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모두 우승자다
    식지 않은 열정의 '펄 씨스터즈'

     

  • 매주 토요일 저녁 6시 15분에 하는KBS2의 ‘불후의 명곡 - 전설을 노래하다’는 안방에 편히 가족과 함께 앉아서 멋진 공연 에 푹 빠지는 날이다.

     3월 23일 ‘전설을 노래하다’는 1960~1970년대를 풍미했던 펄 씨스터즈!

     이 날은 시종일관 흥미진진한 박빙의 대결을 펼쳤다. 각자가 가진 독특한 개성을 마음껏 드러내고 가수로서의 명예를 걸고 최선을 다해 부르는 모습에 힘껏 박수를 보낸다.

     모두 부담스러워 하는 첫 번째 순서는 ‘꽃다현’이라는 애칭이 생긴 김다현.
    불후의 명곡 사상 최다 출연진 24명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곡명은 가요를 잘 모르는 사람 입에서도 저절로 흥얼거리며 나오는 ‘커피 한 잔’.

    60~70년대는 다방문화가 한창이던 시대였다. 특권처럼 젊음의 낭만을 즐기던 다방에 들어가서 커피 한 잔 시켜 놓는다. 다방에서는 끊임없이 이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다.

    "커피 한 잔을 시켜 놓고~오~"

    처음으로 춤을 췄다는 김다현, 원래 가수였다가 뮤지컬 가수로 성공한 그는 이제 가수의 꿈을 다시 꾸고 있는 것 같다. 노래를 즐기고 관객과 호응하는 새로운 즐거움에 푹 빠져 있다.

    무대를 장악하는 여유도 생겼다. 본인의 말처럼 정말 신나는 무대였다.
    처음 순서치곤 높은 점수인 396점.

    두 번째 왁스의 노래는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서정적이고 잔잔한 슬픔이 배어 나오는 노래. 조용히 떠 오르는 옛 기억에 모두들 잠긴 듯 하다. 번안곡으로 배인숙이 직접 작사한 곡으로 가장 사랑하는 곡이라고 한다.
    언니가 결혼하고 솔로로 데뷔했는데 깊은 수렁에 빠져서 방황하던 시절이었다고 소감을 말한다.

     "노래를 듣고 나서 눈물을 흘릴 수 있게 해 줘서 고맙다."

    세 번째는 IQ가 148으로 학창시절 천재로 불렸던 홍경민.
    공부보다 음악에 빠져 성적은 좋지 않았다고. 대기실에서는 겸손하면서도 유쾌하고 유머감각
    또한 뛰어나지만 무대에 서면 완전 다른 사람이 된다. 원래 칸초네 음악인 ‘마음은 집시’  

    “제목이 집시잖아요. 집시는 집이 없이 계속 떠돌아다니지요. 편곡이 계속 떠돌아요.”

    완전 자기 목소리에 맞게 새 노래로 편곡해서 불렀는데 홍경민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 팬이다. 무척 노래를 잘 한다. 어려운 곡인데 발라드로 잘 살렸다.”


    왁스도 홍경민도 너무 잘 불러서 혹시나 했는데 꽃 다현의 승승장구를 막지 못했다. 


  • 네 번째 팀은 영원한 신인가수 에일리와 힙합 듀오 배치기.
    배치기의 이름이 특이하다. 약수터에서 만난 할아버지가 지어 준 이름이라고 한다.
    1999년에 결성한 듀오인데 근래에 ‘눈물샤워’로 음원 챠트1위로 떠 오른 행복한 팀이다.

    ‘님아’를 불렀다. 조용한 피아노 소리에 맞춰 슬픈 표정으로 노래 시작하는 에일리. 중간에 힙합 달인 배치기의 속사포 랩.

    “빛의 속도 랩, 번개 랩, 랩의 진수를 보여줬다.
    엄청 빠른 속도로 랩을 하는데도 가사가 다 들린다.
    ‘님아’는 레코드 가게에서 2~3분에 한 명씩 산 앨범일 정도로 인기가 엄청 났다."

    “님아를 취입할 때 레코드 제작사 대표가 '이런 노래 장사가 안 되니까 그만 둡시다' 그래서 마장동 옆에 제대로 시설도 안 갖춰진 곳에서 취입을 한 곡인데 사람들한테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성을 받아서 처음 인기를 실감했다.”

    뮤지컬 한 장면을 보는 듯 한 무대. 과연 꽃다현 광풍을 잠재울 것인가?

    417점으로 드디어 새로운 승자로 오르다.

    다음은 어르신하고 있어도, 아이돌 하고도 어디서 무엇을 하건 다 잘 어울리는 팔색조 나르샤.
    노래는 사이키델릭한 ‘싫어’

     


  • 나르샤가 무대에 오르자 객석에서 들리는 감탄소리! 무대가 밝아지자 드러머 앞에 앉은 나르샤가 보인다. 드럼 앞에 앉은 모습도 드럼을 치는 모습도 너무나 잘 어울린다.

    드럼에 관심이 있어서 작년부터 조금씩 치기 시작하다가 이 노래를 부르려면 무조건 드럼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열심히 연습했지만 다른 스케쥴과 병행하다 보니 많이 연습 못했다고 하는데 수준급이다. 
     

    “굉장히 단조로운 멜로디인데 드럼과 댄스, 시크함으로 잘 커버했다.
    요즘 가수들은 재능이 많다.”


    마지막 무대는 명품 하머니라는 소리를 듣는 포맨. 신용재는 가창력이 뛰어나서 언제나 기대가 되는 가수이다. 오늘은 세 남자가 부른다. 곡명은 ’떠나야 할 그 사람’ 그 당시 거리 어디에서든지 들을 수 있는 노래였다.

  •  “고음도 있고 몸으로 낼 수 있는 모든 소리를 내서 부르겠다”한 것처럼 온 몸과 마음 다해 사무친 남자의 절규를 잘 표현해 감동을 주었다.

    “푹 빠져서 들었다.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몰입도 강한 노래이다. 
    활동 당시 18세였던 나이라 연애 경험이 없었다. 연애감정을 살리기 위해 연애소설을 엄청 많이 보았다.
    오늘 포맨의 팬이 됐어요. 메시지가 그대로 담겨 있으면서도 포맨의 음색을 잘 살렸다.

     음악으로만 승부한 포맨이 이길까?

    하지만, 4점 차이로 오늘의 최후의 승자는 에일리&배치기가 차지했다.

     오늘 가장 눈길을 끈 사람은 초대손님인 ‘펄 씨스터즈’다.
    현역 가수처럼 끓어 오르는 열정으로 저절로 몸과 마음을 들썩거리고 있다. 
    죽었던 열정을 불러 일으키게 한다.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손을 높이 흔들고 따라서 같이 노래를 부른다.

    저렇게까지 끓어 넘치는 열정을 가진 사람도 드물 것이다. 다시 노래를 시작해도 가수로서 조금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우리 사회에는 열정 하면 어쩌면 약간은 좋지 않은 이미지와 슬쩍 편견이 있는데 참 좋은 것임을 눈으로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