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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만큼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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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수목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는 짙은 절망이 떠돌고 있다. 애써 외면하지만 보이지 않는 죽음의 손길도 늘 가까이 있다. 특히 3월 14일 자에서는 유난히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살고 싶어, 아니 살고 싶지 않아.”
“그리워하고 보고 만지고 싶어하는 마음을 모를 꺼야. 죽으면 그만이니까.”
“넌 죽기 위해 추억을 만들었다면, 난 살기 위해 추억을 만들어야겠다.”
“나는 살아야겠으니까.”“네가 목숨 내 놓기로 한 날은”
“죽을 각오가 되어 있나 본데?”
“오수가 죽게 생겼어.”
“형! 죽일려면 나도 죽여.”
“나 폐암이란다. 가망 없다고 한 지 2달 지났고.”’
“수술 받을래요. 저 살릴 의사를 찾았대요.”
하지만 진짜 마음은 그렇지 않다.살 고 싶 다
죽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던 오영이 보이지 않은 눈 위에 삐뚤하게 쓴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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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떠나 간 6살부터 죽음을 준비했다는 오영이(송혜교), 돈이 없으면 죽을 수 밖에 없는 오수(조인성), 언제나 위험이 도사리는 깡패세계에서 몸 달고 살았던 무철이(김태우).
이들 모두 죽음과 가까이 하고 살았기 때문에 누구보다 치열하게 죽음과 맞서 싸우고 있다.
죽음을 늘 의식하며 죽음이 전혀 두렵지 않는 듯 늘 쉽게 죽음을 입에 올리고 있지만
“살고 싶다”
이것이 그들의 절규다.
누군가는 인간은 태어나자마자 죽음을 향해 가는 것이라고 했다. 수 없이 죽음을 보고 장례식장에 가기도 하지만, 죽음은 나와 상관없는 것이라고 여기고 산다. -
지금도 어디선가 살고 싶다는 절규가 메아리치고 있을 것이다.
그 절규가 허공을 때리는 메아리로 끝나고 말게 될까?살고 싶은 처절한 몸부림과 죽음과 대면해야 하는 이들은 어떻게 그들의 증오와 욕망으로 얼키고 설킨 관계를 풀어나가야 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