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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빛 대화의 꿈이
헛되고 헛되었음을... -
박근혜 당선인은 고노 전 일본 중의원 의장을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구상]은 현 상황에선 불가능하다는 것을 피력했다.
당연한 것을 말한 것일 뿐이다.
그 동안 우리 사회 조야(朝野)는 “어떻게 하면 한반도 문제를 남북 간의 대화로 풀 것인가?”를 가지고 [수십 년]을 보냈다.그래서 결과는 뭔가?
북의 3차 핵 실험이었다.
이것은 그 동안의 남북대화 노력이 ‘말짱 황’이었음을 말해주는 통렬한 일격이었다.
그 동안의 그 [대화]라는 것의 효과는 무엇이었나?우리를 대화 환상에 취하게 만들어 스스로 무장해제를 하게 했다.
“북은 주적(主敵)이 아니다”라는 풍조가 우리를 흐물흐물하게 녹여 놓았다.반면에 북은 [겉으론 시간을 벌고 뒤론 핵무장]을 했다.
그런 북은 이제 우리를 향해 이렇게 공갈친다.“우리는 너희와 체급(體級)이 다르다.
우리는 핵보유국이다.따라서 우리 상대는 미국이지 남조선 너희가 아니다.
너희 하위 체급 따위는 그저 돈이나 갖다 바쳐라.
남북대화는 돈 갖다 바치는 대화나 하려면 하고...싫어?
그럼 불바다 당해볼래?”북이 이렇게 겁박하면 우리 내부의 일부는 이렇게 아우성이다.
“북이 저래도 우리는 맞대응 하면 안 된다.”
“북 탓이 아니라 이명박 탓이다.”
“북 핵은 우리를 겨냥한 게 아니다.”
“달라는 대로 더 줘야 한다.”
공산주의자(북은 공산주의를 헌법에서 삭제한 [절대왕정 체제]지만, 그래도 공산주의적 전략전술에선 변함이 없다.)에게 있어 [대화]는 우리가 말하는 식의 [대화]가 아니다.
그들이 말하는 [대화]는 총성 없는 혁명전술일 뿐이다.
이걸 알고도 그랬는지, 정말 모르고 그랬는지, 어쨋든 우리는 그 동안 열과 성을 다해 일심으로 북을 어르고 달래면 그들도 우리가 아는 식의 [대화]를 해오려니, 감나무의 감이 떨어지기만 기다리며 긴긴 세월을 허송했다.
그리고 남은 건 빈 깡통이었다.
그렇다면 결론은 뭔가?헛꿈을 깨야 한다.
한반도 현실과 남북관계는 역시 [투쟁]임을 재확인해야 한다.
[자유-민주-공화 체제]냐, 아니면 [김 씨 일족의 ‘성부(聖父)-성자(聖子)-성령(聖靈)’ 체제]냐의 가열한 투쟁.[대화]는 그 투쟁의 전술적 각론(各論)들 중 하나일 뿐이다.
우리도 이젠 이 냉엄한 이치를 뒤늦게나마 깨쳐야 한다.
북은 핵을 가졌고, 우리는 독자 핵 무장을 하지 못하게 하는 국제질서의 사슬에 묶여 있다.일부는 그 사슬을 깨려면 깰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일부는 그것을 깰 수 없다고 말한다.
깨겠다고 해도 그 대가는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것이라고도 말한다.국민적 토론을 더 해보고 중론을 정할 문제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이라도 할 수 있고, 또 해야 할 것이 있다.종래와 같은 발상의 [대화] 아닌 [속아주거나 진짜로 속는] 어쭙잖은 [대화] 쇼는 실패했다는 것을 담담하게 인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환상에서 깨어나 투쟁의 현실로 돌아오는 것이다.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 / 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