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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p 그리고 108만표 차이.
뼈아픈 패배로 돌이킬 수 없는 붕괴의 길을 걷고 있는 민주당.
만약 대선 정국을 하나의 이슈로 통일시켰던 그 사건, ‘문재인-안철수의 단일화’가 제대로 이뤄졌다면?그리고 NLL문제, 참여정부 실패의 책임론에서 자유로웠던 사람, 안철수 전 교수로 단일화가 이뤄졌다면?
어처구니없는 국정원 여직원 감금 사건을 저지르지 않았을 테고, 문재인 아들 취업 특혜 의혹에 2030 세대가 그토록 실망하지도 않았을지도 모른다.물론 정치에 가정법은 없지만, 만약 단일화 논의 당시 문 후보가 대승적으로 협상 방식을 수용하고, 단단한 이음새로 안 후보가 단일후보가 됐다면?
아마도 박근혜 후보의 승리를 예견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야권의 18대 대선 패배의 가장 큰 실수는 단일화 실패라는데 이견이 없다.
그 단일화 실패의 원흉으로 이해찬 전 대표가 지목됐다.
치열한 단일화 협상이 진행되던 12월, 안 후보가 마지막 타협안을 내 놓았을 때, 문 후보는 이를 받아들이겠다고 했지만, 이 전 대표가 이를 가로막았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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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대철 민주당 상임고문 ⓒ 자료사진
5선의 민주당 정대철 상임고문은 17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정 상임고문은 16·17대 대선 때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었다.“(선거패배 이유로)뭐니 뭐니 해도 ‘아름다운 단일화’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작년 대선의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안철수 후보가 마지막 타협안을 내 놓았을 때, 문재인 후보는 이를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해찬 전(前) 대표를 중심으로 몇몇이 (안 된다고) 펄펄 뛰어서 뒤집어 엎었다.”
“(이 일이 발생한) 다음 날 바로 안 후보가 사퇴해 버렸다.
당시 당내에서는 안 후보의 타협안을 받아들여도 문 후보가 유리하다는 의견이 우세했었다.”
정 고문의 이 같은 증언은 실제 당시 취재 현장에서도 나돌던 공공연한 가설이었다.문 후보 역시 고압적인 태도로 안 후보를 압박하긴 했지만, 단일화 결렬까지는 막으려는 태도를 보였었다.
안 후보의 마지막 제안을 적극 반대한 인사들에는 이 전 대표 외에도 김기식 박영선 윤호중 의원 등 단일화 방식 협의팀 대부분이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이 전 대표와 담합 논란을 빚었던 박지원 전 원내대표 역시 질 수도 있는 단일화 방식에는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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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해찬 전 대표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 ⓒ 자료사진
실제로 김기식 의원은 이달 초 MBC 라디오에 출연해 안 후보의 단일화 태도를 결렬의 원인으로 몰아세웠다.
김 의원의 당시 인터뷰 내용이다.
“안철수 후보를 (단일 후보로) 냈으면 무조건 이겼고 문재인 후보가 된 것 자체가 패배를 이미 예정한 거라고 하는 건 대단히 주관적인 평가다.”
“기본적으로 안철수 후보 측은 문재인 후보로 단일화되면 무조건 지고 안철수 후보로 단일화되면 무조건 이긴다 라고 하는 주관적 사고에 빠져 협상에 임했다.”
“안철수 전 후보 측의 그런 인식이 바로 단일화 과정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했던 원인 중에 하나다.”
“단일화 과정이 조금 더 아름답게 진행됐다면 양쪽 지지층을 화학적으로 결합시킬 수 있었을 텐데, 그렇게 되지 못했던 지점에서 가장 큰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정고문은 이해찬-박지원 담합의 산물로 등장한 4.11 총선 ‘좌클릭’도 패배의 큰 원인으로 지적했다.민노당의 후신인 통합진보당과 연대하고 이정희 역풍을 맞게 된 것에 대한 이야기다.
“(민주당을) 40대, 50대를 열심히 공략하고 중도나 중도우파까지 끌어들일 수 있는 정당으로 만들어야 한다.
또 종북 좌파와는 확실히 선을 그어야 한다.”“홍보 전략도 실패였다.
특히 이번의 종합편성채널 출연 거부는 큰 실수였다.
(민주당은) 당론에서 중도를 뺐다.”“국민들 눈에 민주통합당인가 민노당인가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종북 세력에 확실한 선 긋기를 못했다.
대선 TV토론에서 문재인 후보는 이정희 후보를 야단쳤어야 했다.”“이 후보가 (대선 후보에서) 사퇴한다고 했을 때도, '우리와는 관계가 없다'는 당 차원의 성명서를 냈어야 했다.
결국 이 후보가 박근혜 후보 당선의 효녀 중 효녀가 되지 않았나.” -
- ▲ 문재인 전 민주당 대선 후보 ⓒ 자료사진
이와 함게 정 상임고문은 문 후보의 자질 역시 대선 패배의 이유였다고 평가했다.
특히 문 후보가 끝까지 사상구 국회의원직을 내놓지 않은 것을 꼬집었다.“대선 출마 전날까지 나는 이부영, 김덕룡 의원과 함께 문 후보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국회의원직을 내놓으라’는 거였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문 후보뿐 아니라 참여정부에 깊이 관여했던 고위관료들도 백의종군을 선언했어야 했다.”
참여정부 실패의 책임자들을 전면에 내세운 것도 실패의 원인으로 꼽았다.“실패한 참여정부’를 떠올리게 하는 세력들을 앞에 내세웠다.
그분들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존재 자체가 국민들 눈에 ‘문 후보=참여정부’로 비쳤다.”“당연한 것 아닌가.
오죽했으면 나조차도 문 후보 광화문 유세 때 참여정부 대표 인사들이 줄줄이 서 있는 것을 보고 ‘선거는 틀렸다’ 생각했을까…”“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DJ) 같았으면 (이런 일은) 어림도 없다.
DJ는 선거 때 ‘내 근처에 호남 인사들은 얼씬도 못하게 하라, 경호원들이라도 시켜 물러나게 하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