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은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이 시작된 11일 예고한 대로 정전협정의 백지화를 주장하고 남한과 미국을 겨냥한 위협 수위를 끌어올렸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천만군민이 떨쳐나 우리의 힘, 우리의 식으로 반미대결전을 전민항쟁으로 싸워 승리할 것이다'는 제목의 글에서 "최후결전의 시각이 왔다"며 "3월11일, 바로 오늘부터 이 땅에서 간신히 존재해오던 조선정전협정이 완전히 백지화됐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지난 5일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에서 유엔의 대북제재 움직임과 한미 군사훈련에 반발해 정전협정을 백지화하고 판문점대표부 활동도 전면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노동신문은 이 글에서 "위대한 당의 영도 밑에 우리가 지난 수십년 동안 다져온 불패의 군력은 백년숙적 미국을 겨냥한 것이며 우리가 이제 이룩하게 될 최후의 승리는 악의 제국을 이 행성에서 송두리채 없애버리고 조국통일의 축포성을 터칠 역사의 기적"이라고 강조했다.

    노동신문은 또 '최후승리를 위하여 다져온 군력'이라는 제목의 글에선 "마침내 참고 참아온 멸적의 불벼락을 가슴후련히 안길 때는 왔다"며 "적들을 겨눈 우리의 전략 로케트들과 방사포들을 비롯해 상상을 초월하는 무서운 위력을 가진 다종화된 우리 식의 정밀핵타격수단들이 만단(만반)의 전투태세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북한은 "전체 인민이 병사가 됐다"며 전투준비 분위기도 독려했다.

    노동신문은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이 발표되자마자 성, 중앙기관, 도, 시, 군(구역), 연합기업소, 공장, 기업소, 협동농장 등의 모든 당 조직이 긴급회의를 열고 전시에 수행해야 할 제반문제들을 구체적으로 토의·결정한 뒤 일제히 전투동원태세에 들어갔다고 소개했다.

    전국에서 총을 잡을 수 있는 모든 사람이 군에 입대나 복대를 탄원했고 노동자, 농민, 학생들로 구성된 노농적위군과 붉은청년근위대도 진지를 차지했다고 주장했다.

    신문에는 1993년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핵시설의 특별사찰을 요구하자 북한에 준전시상태가 선포됐던 상황을 설명한 글도 실렸다.

    이와 함께 노동신문은 이날 함정, 전투기 훈련과 장갑차들의 퍼레이드 장면 등 전투준비와 관련한 사진을 9장이나 실었고, 1면 전체에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찬양하는 '운명도 미래도 맡긴 분'이라는 제목의 노래를 게재, 군사적 긴장을 계기로 최고 지도자에 대한 충성심을 고취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