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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암 허준’
명의 유의태를 만나다 -
MBC 일일 드라마 제 8회 ‘허준’에서는 허준 모자가 산음에 자리 잡는 만만치 않은 과정이 그려진다.
오로지 아버지의 막연한 친구 산음 현감을 믿고 새로운 인생을 꿈꾸며 멀고 먼 이천 리 길을 걸어 왔건만, 이미 벼슬을 그만 두고 한양으로 떠났다고 한다.
호구책을 하라고 준 돈도 잃어버리고 마지막으로 기대했던 현감도 없으니 앞이 캄캄하다. 인생에는 예측할 수 없는 변수가 언제나 기다리고 있다. 튼튼한 동아줄인 줄 알았는데 막상 두껑을 열어 보면 썩은 동아줄에 지나지 않기 일쑤다.“다시 돌아 갈 수도 없고 죽기 살기로 버텨야죠. 신분보장이 급선무입니다.”
외지에서 새로 온 모자의 말을 엿듣고 있던 한 사내가 다가 와 호패를 만들어 주겠다고 한다.
설상가상으로 갑자기 어머니(고두심 분)가 배를 움켜쥔다. 의원을 다급하게 묻는 허준에게 유의원을 가르쳐 준다.“이 산음 땅에서는 제 명에 죽는 사람이 아니고는 다 고쳐주죠.
그 양반이 괴퍅하여 한 달간 집을 비우기도 하고, 아파도 그 양반이 계실 때 아파야 돼.
잘 조절해서.”그 사내의 안내로 어머니를 업고 뛰어가는 허준. 유의원 집으로 들어가니 넓은 마당에 환자들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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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범상치 않은 유의태(백윤식)와 그 아들 유도지(남궁민)가 나타난다. 유의원 못지 않다는 아들이 환자들을 한 눈에 보고도 진단을 척척 해낸다. 어머니 차례가 되었다.“별 거 아니니 그냥 돌아 가시오.”
그런데 유의원은 환자인 어머니에게는 한 마디 하고, 허준을 유심히 보며 물어본다.
“먼 길에 배 멀미로 인한 것이니 돌아가서 따뜻한 물에 발 담그면 곧 가라앉을 것이오.”
"이름이 뭔가?"
“의원님이 우리 배 타는 것 봤소?”집으로 돌아와서 생면부지인 자신에게 다가 와 친절하게 구는 사내에게 호패를 구하려 마지막 남은 돈을 다 털어주고, 그 다음날 만나자는 장소에 나가서 기다리지만 한 나절이 지나도록 나타나지 않는다. 묵고 있던 주막의 주모에게 달려와 그 사내에 대해서 물어본다.
“구일서라고 하는 데 지리산을 누비는 사냥꾼인데 왈패 파락호이지요.
요새는 외지에서 오는 사람에게 돈을 뜯는다고 합디다.”그제서야 속은 줄 알고 허준(김주혁)은 구일서를 투전판에서 찾는다.
돈을 돌려 달라고 하지만 이미 투전판에서 돈을 다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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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패 파락호이고 남의 돈을 속여서 빼앗는 사람이지만 다행이 천성이 아주 나쁜 사람은 아니어서 허준에게 거처할 곳으로 데려간다.
이렇게 산음에서의 자리잡는 일도 몇 번씩 가슴을 쓸어 내리며 시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