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당선인 無검증 비난 쏟아지자…“차기정부 부담 안돼”
  • ▲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4일 국무총리 후보자로 김용준 인수위원장을 지명하고 있다. ⓒ 뉴데일리
    ▲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4일 국무총리 후보자로 김용준 인수위원장을 지명하고 있다. ⓒ 뉴데일리

    김용준 전 국무총리 지명자가 1일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해명자료를 내놨다.
    박근혜 정부의 초대 총리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난 지 사흘 만의 일이다.

    뒤늦은 해명은 자신의 사퇴로 박 당선인의 ‘인사검증’이 연일 도마에 오르자 관련 의혹을 직접 밝혀 차기 정부에 부담을 덜어주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후보자는 “박 당선인이 저를 제대로 검증도 않은 채 총리 후보로 지명했다는 쪽으로 비난이 확대돼 새 정부를 구성과 출발에 막대한 지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최근 박 당선인이 김 전 후보자 사퇴와 관련해 ‘신상털기식‘ 인사청문제를 문제 삼는 발언을 하면서 검증에는 소홀하고 제도만 탓한다는 비판이 나오던 시점이었다.

    박 당선인은 최근 새누리당 강원지역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적인 부분까지 공격하며 가족까지 검증하는데 이러면 좋은 인재들이 인사청문회가 두려워 공직을 맡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인수위 안팎에서는 박 당선인의 ‘나홀로 인선’에 대해 비난이 커지자 박 당선인과 김 전 후보자가 교감을 갖고 해명에 나섰다는 얘기가 있다.


  • ▲ 김용준 전 국무총리 지명자가 1일 오전 자신의 자진사퇴에 대한 해명 자료를 냈다. ⓒ 뉴데일리
    ▲ 김용준 전 국무총리 지명자가 1일 오전 자신의 자진사퇴에 대한 해명 자료를 냈다. ⓒ 뉴데일리

    김 전 후보자는 인수위 사무실에 오전 7시 15분쯤 출근해 약 2시간가량 자신의 해명 자료를 꼼꼼하게 검토한 뒤 오전 9시께 기자들에게 배포했다. 

    “박 당선인이 저를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하는 과정에서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비난은 근거가 없다.”
         - 김용준 전 후보자

    그는 총리로 지명된 뒤 자신과 가족들의 사생활이 크게 침해당한 것은 물론 충격에 졸도하는 사태가 일어났다고 했다.

    “저희 내외는 물론 자식들과 심지어 어린 손자녀들까지 미행하며 학교에 부정입학한 것이 아닌가라는 추궁을 하고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까지 가서 범죄인을 다루듯 조사하는 일이 발생했다.

    저의 가정은 물론 자녀들의 가정까지 파탄되기 일보 직전까지 몰렸다.”


    그는 “이밖에도 일일이 밝히기 어려운 일들이 일어나 가족들이 신경쇠약에 걸리게 된 것은 차치하고 충격에 졸도하는 등의 사태가 일어나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당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추측하기도 어려운 일들이 벌어졌다. 총리직에서 사퇴하는 길 밖에 없다고 판단됐고 제기된 의혹에 대해 해명도 해보지 못한 채 지난달 29일 사퇴의사를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정치권 관계자는 “박 당선인이 김 전 후보자의 사의를 받아들일 때 이러한 내용을 다 듣지 않았겠느냐. 언론의 무리한 검증과정이 가정파괴로 이어질 뻔 했다는 이야기는 충격적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