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부터 한파, 폭설 계속되는 기후로 AWD 모델 관심 높아져AWD 대형 세단 대부분 수입차…가격도 최소 6~7천만 원 이상

  • 우리나라의 겨울 날씨는 지역마다 적설량, 강설량이 다르다. 때문에 전국을 돌아다녀야 하는 제조업체 경영진, 건설업 종사자, 자영업자 등은 보통 SUV를 탄다. 고급 AWD 대형 세단을 타려면 1억 원이 훌쩍 넘어간다.

    하지만 국산차 중에도 후륜구동 중심의 AWD가 있다. 쌍용 체어맨 W다. 

  • ▲ 눈 위에 선 쌍용 체어맨 W.
    ▲ 눈 위에 선 쌍용 체어맨 W.

    최근 고소득층은 물론 젊은 층으로부터도 인기를 얻고 있는 수입차 대부분은 후륜구동 모델이다. 후륜구동 모델은 승차감도 좋고 주행성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차량의 퍼포먼스를 느끼고 싶은 사람들이 더 좋아한다.

    문제는 후륜 구동 차량들이 갑작스런 폭설을 만나거나 눈이 온 뒤 곳곳에 놓인 빙판길에서는 움직이는 것조차 어렵다는 점. 사고가 날 위험도 높다.

    SUV가 인기를 끄는 것도 이런 문제에 기인한 면이 상당 부분 있다. 하지만 SUV는 장거리 운행을 할 때 승차감이 좀 처진다. 그렇다고 4WD나 AWD 세단을 사려고 하면 대부분 수입차다. 가격도 6~7천만 원을 훌쩍 넘는다. 

  • ▲ 체어맨 W의 실내. 고급스러움이 배어난다. 바탕은 쇼퍼 드리븐카지만 오너 드리븐도 가능하다.
    ▲ 체어맨 W의 실내. 고급스러움이 배어난다. 바탕은 쇼퍼 드리븐카지만 오너 드리븐도 가능하다.

    국산도 많은 4WD차량은 눈길이나 빗길에서도 상대적으로 접지력을 훨씬 높일 수 있고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모든 바퀴에 기계적으로 동일한 구동력을 배분하면 연비가 나빠지고 곡선주행에서는 일부 바퀴가 접지력을 잃어 사고가 날 수도 있다. 때문에 나온 게 지능형 ESP를 장착한 AWD 차량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런 AWD 모델 판매량 증가가 2010년 1월 4일 ‘서울 폭설 사건’에서 시작됐다고 본다. 당시 서울에는 25.8cm의 눈이 내렸다. 수많은 회사들이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지시하기도 했다. ‘KBS 박대기 기자’도 이때 유명세를 탔다. 

  • ▲ 2010년 1월 4일 서울 폭설 당시 인기를 얻은 KBS 박대기 기자의 모습. 그의 취재 투혼은 화제가 됐다.[보도화면 캡쳐]
    ▲ 2010년 1월 4일 서울 폭설 당시 인기를 얻은 KBS 박대기 기자의 모습. 그의 취재 투혼은 화제가 됐다.[보도화면 캡쳐]

    이때 압권은 강남의 수입차 메카라는 도산대로에는 곳곳에 멈춰선 고급 수입자들. 수억 원이 넘는 고급 대형세단 100대 가량이 도로 곳곳에 서 있었다. 후륜구동이 많은 견인차들도 견인하러 왔다 같이 서 있었다. 이후 서울을 중심으로 AWD 세단에 대한 관심이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쌍용차 측도 이 같은 지적에 동의했다. 특히 국산 대형세단들이 후륜구동이 많다 보니 눈길이 되면 맥을 못 추는 부분이 약점으로 지적됐다는 것이다.

    AWD 차량은 보통 ESP(Electronic Stability Program)라는, 일종의 차체 자세제어 시스템을 장착해 바퀴마다 구동력을 자동으로 조절해 배분한다. 이를 통해 빗길과 눈길, 빙판길에서도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게 했다.

    이런 AWD 차량으로는 xDrive를 장착한 BMW나 볼보 AWD, 포드의 신형 토러스 3.5, 지능형 AWD 시스템을 장착한 닛산 인피니티 등이 있다. 대형세단으로는 메르세데스 S550 4-Matic, 아우디 A8 콰트로 등이 있다. 

  • ▲ AWD 시스템을 장착한 주요 대형세단. 국산 중에는 체어맨 W가 유일하다.
    ▲ AWD 시스템을 장착한 주요 대형세단. 국산 중에는 체어맨 W가 유일하다.

    문제는 가격. 탈만 하다 싶은 수입 AWD 차량은 보통 6~7천만 원을 훌쩍 넘어간다. 그렇다면 국산차는? 쌍용 체어맨 W가 유일하다. 가격도 5천만 원대부터 시작한다.

    쌍용 체어맨 W의 AWD도 수입차와 같은 구동력의 60을 후륜, 40을 전륜에 보내는 형식의 AWD 모델이다. 벤츠가 자랑하는 4-Matic 시스템과 거의 비슷하다.

    쌍용차 측은 매년마다 초겨울부터 폭설과 한파가 시작되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어 AWD 차량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 ▲ 체어맨 W가 스키장 위를 달리고 있다. AWD 차량이 아니면 달리기 어렵다.
    ▲ 체어맨 W가 스키장 위를 달리고 있다. AWD 차량이 아니면 달리기 어렵다.

    쌍용차에 따르면 체어맨 CW600/700 4Tronic 모델이 출시된 뒤 수요가 대폭 늘었다고 밝히고 있다. 2010년에는 체어맨 CW 4Tronic 모델의 판매비율은 30% 수준이었으나 2011년 54%, 뉴체어맨 W가 출시된 뒤에는 전체 판매 모델의 58%로 증가했다고 한다.

    “이 같은 체어맨 W 4Tronic 모델 판매율의 증가는 소비자들이 후륜구동의 안락감과 상시 사륜구동의 주행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의미로 파악된다.” 

    중소기업을 운영하거나 전문직의 경우 클라이언트의 눈치를 보느라 고급 수입차를 타기에는 부담스러운 경우도 있어 국산차를 찾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AWD 차량의 눈길 주행안전성은 어느 정도일까. 쌍용차 측은 “스키장 슬로프에서도 주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 ▲ 야간 스키장을 내달리는 체어맨 W. 어느 정도 경사가 진 슬로프를 오르내리며 AWD의 위력을 과시했다.
    ▲ 야간 스키장을 내달리는 체어맨 W. 어느 정도 경사가 진 슬로프를 오르내리며 AWD의 위력을 과시했다.

    쌍용 체어맨 W는 대형세단 답지 않은 날렵함을 보여줬다. 쌍용차 측은 체어맨 W 4Tronic 모델의 경우 AWD 시스템과 함께 EAS(주행 중 차체자세제어 장치), ACC(주행 중 차량거리 유지장치) 등을 통합한 ISS(차량통합안전시스템)을 채용해 운전자는 물론 뒷좌석에 탄 승객에게도 안정감을 준다고 설명했다.

    여기다 처음 출시할 때부터 인정받았던 ‘벤츠 느낌’의 승차감도 승객들에게 편안함을 준다고 했다. 

  • ▲ 야간에 스키장 슬로프를 오르는 체어맨 W. 미끄러지는 일 없이 AWD의 위력을 과시했다.
    ▲ 야간에 스키장 슬로프를 오르는 체어맨 W. 미끄러지는 일 없이 AWD의 위력을 과시했다.

    스키장 슬로프에서 렉스턴W, 코란도C 등과 함께 달리던 체어맨 W는 슬로프를 올라갔다 다시 내려왔다. 보더들과 함께 내려오는 체어맨 W는 위태롭다거나 미끌어진다는 느낌을 주지 않았다.  

    이와 비슷한 퍼포먼스는 페라리가 AWD 모델인 FF를 출시할 때, 아우디가 콰트로 모델을, 스바루가 자사의 AWD 모델을 출시할 때 보여준 바 있다. 국산차 중에서 세단으로는 거의 없었던 일이다. 

  • ▲ 지방 출장이 많고 눈길, 빗길을 자주 달려야 하는 사람에게 AWD 세단은 안전함을 선사할 것이다.
    ▲ 지방 출장이 많고 눈길, 빗길을 자주 달려야 하는 사람에게 AWD 세단은 안전함을 선사할 것이다.

    이 정도 수준이면 스키점프대를 거꾸로 올라가던 아우디 올로드콰트로나 페라리 FF 수준은 안 된다 해도 웬만한 국산 및 수입 SUV에도 뒤지지 않는 수준이었다.

    그런 대형 세단을 6천만 원대부터 구입할 수 있다면 괜찮은 선택으로 보인다. 특히 수입차를 타기 애매한 공공기관이나 중소기업 오너라면 체어맨 W도 상당히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