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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도박에 침몰하여
유리하는 허준!
용서를 구하라는 아내 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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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일일 드라마 <구암 허준> (연출/김근홍∙권성창, 극본/최완규, 기획/신현창) 29일 방송에서는 침몰하는 허준(김주혁)이 그려진다.온갖 어려움과 견디기 힘든 갖은 모욕과 멸시 속에서도 중심을 지키고 있던 훌륭한 모습은 꿈처럼 사라지고 깊은 원망과 분노 속으로 빠져들었다.
“대체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단 말이냐? 환자를 고치고 응당한 대가로 받은 건데,
혼신을 다한 대가가 고작 이런 거냐!”
“유의원을 찾아 가 용서를 구하십시오!”
“유의태가 나를 버렸으면 나 또한 그를 버릴 것이오!
창녕으로 가서 다시 받으면 그만이야!”자기 자신을 돌아보기 보다 깊은 원망 속으로 들어 가 다시 어리석은 짓을 하는 허준.
소개장에 목 매달고 창녕으로 찾아가지만 굳게 믿은 우상대감은 나라의 부름을 받고 명나라로 떠나가고 없다.
강가에 가서 유의태가 했던 말, 안광익이 했던 말을 떠 올려보지만 출세의 줄로 잡으려고 했던 태양 같은 희망이 사라지니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돈도 없는 주제에 술 달라는 허준에게 웬수라고 욕 하는 주모. 돈 없이 투전 판에 갔다가 사정없이 두들겨 맞는 허준. -
술에 취해 비틀거리다가 삼적대사를 만난다.“못난 놈! 의원이 될 줄 알았더니 본성이 개망나니였구나!”
“병사의 잡다한 일을 다 하고 내 힘으로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고도
그 공을 스승에게 다 돌렸는데 도대체 뭘 잘못했소?”그 동안 꾹꾹 담아놓았던 분함과 원통함을 토해내는 허준.
“의원이 병자를 살리면 병자는 의원을 살리지.
너는 병자를 살렸는지 모르지만 네 자신은 구하지 못했구나!” -
손에 물 한 번 묻히지 않던 다희는 일이 서툴러 구박 받으며 상가 집 잔치 집 가리지 않고 허드렛일을 한다. 몸져 누운 시어머니를 봉양하고 혼자서 묵묵히 돌밭을 일구고 있다. 밤 늦게 술에 취해 들어 온 남편한테 정성스럽게 상을 차려 와서 조심스럽게 말을 건넨다.“언제까지 이럴 실 겁니까?
고충이 깊은 줄 알겠지만 지금이라도 스승님께 용서를 구하십시오!”
“누가 스승이요? 내겐 스승 따윈 없소!”허준은 생존 앞에 밧줄로 꽁꽁 묶어 놓았던 모든 서러움을 마음껏 폭발한다.
깊은 나락으로 떨어져 온갖 추태를 부리면서 감추고 살았던 맨살이 낱낱이 드러나고 온 세상에 공개되어 얼굴을 쳐들 수 없는 부끄러움 속에서 허준은 비로소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그 과정을 거치며 모든 교만과 자의식을 버리고 허준은 새사람이 될 것이다.
지금 허준은 새사람으로 태어나기 위해 살을 도려내는 진통을 겪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