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법령상 유족연금 한 푼도 지급 못받아..“생계 막막”은 현실81년 이후 전직대통령·유족연금 상향조정, 기준 완화 월 평균 연금 수령액..YS 1,088만원, 이희호·권양숙 여사 800만원
  •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79년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후 전두환 전 대통령측으로부터 생계비 등으로 6억원을 받은 사실을 밝히면서, 민주통합당 등 야권의 네거티브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민통당 문재인 후보 캠프를 비롯한 야권은 박 후보의 6억 수수 사실을 ‘자살골’에 비유하면서 연일 박 후보의 도덕성을 문제 삼고 있다.

    전직 퍼스트레이디 대행이 대통령 서거 후 ‘생계가 막막해’ 거액의 생활비를 받았다는 해명 자체가 군색한 변명에 불과하다는 것이 야권의 주장이다.

    그러나 당시 법령과 제도를 보면 박 후보의 해명이 맞는다는 반박도 만만치 않다.

    일각에서는 야권이 당시 법령 및 제도상 박 후보가 국가로부터 일체의 지원을 받을 수 없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악의적인 네거티브 공세를 계속하고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 박 후보 및 가족, 79년 당시 법률에 따라 유족연금 지급 받지 못해...
    “생계 막막”은 현실
    !


    전직 대통령 및 그 유가족에 대한 국가의 연금 지원을 법으로 정한 것은 1969년 1월 이었다.

    당시 제정된 ‘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은 4조와 6조에서 전직대통령 및 그 유가족에 대한 연금지급을 명시했다.

    같은 법 4조는 전직대통령이 생존하는 동안, 지급 당시 현직대통령 봉급년액의 100의 70 상당액을 연금으로 지급하도록 했다.

    이어서 같은 법 6조는 전직 대통령의 배우자에게 지급 당시 현직대통령 봉급년액의 100분의 50 상당액을 연급으로 지급토록 하고, 배우자가 없거나 연금을 받던 배우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전직대통령의 18세 미만 유자녀가 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규정했다.

    당시 27세의 박 후보는 국가로부터 대통령 유자녀로서의 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대상이 아니었다. 박 후보의 형제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박 후보를 비롯한 박 전 대통령의 유자녀들이 국가로부터 금전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따라서 ‘생계가 막막했다’는 박 후보의 발언은 군색한 변명이 아니라 당시 처한 현실을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전직대통령 및 유족연금..81년 후 크게 올라


    참고로 ‘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은 1981년 한 차례 개정을 통해 대통령 및 유족에게 지급하는 연금기준액을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대통령연금은 현직대통령 보수연액 기준 100분의 70에서 100분의 95로, 유족연금은 100분의 50에서 100분의 70으로 늘어났다.

    배우자가 없는 경우 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유자녀의 범위도 제정 당시 만 18세에서 30세 미만으로 크게 높였다.


    # YS, 매달 받는 연금 1,088만원...

    이희호, 권양숙 여사도 매달 800여만원 받아


    현재 위 법률에 따라 대통령 연금을 받는 전직대통령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전직대통령 본인이 서거한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그 배우자인 이희호, 권양숙 여사가 유족연금을 지급받고 있다.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은 생존하고 있지만, 금고 이상의 확정판결을 받아 경비 빛 경호를 제외한 모든 지원이 끊겼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받는 대통령 연금은 개정된 법률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이 받는 ‘보수연액’의 95%다.

    ‘보수연액’은 대통령이 매달 받는 급여의 8.85배로 시행령이 정해 놓았다.
    올해 대통령 연봉은 지난해보다 4.09% 오른 1억8,641만9,000원으로, 월급은 1,553만여원.

    전직 대통령 연금의 기준이 되는 보수연액은 월급의 8.85배이므로 1억3,748만여원이다.

    전직대통령은 이 금액의 95%를 받으므로 김영삼 대통령이 매달 받은 연금은 약 1,088만원 정도다.

    여기에 교통 및 통신비, 사무실 유지비 등 명목으로 1,700만을 더 받아 김 전 대통령이 매달 받는 금액은 2,788만여원이다.

    이희호, 권양숙 여사는 현직 대통령인 이명박 대통령이 받는 보수연액을 기준으로 100분의 70에 상당하는 금액을 받는다.

    이 대통령의 보수연액이 1억3,748만여원이므로, 두 전직 영부인이 매달 받는 유족연금은 약 801만여원이다.



    # 좌파정권 10년간 대통령 연봉 치솟아..
    이명박 대통령, 3년간 연봉 동결


    한 가지 눈여겨 볼 것은 지난 10년간 대통령 급여가 같은 기간 평균 물가상승률의 두 배 가까이 뛰어올랐다는 것이다.

    대통령 급여에 연봉제를 적용한 1999년, 김대중 대통령은 1년간 9,094만6,000원을 급여로 받았다.

    그러나 다음해인 2000년 대통령 급여는 1억420만6,000원을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시작해, 2009년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올랐다.

    해마다 치솟던 대통령 급여는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2009년부터 2010년까지 3년간 동결되면서 오름세를 멈췄다.

    2000년부터 올해까지 대통령 연봉 인상률은 78.9%로, 같은 기간 평균 물가상승률 45.2%보다 훨씬 높았다.

    서민가계 안정과 부의 재분배를 기치로 내걸었던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급여가 해마다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오다가 현 정부 들어 오름세가 꺾인 것은 역설적이다.

    이런 사실 때문에 박 후보의 6억 수수를 비판하기 전에, 공무원 급여는 동결하면서 대통령 자신의 연봉 인상에는 관대했던 과거 10년 좌파정권의 행태부터 반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