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은 왜 이럴까


    로버트 김


  • 이 편지를 쓰고 있는 이 시간에 북한은 제3차 핵실험을 당장 감행하겠다고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있습니다.
    외신에 의하면, 지금 북한은 핵실험의 첫 단계로 북한전역에 계엄령이 발동되어 전 장병들이 전투태세를 갖추면서 민간인들에게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합니다.


    아마 여러분들께서 이 편지를 받는 날에는 그들은 이미 핵실험을 끝내고 세계 각국의 비난에 시달리는 처지가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그러한 비난이 그들의 국격을 높이는 것이라 생각하고 핵 보유가 그들의 ‘원쑤’인 미국과 협상하는 지렛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이들이 핵실험을 하고 미사일을 쏘는 경비로 북한주민의 배고픔의 고통을 해소 할 수 있는 돈이라는 것을 김정은은 알고 있을 터인데, 민생고에는 안중에도 없고 김일성-김정일의 유훈이라고 생각하고 핵개발을 계속 밀고 나가는 것 같습니다.
    그들은 김정일의 유훈은 초헌법적인 것으로 정책집행의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입니다.

    44개의 항목으로 되어있는 김정일의 유훈이 최근에 알려졌는데, 이들 중에 북한은 핵과 장거리 미사일, 생화학무기를 끊임없이 발전시키고 충분히 보유하는 것이 한반도의 평화를 유지하는 길임을 명심하고 조금도 방심하지 말라는 것이 유훈의 하나라고 합니다.

    그리고 김정일은 한반도 비핵화 6자회담을 잘 이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면서, 이 회담은 핵을 없애는 회의가 아니라 그들의 핵을 인정하고 그들의 핵 보유를 전 세계에 공식화하는 회의로 만들어야 하며 그들에 대한 국제적 재제를 풀게 하는 회의가 되어야한다는 유훈도 남겼다고 합니다.

    이러한 말을 들으면서 6자회담이 열리고 있던 당시의 북한 대표의 태도를 상기하게 됩니다.
    당시 북한의 6자회담대표로 참석한 김계관 북한 외교부 부상은 회담 내내 말 한마디 하지 않고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하는 것을 TV뉴스를 통해 여러 번 보았는데, 이것도 김정일의 유훈을 따르는 것 중의 하나였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됩니다.

    그동안 그들은 시간을 벌면서 두 차례에 걸친 핵실험과 네 차례의 장거리 미사일을 쏘았습니다. 이 시기에 북한에서는 많은 아사자(餓死者)가 발생하여 수백만의 생명들이 제 명을 다하지 못하고 저 세상으로 떠났습니다.
    최근에 접하는 소식에 의하면 평양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황해도에서는 또 다시 굶주리다 못해 정신착란을 일으켜 인육을 먹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은 보도(報道)를 완전히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외부에서는 쇼 케이스인 평양시내와 평양시민만 볼 수 있습니다.
    평양을 벗어나면 생활고에 지친 비참한 북한 주민들을 수 없이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군인들도 평양에 주둔하는 병사들은 사열(査閱)을 위한 군인으로서 깨끗하게 차려입는 병사들이지만 외곽에 근무하는 병사들은 10년간의 복무기간에 군복 한 벌, 내의 한 벌을 지급받고 양말 대신에 발싸개를 신고 복무한다고 하는데 이들은 인분(人糞)을 수집하여 비료를 만드는 일, 철따라 하는 농사일과 산에 가서 나무를 베어다가 연료를 장만하는 일을 하다가 전역(轉役)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각 병사마다 할당량이 주어줘 있기 때문에 인분을 얻기 위해 지금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수세식이 아닌 화장실 근처에서 인분 쟁탈전이 가끔 일어나는 일도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인분 수집은 학생들에게도 할당되어 인분 구하기는 점점 어려워진다고 합니다.
    그래도 이들은 현실에 대한 자각 없이 국가의 인질로 억류되어 있는데도 북한에 태어 난 것이 행운이라고 믿고 있다니, 김일성 김정일의 세뇌교육이 얼마나 무서운지 짐작이 갑니다.

    언제 남북이 통일 될지 모르지만, 김일성 김정일에 의해 세뇌된 사람들과 함께 산다는 것은 지금으로는 요원(遙遠)해 보입니다.

    그런데 1월 29일 국회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신년기획토론회에서 북한의 핵개발은 핵개발 야욕에서 오는 것이 아니고 한반도 안보구조의 필연적 귀결이라고 하면서, 북한의 주장을 대변했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친북사고방식은 한반도평화를 위협하는데 일조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처럼 대한민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들이 직접 김정일에게 세뇌는 받지 않았으나 북한의 이념과 사상을 더 신뢰하는 사람들이 우리나라에서 반정부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을 볼 때, 김정일의 세뇌는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가공할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요즈음 탈북을 가장하여 남한에 살면서 간첩으로 잡히는 것을 볼 때 이들도 세뇌되어 김정은에게 충성하는 것을 보면, 세뇌는 참으로 무서운 것 같습니다.

    북한식량의 20% 연료의 50%를 지원 하고 있는 중국에서 그렇게 외교적(diplomatically)으로 핵실험을 하지 말라고 종용하는데도 이 ‘외교적’인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있는 북한 지도자들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중국의 새 지도자가 될 시진핑도 전임자인 후진타오와 달리 한반도 평화에 비핵화는 필수라고 하면서 북한의 핵실험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UN에서 2005년부터 계속 대북 인권결의를 채택해 왔는데, 그 동안 이 결의에 대해 거부나 기권으로 임하던 중국이 이번에는 북한인권결의안에 러시아를 포함한 다른 나라와 함께 가결에 동참하게 되어 주목을 끌었습니다.

    인간의 기본자유와 통신자유의 부재로 바깥세상을 모르고 사는 북한주민, 그리고 2십 만 명이 넘는 주민이 정치수용소에서 인간이하의 대우를 받으면서 죽어가는 것을 알면서도 대한민국 국회는 이 북한 인권법안의 통과를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그들은 정의를 실천하지 못하고 있을까요.
    모든 인간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최근에 미국의 예언가들이 2015년에 북한이 붕괴되고 한반도가 남한에 의해 통일이 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고 하는데, 그 예언이 현실화되기를 바라는 것은 지나친 생각일까요.

    로버트 김(robertkim04@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