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왕 비서를 떠나보내는 오영

     


  •  SBS수,목 드라마 27일 방송에서는 오영(송혜교)의 성숙하고 의젓한 모습을 볼 수가 있다.

     그 동안은 커다란 저택에서 비록 눈이 안 보였지만 공주처럼 살았다.
    모든 사람들은 오영이를 중심으로 움직였다. 주위사람들은 열심히 오영이를 위해 일했고, 오영이는 그저 가만히 인형처럼 있으면 된다.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주도하며 살지 못하고 늘 주위의 도움을 받아 살았기 때문에, 불안과 두려움 속에 위태 위태하게 살얼음판을 걸으며 살았다. 보통사람들처럼 치열하게 싸우고 고민해야 할 문제는 없었다.

    오수(조인성)가 나타나고 나서 오영은 변했다.
    어린아이 같이 두려워하며 어찌할 줄 모르는 연약하고 소극적이던 오영이다. 처음부터 의심쩍은 오수가 나타나고 나서 고민을 하게 되고 끊임없이 생각을 해야 했다.

    쓰레기라는 말을 듣는 오수로 인해 새로운 바람이 오영에게 세차게 불어왔다.
    호수같이 고요하게 갇혀 지내던 오영에게 오수는 끊임없이 바람을 일으킨다. 눈 앞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은 스스로 맞아야 한다.

    아무도 대신 바람막이가 돼 줄 수 없다. 스스로 직접 나서서 주체적으로 맞닥뜨려야 한다.

    “동물을 안락사 시키는 약이래.
    오수는 친 오빠가 아니예요. 친 오빠는 죽었죠.”

    돈 때문에 오빠라고 속이고 나타난 오수와 사랑을 하는 큰 충격과 아픔 속에서 이제 더 이상 자신의 삶에 대해서 방관자로 있을 수 없게 되었다. 눈이 안 보인다는 핑계를 대며 외면하던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되고 주위사람들도 바라본다.

    주위사람들에게 맡기고 방치해 놨던 신변을 하나씩 정리하는 결단과 용기를 갖게 된다.

    무엇보다 왕비서가 떠 오른다. 눈을 방치한 것은 도저히 용서가 안 되고 이해가 안 되지만 누구보다도 자신을 위해 평생 헌신한 왕 비서의 마음도 조금은 이해하고 헤아릴 수 있게 된다.

    이제 성숙해지고 어른스러워진 오영이다. 왕 비서가 자신을 위해 어떻게 희생하고 헌신했는지는 누구보다도 오영이가 가장 잘 안다. 눈을 뜬다 하더라도 여전히 자신을 위해 헌신해 주고 사랑해 줄 왕비서가 필요하다. 아직 수술 결과를 장담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오영이는 내가 필요하니까.”

    왕 비서를 미워하고 무시하면서도 왕 비서가 필요했기 때문에 여태까지 왕 비서를 꼭 붙들고 놓지 않았다. 이제 왕 비서를 놓아주어야 한다.

    “난 너 밖에 없었어. 내가 널 키웠어. 너는 내 딸이야.”

  • 언제나 차갑게 대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영이에게 매달리는 왕 비서를 매몰차게 내친다. 더 이상 자신한테 매인 희생적인 삶을 살기를 원치 않는 것이다. 이제 왕 비서도 잃어버린 삶을 되찾고 행복한 삶을 살아야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오영이는 사랑을 하면서 이제 비로소 어른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