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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갇혀 있는 20만명의 주민을 하룻밤새 죽일 수 있는 곳이 북한이다.
그 사람들이 오늘 밤 당장 죽고, 전세계가 그것을 목격한다면 대한민국은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북한 평안남도 개천의 정치범 수용소인 '14호 수용소'에서 태어나 이곳에서 자란 뒤 지난 2005년 24세의 나이로 탈북한 신동혁(32) 씨는 2일 한국 정부와 국민에게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와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하며 이 같이 말했다.
신 씨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서 태어나 탈출한 유일한 인물로, 미국 워싱턴포스트 동아시아 특파원을 지낸 블레인 하든이 쓴 '14호 수용소 탈출'이라는 책의 주인공이다. -
신 씨는 이날 이 책의 한국어판 출간을 맞아 서울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수용소의 고통스러운 경험에 대한 증언과 함께 북한 인권에 무관심한 한국의 현실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했다.
- ▲ 2일 오전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14호 수용소 탈출' 출판기념회에서 저자 미국 언론인 블레인 하든이 책의 주인공 탈북자 출신 북한인권 운동가 신동혁씨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책은 북한의 '죽음의 수용소'로 불리는 14호 수용소에서 태어난 신씨가 2005년 중국으로 탈출해 이듬해 남한으로 들어오기까지 삶과 죽음을 넘나든 기로를 치밀하게 추적해 소개한다.ⓒ연합뉴스
그는 "처음에 한국에서 책을 내는 것을 반대했다"며 "한국사회는 대한민국의 인권은 너무 소중하게 생각하지만 북한 인권은 안중에도 없어 책을 내봐야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민족이 고통당하고 있는데 많은 국민들이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하지는 못해도 최소한 그들을 위해 슬퍼할 줄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신 씨는 이어 "김정은이 국제 재판소에 서게 된다면 대한국민 사람 누구라도 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묵인한 책임, 도와준 책임이 한국 정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실 지금 대한민국 정부가 북한 인권과 정치범 수용소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새 정부에 "유엔과 국제사회 차원에서 좀 더 크게 목소리를 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저자 블레인 씨도 "한국은 북한 문제에 대해 너무나 오랫동안 안고 살아왔고 개인들이 상황을 바꾸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북한에 대해 너무 관심이 없는 거 같다"며 "북에 대한 공감능력이 저하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