓게 만들었다고 한다
(이 <MQB 플랫폼> 덕분에 공기저항계수는 0.27까지 낮아졌다). -
- ▲ 7세대 골프의 앞좌석. 운전석 중심으로 계기판을 배치했다. 수납공간 곳곳에는 미디어 기기 연결장치가 있다.
여기에 최고 출력 150마력/3,500~4,000rpm,
최대 토크 32.6kg.m/1,750~3,000rpm의 힘을 내는 2.0 TDI 블루모션 엔진과
7단 DSG 변속기를 장착하고, 서스펜션을 보강해
0-100km/h 가속에 걸리는 시간을 8.6초로 앞당겼다. 안전최고속도는 212km/h.
그러면서도 연비는 복합연비 기준으로 16.7km/l(고속 19.5/ 도심 15.0)로 높였다.
1.6 TDI 블루모션은 위화감 없는 달리기 성능과 서스펜션으로
대도시에 잘 어울릴 것 같다.
최고출력 105마력/3,000~4,000rpm, 최대토크 25.5kg/1,500~2,750rpm인
1.6 TDI 엔진과 듀얼 클러치 방식의 7단 DSG 변속기로
최고 안전속도 192km/h, 0-100km 도달시간은 10.7초를 보여준다.
여기에 연비는 복합연비 기준 18.9km/l(고속 21.7/ 도심 17.1)로 실용적이다. -
- ▲ 7세대 골프에 장착한 '다중 충돌 방지 브레이크' 시연장면. 80~90km/h로 달리던 차가 순식간에 10km/h 내외의 속도로 줄어든다.
7세대 <골프>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건 브레이크다.
<폭스바겐>은 <골프>에다 사고 시 2차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며
<다중 충돌 방지 브레이크(Multi Collision Brake)>를 달았다.이 브레이크는 다른 차의 충격이나 운전자의 실수 등으로
1차 충돌이 생겼을 때 즉시 에어백 센서가 작동하면서
차량의 속도를 순식간에 10km/h 수준으로 낮춰주는 시스템이다.
이 브레이크는 수동 조작도 가능해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 때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부족하지 않은 힘과 탄탄한 하체, 날렵한 동작에다 안전성.
이를 모두 갖춘 7세대 <골프>를 [일반적인 패밀리카]로만 활용하는 건 뭔가 아쉽다.
오히려 20대부터 40대까지 [마인드가 젊은] 사람들을 위한
[펀 카]라고 부르는 게 더 어울린다.폭스바겐 “골프는 우리의 대표 차종”
<폭스바겐>은 <골프>를 “우리 브랜드의 아이코닉 카”라고 부른다.
풀이하면, [폭스바겐=골프]라는 말이다.
때문인지 <폭스바겐 코리아>도 7세대 <골프>의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박동훈> 폭스바겐 코리아 사장의 말이다.-
- ▲ 박동훈 폭스바겐 코리아 사장이 시승 행사에서 기자들에게 7세대 골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형 <골프>를 국내에 소개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매 세대 진화할 때마다 혁신을 거듭해온 <골프>의 디자인과 기술이
7세대까지 오면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완벽한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폭스바겐>의 자존심이자 모든 해치백의 벤치마킹 대상인 <골프>의 새 출발은
국내 수입차 시장이 더욱 성숙해지도록 이끄는 계기가 될 것이다.”
<폭스바겐>의 이런 자신감은 몇 가지 수치만 봐도 이해할 수 있다.
1974년 독일 국민차 <비틀>의 뒤를 이으려 태어난 <골프>는
우리 나이로 올해 [불혹(不惑)], 만으로 39살이 됐다.
그동안 세계 각국에서 3,000만 대 이상을 판매했다.
하루에 200대 이상을 꾸준히 팔았다는 뜻이다.
독일 자동차 업계 종사자들에게는
<골프>의 개발과 디자인, 생산에 참여하는 게 [꿈]이라는 설명도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40년 동안 팔린 차를 직접 디자인하고 개발한다는 게
다른 나라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독일 등 유럽에서는 [국민차] 아닌가. -
- ▲ 7세대 골프의 계기판. 중앙의 작은 정보창에서 다양한 메뉴를 볼 수 있다.
<폭스바겐> 측은 이런 상징성에다 다양한 신기술을 집어넣은
7세대 <골프>도 성공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골프>는 <폭스바겐>이 한국에 진출한 이래
수입차 베스트셀러 톱 10에서 빠진 적이 없다.
7세대 <골프>를 사전 판매한다는 소식이 나오자
수백 명의 고객이 예약을 했다.
7세대 <골프>를 통해 다시 한 번 [해치백]의 혁신을 일으킬 것으로 본다.”복잡한 용어 다 필요 없다. 일단 타 보면….
새로운 차량이 나올 때마다 다양한 평가가 쏟아져 나온다.
직접 타보기도 어려운 [수퍼카]야 제원으로 짐작한다고 치지만,
<골프>와 같은 차는 직접 타봐야 그 느낌을 알 수 있다.
7세대 <골프>는 기존의 매니아는 물론
실용성과 달리기를 좋아하는 보통 사람들에게도
타면 탈수록 매력 있는 차라는 게 시승 후의 [느낌]이다. -
- ▲ 7세대 골프의 센터페시아. 8인치 터치스크린은 네비게이션과 미디어 감상은 물론 TPEG 정보까지 확인할 수 있다.
운전자 중심으로 설계한 계기판,
8인치 터치스크린으로 TPEG 정보까지 확인하는 네비게이션을 포함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조수석 글러브 박스 속에 들어 있는
USB 연결장치와 SD카드 슬롯, CD 체인저,
트렁크 왼쪽에 자리한 깨알같은 우산 수납함, 큼지막한 17인치 알로이 휠,
직물과 알칸테라를 조합해 만든, 버킷 시트 부럽지 않은 시트,
장시간 정차해 있을 때는 자동으로 시동이 꺼지는 [스탑 앤 고] 시스템,
에너지 회생 시스템, 6:4로 폴딩되는 뒷좌석 등은
21세기 자동차 기술이 어디까지 왔나를 보여준다.
빗길에서 100km/h를 넘는 속도에서도 불안하지 않게
추월과 차선변경을 할 수 있는 힘,
코너를 달릴 때면 토크를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XDS(전자식 디퍼런셜 록)>,
탄탄한 서스펜션, 공인연비보다 더 나은 실 주행 연비는
[뻥 마력]과 [뻥 토크], [뻥 연비]에 질린 사람들에게도 매력으로 다가설 것이다. -
- ▲ 시승 행사 출발지에 전시된 7세대 골프의 모습. 과거에 비해 '각 진' 모습이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빗물감지와이퍼,
<다중 추돌 방지 브레이크>, 7개에 달하는 에어백,
뒤에서 추돌했을 때 목을 보호하는 헤드레스트 등은 매우 매력적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가격.
7세대 <골프> 1.6 TDI 블루모션의 가격은 2,990만 원,
2.0 TDI 블루모션의 가격은 3,290만 원이다.
4,000만 원 가까이 하던 기존의 <골프>보다는 저렴해졌지만,
최근 다른 수입차들의 [할인 공세]가 거세기에
[가격 경쟁력]이 높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골프>만의 개성과 매력을 강조한다면
이 차의 경쟁차종으로 가장 유력한
<포드>의 신형 <포커스 디젤> 등과 겨뤘을 때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