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조선총독부가 될 뻔했던 청와대

    국회의석 3분의 2를 차지했으면 노무현은 청와대를 남조선총독부로 만들었을 지도 모른다.

    최성재     
     
     김일성이 관에 누워서 생일상을 받던 2004년 4월 15일, 17대 총선은 방송과 인터넷에서 증오의 피가 뚝뚝 듣는 가운데 치러졌다. 방송과 인터넷은 일방적으로 노무현당을 연호하고 도배했다. 방송의 핏발선 광기에 휩싸이고 인터넷의 섬뜩한 협박에 얼어붙어서 유권자들은 도깨비에 홀리고 귀신이 씌운 듯 47석의 제3당을 일약 152석의 제1당으로 받들어 모셨다. 제2당은 62석에서 9석으로 제4당으로 추락하는 굴욕을 맛보았다.

    그 와중에 139석의 제1당이 121석의 제2당으로 예상 밖으로 선전했다. 80석도 어렵다는 여론이 지배적인 가운데, 121석은 크게 선방한 셈이었다. 전체 의석이 299석이었으니까, 194석이면 개헌선인 3분의 2를 확보할 수 있었는데, 한 달 동안 바보상자의 무시무시한 선동과 협박과 저주에 자신도 모르게 세뇌되어 선거 열기라 확신하며 집단 광기에 휩싸였던 유권자들이 막판에 곳곳에서 퍼뜩 퍼뜩 정신이 들었던 덕분이었다.

    만약 제2당이 80석밖에 얻지 못하고 제1당이 그것을 몽땅 가져가서 193석을 획득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10석으로 제3당으로 올라선 민노당은 원조 노무현당이었으니까, 그들은 즉시 뜨겁게 끌어안으며 한 몸을 이루었을 것이다.

  • 203석! 그랬다면 1987년 여야합의로 ‘형님, 아우님’하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제정했던 6공화국의 헌법을 ‘너희는 개의 딸, 우리는 사람의 아들’하면서 6.15선언이 전문(前文)에 들어간 7공화국의 헌법으로 개정되었을지 모른다. 그 다음은? 대대적인 한국판 문화혁명이 벌어졌을 것이다. 그 다음은? 또 그 다음은?

    노무현당이 불과 한 달 만에 동네북 신세에서 백만 탄 왕자로 변신하는 것을 목격한 헌법재판소도 바로 양심의 꼬리를 돌돌 말았다. ‘노무현 무죄!’ 노무현은 청와대의 창문을 활짝 열고 힘차게 손을 흔들어 국민의 집단 광기에 화답했다. 기사회생한 노무현은 감사하기보다 너무너무 아쉬워했다. 152석에 121석을 합치면 어떨까. 까악, 273석! 안 될 줄 뻔히 알면서 몇 번이고 치근거렸다.

    배신과 고독과 절망의 20년을 보냈다고 하지만, 2004년 3월 23일 이전의 박근혜는 존재감이 희미했었다.
    측은지심의 대상이 되긴 했으나 그것은 사랑이나 존경이 아니라 한 가닥 값싼 동정심에 지나지 않았다.
    박정희 가문의 뉴스는 오히려 하나뿐인 아들의 간헐적인 마약 복용에 맞춰져 있었다.

    위기의 순간, 국민 이성이 마비되고 국가 양심이 침묵을 지키는 순간, 박다르크가 홀연히 흰 보자기를 들고 나타났다. 차떼기당의 궁궐에서 나와 떼거지당의 천막으로 들어가고, 금은보화를 길거리에 쏟아버리고 그것을 쌌던 하얀 보자기만 길가에서 주운 막대에 달고서, 당장이라도 천하를 삼킬 듯 날뛰는 천군만마를 향해 박다르크는 성큼성큼 걸어갔다.

    그러자 어디서 나타났는지 줄줄이 사람들이 따라가기 시작했다. 박다르크와 의용군이 이성의 칼과 양심의 방패를 들고 두 눈 똑바로 뜨고 담대히 나아가자, 선전선동의 따발총으로 무장한 천군만마가 수군수군하더니 슬금슬금 물러가기 시작했다. TV와 인터넷의 요술이 신기루처럼 사라지기 시작했다. 박다르크의 하얀 보자기 깃발을 바라보기만 해도 사람들은 눈과 귀가 밝아지기 시작했다.

    “어떻게 세운 나라이고 어떻게 지킨 나라이고 어떻게 가꾼 나라인데, 이렇게 허망하게 잃을 수는 없습니다.”

  • 문재인과 민주통합당이 노무현에 의해 노무현을 위해 만들어진 노무현법을 내세워 한사코 공개를 거부하는 NLL 블랙박스는 이미 X-레이, CT, MRI 등에 의해서 핵심 내용은 다 알려졌다.

    그에 따르면, 노무현은 남조선총독부의 총독처럼 말하고 김정일 천자에게 머리를 조아렸다.

    ‘헌법을 수호하고 국가를 보위하겠다고 한 선서’가 쇼였음을 스스로 밝혔다. 창피해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는 차마 계속 읽기 어려운 내용이라고 한다. 서해 5도와 인천국제공항과 인천을 북한의 독재자가 마음만 먹으면 한 순간에 불바다로 만들 수 있도록, 그 다음날엔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 수 있도록, 쐐기 박는 내용이라고 한다. 한 마디로 그것이 10.4선언의 내밀한 내용이라고 한다.

    문재인은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으로서 10.4선언을 주도했다.
    여론이 불리하게 흐르자, 문재인은 NLL은 굳게 지키되 서해평화지대를 구축하겠다고 한 발 물러서는 척한다. 입술은 절대 안 주되, 몸은 아낌없이 달라는 대로 다 주겠다는 식이다. 세 살 애한테도 안 통할 말을 ‘나 머리 좋지?’하며 스스로 스스로에게 탄복하며 동네방네 떠벌리고 있다.

    아찔하다. 만약 2004년 김일성 생일에 국회의석의 3분의 2를 노무현당이 차지했다면, 그리하여 연방제통일헌법이 제정됐다면, 방송과 인터넷이 계속 그렇게 날뛰었다면, 그 해에 청와대는 사라졌을 것이다. 남조선총독부로 전락되었을 테니까!

  • 친북좌파의 문화권력은 2008년 촛불 시위를 계기로 크게 약화될 수 있었지만, 이명박의 아침이슬 정책 탓에 도리어 더 커지고 더 굳어졌다. 그리하여 2007년의 정동영보다 더 초라하게 되었을 2012년의 문재인이 친북좌파 문화권력의 아바타 안철수를 십분 이용하여 대선 일주일 전 여론조사에서 거의 오차범위에서 선거의 여왕을 바싹 추적할 수 있게 되었다.

    다행히 이번에는 국민의 이성이 깨어났고 국민의 양심이 살아나고 있다.
    범우파가 이렇게 대동단결한 적이 언제였던가. 차이가 얼마든 승리는 가시권에 들어왔다.

    만에 하나, 귀신 곡하게 저들이 이긴다면, 이번에는 집권 첫 해부터 노골적으로 대한민국의 청와대를 남조선총독부로 만들려고 설칠 것이다. 남풍이 대대적으로 불지 않으면, 그들과 운명공동체인 김씨왕조가 종말을 고할 날이 빠르면 3년 늦어도 10년 안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중국이 아무리 비빌 언덕을 넉넉히 대어 주더라도, 민심도 버리고 천심도 버린 김씨왕조가 핵무기와 미사일을 끌어안고 스스로 꼬꾸라지면 별 수 없는 법이다.

    내일의 투표에, 김일성이 출생한 지 100년 되는 해의 대통령 투표에 국가의 운명이 달려 있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신성한 주권행사에 국가의 운명이 달려 있다.
    2030이든 5060이든 국가의 운명을 정하러 성큼성큼 걸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