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딸 서영이” 

    아버지와 드디어 화해



  • “내 딸 서영이”가 이제 마무리단계로 접어들었다. 가족 사이에 갈라졌던 틈들이 하나씩 메워지면서 화해의 봄 날이 가까워지는 듯하다.

    23일 47회에서부터 드디어 모든 사람이 화해하면서 결말로 치닫고 있다.

    아버지가 자신의 결혼식에 참석했다는 것을 알게 된 서영이는 아버지에 대해 차갑게 얼어붙었던 마음이 드디어 무너지기 시작한다.
    복도 바닥에 주저 앉아서 아버지가 전부고 이 세상에서 최고였었던 어릴 때로 돌아간다.

    어린 손으로 서툴게 만든 청첩장을 가지고 와서 “나 크면 아빠랑 결혼할래” 했던 기억 - 젊은 아빠는 마냥 행복한 얼굴로 웃으며 어린 서영이와 주고 받는다.

    “결혼은 다른 남자와 하는 거야.
     어디 있는대? 
      아빠가 꽁꽁 숨겨 놨지 머리 좋고 남자답고 이 세상에서 서영이를 제일 아껴 줄 남자.
     아빠는 그 다음에 뭐 해?
     둘이 잘 사는 가 지켜주고 감시하다가 우리 서영이를 힘들게 하면 혼내 주는 거야.”

    비로소 조금은 아버지의 맘을 알게 된 서영이는 자발적으로 찾아가서 커서는 한 번도 해 보지 못한 투정을 부린다. 


  •  "이럴 수 있으면서 왜 그러셨어요? 그렇게 살 수 있으면서 그 땐 왜 그러셨어요?
      내가 조금만 정신 차려 달라고 했을 땐 왜 안 그러셨어요?
      아버진 내기 정말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요?"

    이렇게 쏴 부치다가 드디어는 울음을 터트리고 마는 서영이 

     "딸 결혼식 보는 기분이 어쨌어요?”

    그렇게 처음으로 마음을 열고 자신의 마음을 아버지에게 털어놓고는 “잘못했어요 아버지 제가 잘못했어요 용서 해주세요” 하는 내 딸 서영이-

     그런 딸을 아프게 내려다 보면서도 아버지는 역시 아버지이다.
    자기 딸 결혼식에 신부아버지가 아니라, 알바로 위장해서 하객팀으로 참석했던 아버지,
    유학 간다고 거짓말 하고 떠난 딸의 결혼식을 본 것을 들킨 것을 알고 야단치기는커녕 오히려 미안해 한다.

      “지지리 복도 없지 그걸 왜 봤어? 뭐 하러 알아?”

     이유가 어떻든 간에 살아 있는 아버지를 죽었다고 한 자신에 대해 스스로도 용납되지 않고, 용서 할 수 없는 서영이는 또 맘 놓고 투정을 부린다.  아버지를 죽었다고 한 것이 어떻게 이해가 되느냐고 따진다.

    회한에 잠긴 듯 나지막한 목소리로 아버지는 말한다.

     “나도 그런 생각을 했었으니까, 가난하고 늙은 부모 때문에 고생하면서
      차라지 낳지 말지 왜 날 낳아서 고생시키나?
      겉으로는 구박 안 했지만 속으로는 구박하고 때렸어.
      자식 때는 그런 거고 부모는 또 그런 거야”


    아버지의 이 말로 서영이는 이제 자유롭게 되었다.
    살다 보면 도저히 이해가 안되고 용납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진다. 어느 순간 똑같은 것을 경험하게 되는 자신을 보게 된다. 그 때 우리는 그 사람을 이해하게 되고 용서할 수 있게 되며 화해가 이루어지고 그로부터 자유로워진다.


  •  부모라는 것 때문에 한 평생 온갖 고생하면서 키워 놔도 버리고 떠나가도 부모의 사랑은 그저 애닯다. 이 세상에 부모의 사랑처럼 놀랍고 신비로운 것이 또 있을까?

    이 세상의 모든 그 부모들이 늙어서 힘 빠지고 아무 것도 못 하고 외로이 혼자 있을 때 마지막으로 그리워하며 찾는 사람도 부모다.

    아마 자기 자식을 다 키우고 나서도 한참의 세월이 흘러간 후 자신이 부모의 나이가 될 때 쯤이야 비로소 부모의 사랑을 깨닫기 때문이 아닐까.

    딸이 돌아 간 뒤에 그저 입이 저절로 벙긋벙긋하는 아버지!
    모든 얼음이 녹아 버리고 봄날 같은 따뜻한 행복이 모두의 얼굴에 피워 올라 보는 사람도 저절로 행복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