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겨울 바람이 분다”

    해도 너~무 해!


  •  

  • KBS2 개그콘서트의 ‘정여사’라는 코너에서 정여사 정태호가 유행시킨 유행어가 있다.

    강아지 인형 브라우니를 데리고 나와서 말도 안 되는 생떼를 쓰면서 하는 말 “해도 너~~~무해.”

    우리 사회 어느 곳을 둘러 봐도 “해도 너~~~무 해”라는 소리가 나오지 않을 곳이 있겠냐면서도.
    드라마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가수 박진영이 K 팝 스타에서 심사위원 평을 하는 말 중에 종종 하는 말이 있다.

      “노래는 완벽했어요. 그런데 감동이 없어요.
      노래가 좀 부족하더라도 진실이 담겨 있지 않으면 마음을 움직일 수 없어요.”


    워낙 시각적인 것에 노출되어 있고 열광하는 시대이다. 그 중에 연예인들은 최전선에 서 있다. 싫증을 쉽게 내는 변덕스러운 사람들을 충족시키려면 끊임없는 변신이 필요할 것이다.

    외모를 빛낼 수 있는 것이라면 최첨단의 모든 과학적인 기술과 투자를 남보다 앞서서  전사처럼 투쟁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해도 너무 한다.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드라마의 장면과 배경 역할에 맞게 분장을 해야 하지 않을까?
    운동을 하면 땀을 흘리고, 갈등하고 다투는 일이 있다면 얼굴은 초췌해 질 것이다.
    일을 하면 옷도 얼굴도 더러워지고 후줄근해 질 것이다.

    가난한 사람의 옷은 삶에 찌들어 있을 것이고, 사는 수준에 따라 옷의 수준도 삶의 터전도 다를 것이다.

    우리네 삶의 현장이란 치열한 삶의 먼지가 하루 종일 풀풀 날리지 않던가?
    사람의 사는 모습은 또 얼마나 천차만별인가?


  • 그런데 이 드라마에서는 - 여타 드라마들도 마찬가지지만 - 어떻게 하루 종일 시종일관 막 화장하고 난 사람처럼, 방금 목욕탕에서 나온 듯, 방금 새 옷으로 갈아 입은 듯, 손 하나 까딱 않는 귀족이나 왕족처럼 그리도 말쑥하다 못해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가!

    세탁소에서 바로 찾아 온 듯한 비싸고 멋진 옷, 무한 정성 들여 한 화장으로 티도 흠도 주름도 없이 빛나는 피부는 드라마를 보는 내내 스포트라이트처럼 눈을 부시게 한다.

    돈이 있는 사람이건, 가난하여 도둑질을 하든지, 뒷골목의 깡패든지 모두들 일관성 있게 획일적으로 명품을 두르고 있고 번지르르하다. 도무지 땀냄새 생활냄새가 없다.  


  • 너무나 비현실적인 연기자들의 모습은 생경하고 피로감을 준다.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하고 감동을 감소시킨다.

     가수는 노래로 평가 되고 연기자는 연기로 평가될 뿐임을 누구나 경험하는 사실이다.
    가수는 노래 가사에 몰입하여 부를 때, 연기자는 자기를 잊어버리고 그 역에 완전 빠져들어 갈 때 보는 사람은 저절로 감동을 받는다.

    외모, 인기 등 그 외의 것은 아득하게 다 잊어버리게 한다. 그들만이 두고 두고 잊을 수 없는 연기자로 진정한 가수로 사람들 가슴속에 남게 된다. 

    메마른 이 세상에 치열한 삶의 냄새와 땀냄새가 묻어 나는 연기자들을 드라마에서 많이 봤으면 좋겠다.

    그들을 통해 지친 사람들이 오아시스 같은 감동을 얻고 행복해 질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