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악관 대변인 '불통 브리핑'

    기자들 뿔났다

    긴장관계 폭발 일보직전…우회적 사임 압박까지



    (워싱턴=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입'인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이 최근 연일 구설에 오르고 있다.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이른바 '3대 악재'로 불리는 국세청 표적 세무조사 의혹, 벵가지 영사관 테러 은폐 의혹, AP통신 통화기록 압수 논란 등에 대한 브리핑 때문이다.

    카니 대변인은 최근 며칠간 정례브리핑에서 출입기자들과 현안을 놓고 언쟁 수준의 질의ㆍ응답을 이어가면서 기싸움을 벌였다.

    민감한 질문을 던지는 기자에게 "도대체 질문의 의도가 무엇이냐"고 카니 대변인이 맞받아치면 기자는 "내가 마치 심통을 부리는 것처럼 말한다"고 응수하는 식이다. 브리핑이 끝나면 기자들은 "카니는 제대로 된 대답을 할 능력이 없다"고 수군댄다.

    전임자인 로버트 깁스 전 대변인이 시종 언론과 불편한 관계에 있었던 것처럼 백악관 대변인에 대한 출입기자들의 불만은 이례적인 것은 아니지만 최근 카니 대변인과 출입기자들의 긴장관계는 폭발 일보 직전이다.

    급기야 일부 언론은 노골적인 불만을 기사화하면서 우회적으로 카니 대변인의 사임을 압박하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2일(현지시간) 정치학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카니 대변인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더글러스 브링클리 라이스대학 교수는 "(백악관 참모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통령에게 장애물이 돼선 안된다는 것"이라면서 "많은 행정부 당국자들은 더이상 대통령에게 도움이 안된다고 느낄 때 그만 뒀다"고 말했다.

    브링클리 교수는 특히 "카니는 지금 그런 수준에 도달했다"면서 "그는 언론에 신뢰를 줄 수 있는 대변이어야 하지만 지금 그에 대한 분노가 심각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폴리티코는 카니 대변인이 최근 언론인터뷰에서 '지난주는 개인적으로 일이 즐거웠다'고 말한 것을 문제삼으면서 "백악관 참모들이 각종 스캔들 때문에 정신이 없이 일했자만 카니 대변인의 혼란스럽고 잘못된 답변 때문에 사태는 더 악화됐다"고 비판했다.

    한 백악관 출입기자는 "카니 대변인에 대한 (기자들의) 인내심은 한계에 달하고 있다"면서 "브리핑에서 악감정이 실린 질문이 나오는 이유"라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또 최근 백악관 대변인실에 대한 언론의 불만은 카니 대변인 개인의 문제도 있지만 데니스 맥도너 비서실장을 비롯한 공보 시스템의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시사주간지 타임의 기자 출신인 카니 대변인에 대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백악관 내부의 평가는 후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리티코는 이에 대해 카니 대변인이 백그라운드 브리핑(배경설명)보다는 공식적인 브리핑을 고집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