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준 최후의 추락

     


  • MBC 일일 드라마 <구암 허준> 30일 방송에서는 허준(김주혁)이 타락의 길을 멈추지 않고 벼랑 끝까지 가는 것을 그리고 있다.

    오랫동안 임신을 못 해 애를 태우던 구일서(박철민) 처(견미리)가 임신했다. 그런데 딸을 가진 것 같다. 아들을 갖고 싶은 구일서 부부는 딸을 아들로 바꿀 수 있다는 용한 의원이 있다고 하여 찾아가니 부산포(김중기)가 의원행세를 하며 돈을 벌고 있다.

    부산포는 구일서로부터 허준이 유의원(백윤식)한테서 쫓겨 난 걸 알게 된다.
    부산포는 허준을 찾아 가 배 안에 있는 계집을 사내로 바꿀 수 있다는 <전여이남>이라는 비법이 적힌 두루마기를 가져 와 같이 동업을 하자고 한다. 하지만 허준은 한 마디로 거절한다.

    허준이 마음을 잡지 못 하고 비틀거리고 있을 때 생계를 위해 아내(박은빈)는 캐기 힘든 칡을 직접 캐서 시장에 가서 판다. 어머니(고두심)는 어머니대로 떡을 만들어 시장에 나와 판다.

    같은 시장에서 팔고 있던 두 사람은 만나게 되고 마주보며 말없이 눈물을 흘린다.

    “칡뿌리 사세요! 아주 깨끗한 칡 이예요.”
    “떡 사시오! 떡 사세요.”

    발길이 닿는 대로 이리 저리 방황하며 다니던 허준은 어머니와 다희가 시장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는 아무도 없는 들판에 나가 “억! 억!” 피 울음을 토해 낸다.


  • 아내와 어머니가 시장에서 장사하는 모습을 본 허준은 큰 충격을 받고 부산포를 찾아간다.
    부산포는 어떤 사람인가? 허준은 부산포 때문에 목숨까지 잃을 뻔한 했을 뿐만 아니라, 유의태 집의 가보를 뺏으려고 칼을 유의원 목에 대고 위협한 죄질이 나쁜 사람이다.

    악한 사람 주위에 있기만 해도 그 사람의 악이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무시무시한 해악를 끼치고 말로 다 할 수 없는 생고생 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런 사람한테 찾아 가다니 막다른 곳에 다다른 허준은 불 나비처럼 위험한 곳으로 뛰어든다.

    부산포는 오 대 독자인 진사 집으로 허준을 데려간다.

    “이 집 땅을 밟지 않고는 지나 갈 수 없는 어마어마한 부자일세.
    잘 만 하면 평생 먹고 살 돈을 벌 수 있을 걸세.”

    그 집 며느리는 오랜 만에 임신을 했는데 허준이 맥을 짚어 보니 아들인 것 같다. 하지만 부산포는 진사한테 딸이라고 속이고 아들로 바꿀 수 있는 방책이 있는 데 중풍병자도 고친 허준이 할 수 있다고 속이고 돈을 많이 받는다. 물론 허준한테는 이 내막을 다 속인다.

    집으로 돌아 온 허준은 어머니와 아내한테 호구를 책임질 테니 다신 행상에 나서지 말라고 한다.

    “한 번 세운 뜻을 끝까지 이루셔야지요.”
    “의원 되겠다는 소원은 접었소! 돈이나 벌어서 고초 겪는 일이 없게 하겠소!”

    막다른 곳까지 가면 더 이상 갈 데가 없다. 그 땐 되돌아 오는 방법 밖에 없다. 허준의 추락은 아직 2%가 부족한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