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서울 남부지검 이모 검사 상대 감찰 착수의붓아버지 성폭행 피해 여고생에게 “아빠랑 사랑했지?”
  • "카카오톡 내용을 보니 아빠랑 사랑한 거네"


    법원과 검찰이 막말 파동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재판 도중 증인으로 출석한 피해자와 형사피고인 등에게 막말을 한 판사들에 이어, 성폭행을 당한 피해 여고생에게 모욕적인 말을 한 검사가 징계를 받을 처지에 놓였다.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의붓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한 여고생 피해자에게 ‘아빠랑 사랑한 게 맞지 않느냐’고 다그쳐 2차 가해논란을 일으킨 이모 검사(여)를 상대로 감찰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이 검사는 의붓아버지에 대한 성폭행 사건 재판이 끝난 뒤 피해 여고생인 A양에게 다가가 솔직하게 말하라며 문제의 발언을 했다.

    "솔직해 말해야 해.
    너 아빠랑 사귄 거 맞지?
    카카오톡 내용을 보니 아빠랑 사랑한 거네."


    당시 이 검사는 모욕적인 질문을 받고 거세게 항의하는 A양과 변호인에게 다시 한 번 부적절한 발언을 해 파문을 키웠다.

    "순천에서 일어난 청산가리 막걸리 사건 아시죠?
    그것도 알고 보니까 딸이랑 아빠랑 사랑한 거였어요.
    혹시 걱정이 돼서 물어본 겁니다."


    검찰은 이 검사의 발언에 대한 비난에 쏟아지자 사건 담당 검사를 교체했다.

    현재 A양을 성폭행한 의붓아버지는 법원이 보석 청구를 받아들여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대검 감찰부와 협의해 징계수위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객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어떤 처분을 내려야 할지 결정할 것이다.
    대검과 협의 하에 감찰을 진행하고 있다.

    선례가 거의 없어 사례를 신중하고 따져보는 중이다."

        - 서울남부지검 관계자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는 지난달 14일 이 검사의 발언을 ‘성폭력 피해자의 권리를 침해’한 ‘걸림돌’ 사례 중 하나로 선정했다.

    협의회는 매년 성폭력 사건의 수사 및 재판과정을 모니터링 해 인권보장에 기여한 사례, 침해한 사례, 기타 영역에서 인권보장에 기여한 사례 등을 뽑아 ‘디딤돌’, ‘걸림돌’, ‘특별상’을 발표하고 있다.

    올해 ‘디딤돌’에는 인화학교 사건을 재수사한 광주지방경찰청과 광주지검 및 광주지법 재판부 등이 선정됐으며, 걸림돌로는 이모 검사와 서울중앙지법 26형사부가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