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미스러운 일 연루·고위공직자 부적절한 행동·국가 품위 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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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5일 첫 해외순방차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고 있다. ⓒ 뉴데일리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5일 첫 해외순방차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고 있다. ⓒ 뉴데일리

     

    박근혜 대통령이 윤창중 초대 청와대 대변인을 경질한 시점은
    미국에서의 첫 해외순방을 마치고 귀국행 비행기에 오르기 3시간 전이다.

    한국으로 돌아간 뒤 처분하기엔 사건의 파장을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 작용된 인사조치이다. 
    무엇보다 청와대가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성과에 찬물을 끼얹는 중대한 사건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사건은 새 정부 출범 이후 70여일 간 크고 작은 인사문제가 뒤따랐지만
    박 대통령이 자신의 인사를 경질한 첫 사례가 됐다.
    공교롭게도 윤 전 대변인은 박근혜정부의 첫 인사이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9일 오전 11시
    이남기 홍보수석을 통해 윤 전 대변인의 경질을 발표했다.
    이후 약 3시간 뒤인 오후 2시 15분에 미국 순방의 마지막 기착지인 로스앤젤레스(LA)를 떠나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 탑승했다.

    박 대통령이
    방미 도중 차관급 수행단인 윤 전 대변인을 전격 경질한 것은 이례적인 인사조치이다.

    박 대통령이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엄중한 인식은 이남기 수석의 발표에 그대로 드러난다.

    "윤창중 대변인이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수행 중
    개인적으로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됨으로써,
    고위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행동을 보이고,
    국가의 품위를 손상시켰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 이남기 홍보수석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를 수행하는 윤 대변인의 처신이 크게 3가지 면에서 문제가 됐다는 것이다.

    1.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
    2. 고위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행동
    3. 국가 품위 손상


    청와대는 주미대사관을 통해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윤 전 대변인이 민정수석실 조사에서 주미대사관 20대 인턴 여직원과 성추문은 부인하면서도 술자리를 함께 한 점을 인정한 것만으로도 파장은 걷잡을 수 없는 형국이 됐다.

    현지에서는 윤 전 대변인이 여성 인턴에게 성추행을 가했다는 의혹이 확산됐고,
    미국 경찰 역시 사건을 접수받고 수사에 착수해,
    향후 수사과정에서 사실 여부가 밝혀지는 데 그리 오랜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 ▲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이 미국 순방 도중 성추문에 휘말리면서 즉각 경질됐다. 자료사진. ⓒ 이종현 기자
    ▲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이 미국 순방 도중 성추문에 휘말리면서 즉각 경질됐다. 자료사진. ⓒ 이종현 기자

     

     문제는 윤 전 대변인의 성추문 의혹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첫 해외순방의 성과가 한순간에 뒤엎어진데 있다.
    청와대는 이번 사건이 박 대통령의 방미 순방의 성과를 덮을까 우려하면서
    사건의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남기 수석은 "대통령의 방미가 아주 잘됐다는 국내외의 칭찬을 받고 있고, 우리도 많은 성과를 얻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너무나 불미스러운 일로 브리핑을 하게됐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의혹제기로 현지에서 대변인을 경질한 것은 이번 사건에 대한 청와대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현지의 수행단이 돌아온 뒤에야 자세히 알 수 있겠지만 아직 정확한 진상이 파악된 것은 아니다. 현재는 성추행 수준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도 첫 여성대통령의 해외순방에서 남성 대변인이 성추문에 연루된 데 대해
    한 목소리로 비난이 들끓고 있다.
    야권에서는 박 대통령의 사과까지 요구하는 상황이어서
    박 대통령의 귀국 이후 국정운영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은 "성추행이 사실이라면 절대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될 일"이라고 했다.
    "방미 성과에 대해 그야말로 찬물을 끼얹는 해우이이자 국가 품위를 크게 손상시킨 일로, 당사자에 응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배재정 대변인도 "윤 대변인의 추문 사건은 국제적 망신을 샀다는 점에서 매우 충격적이고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배 대변인은 "대한민국 국격 추락에 대해 박 대통령은 깊이 반성하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