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창중 칼럼세상> 

    철벽에 갇혀버린 문재인


  • 그야말로 황당한 철벽(鐵壁) 속으로 들어가버렸다.
    문재인! 

    안철수의 돌발적인 후보 사퇴로 치명타를 입었는데도 불구하고 그의 처분만 목매달던 문재인, 역시 놀라우리만큼 지능적인 전략가 안철수한테 또 한방 연타로 얻어맞음으로써 박근혜를 추적하기 위한 기반을 완전히 상실하게 됐다. 

    이게 어제(2012.12.13) 안철수가 후보 사퇴 후 10일 만에 가진 선대본부 해단식 기자회견의 정확한 의미! 

    안철수는 문재인 쪽의 별별 억지 확대해석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후보를 성원해 달라”는 ‘립 서비스’로 넘어갔다.
    그것도 꼭 한마디!
    ‘까나리 액적’ 진짜처럼 한 방울만 혀에 닿아도 속을 확 뒤집어놓을 만큼 짜고 짠 안철수! 

    “오늘의 헤어짐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오히려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문재인 쪽으로 넘어가 흩어지지 말고 ‘좀만 기다려!’ 라고 재결집의 신호탄을 쏴 올린 것! 

    안철수는 이미 5년 앞을 내다보고 대선 출정식을 치렀다.
    영악하기 그지없는 안철수, 복창이 터지고도 남을 문재인.

     

  • 왜 안철수는 이런 수를 놓았을까?
    문재인을 그 이상으로, 몸까지 던지며 강력 지원해 대통령이 된다한들 안철수 자신의 정치적 입지?
    완전히 붕괴되고야 말 것임을 모를 리 없다. 

    안철수는 문재인이 자신의 돌발 사퇴로 얼마나 분통 터져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문재인이 대통령에 된들 돌아올 건 바로 ‘정치보복’! 

     또 문재인을 강력 지원했는데도 낙선하게 될 경우 그러면 문재인 세력은 야당으로서 살아남고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안철수 책임론’으로 안철수를 ‘폐인’으로 만들 것이라는 건 실패한 선거 뒤에 나타나는 단골메뉴! 

    그래서 안철수는 문재인에 대한 지원은 ‘립 서비스’로 그치고 대선 이후 재기할 수 있는 새로운 돌파구를 미리 파놓았다.
    박근혜와 문재인을 향해 “과거에 집착해 싸우고 있다. 새로운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고 싸잡아 비난, 역시 정치 9단 뺨치는 노회한 전략! 

    박근혜·문재인 보다 몇 수 위에 있다, 이 안철수! 나만이 새 정치를 할 자격이 있다고 ‘비교우위’를 내세웠다. 

    오히려 안철수의 이 소리는 박정희 대통령을 물고 늘어져왔던 문재인한테 더 아픈 소리!
    기가 막혀 억장이 무너지고 있을 문재인! 

    막판에 전격 뛰어들어 한 방 투기로 일확천금 해 보려다가 본전도 찾지 못하겠으니 그냥 도망간 전형적인 ‘떳다방 전략’, 이걸로 대한민국 대선판을 이토록 분탕질했던 안철수, 그 책임을 면피하고 정치적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박근혜는 물론이고 불과 10일 전까지 단일화의 동지로 삼았던 문재인한테까지 흙탕물 뿌리고 가는 안철수! 

    이로써 문재인은 첫째, 이제 와서 욕조차 할 수 없는 ‘안철수’라는 벽에 완전 갇혀버렸다. 

    둘째, ‘노무현’이라는 벽에 완전히 갇혀버렸다. 

    박정희 과거사에 대한 문재인의 공격에 국정을 파탄내고 국민을 사분오열시킨 ‘노무현의 아바타’가 바로 문재인이라는 박근혜의 공격은 주효했다. 

    노무현 어게인(again)?
    유권자의 가슴 속에서 떠올리기만 해도 넌더리나게 하는 ‘노무현 트라우마’에 소금을 확확 뿌려댔다. 

    ‘문재인=노무현’이라는 프레임을 강화시킨 건 역시 엄청난 전략적 패착!
    ‘반(反) 노무현 세력’의 부활이 틀림없이 표로 표출되고야 말 것! 

    셋째
    , ‘박정희 향수’라는 벽이다. 
    박정희를 트집잡는 문재인을 향해 박정희 시대 대한민국 산업화에 헌신했던 올드 세대, 그리고 박정희의 산업화가 오늘날 대한민국의 번영과 발전의 기반이었다고 믿는 국민들이 이미 돌아섰다! 

    문재인이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참배 때 초대 이승만 대통령과 박 대통령의 묘역을 찾지 않고 건너뛴 건 국가 중심세력이 이미 중대 결심을 하게 만들었다.
    넌 안 돼!
    문재인은 박근혜가 과거사에 대해 사과하면 박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겠다고 했지만 역시 약속을 지키기 않고 있다. 

    넷째, 보수우파의 대결집이라는 장벽에 문재인이 갇혔다. 
    거듭 말하지만, 보수우파는 상도동 김영삼이 1992년 대선 출마한 이후 20년 만에 완벽히 응집했다.
    응집! 

    왜 총결집했나?
    문재인의 대북관·안보관·국가관에 대한 환멸과 불신에서 비롯됐다. 
    정전협정을 폐기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한다?
    뭐 핵 보유국이고 미사일 쏴대는 북한하고? 
    천안함 사건이 폭침이 아니라 침몰이라고? 

    국가보안법을 폐지한다?
    종북세력이 국회의원까지 될만큼 창궐하는데! 

    대통령 되면 김대중·김정일의 6·15 선언에 따라 ‘낮은 단계의 연방제’ 통일을 하겠다? 

    제주강정해군기지 건설을 중단하겠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잘못된 결정?
    원천적으로 백지화해야한다고 하더니 이걸 재재협상하겠다고 말바꾸고, 이제와선 불리한 조항을 재협상하겠다? 

    다섯째, 동교동계의 보복이라는 벽이다. 

    ‘리틀 DJ' 한화갑이 어제 박근혜 지지선언을 한 건 호남 표심(票心)이 과거 선거 때와는 달리 ‘지각변동’ 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 

    지각변동?
    민주당은 친노세력이 동교동계를 몰아낸 사실상의 열린우리당이기 때문에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에 대한 묻지마 투표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 이건만 이뤄져도 지각변동! 

    한화갑의 박근혜 지지.

    “애국적인 차원에서 볼 때 박근혜 후보가 가장 준비된 후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는 박근혜가 호남에서 두 자리 숫자 득표의 ‘기적’을 이뤄낼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암시하고 있는 것! 

    문재인은 이런 철벽들에 완전히 갇혔다.
    대선일까지 좀처럼 깨부수고 나오기 어려울 것! 
    문재인은 대선에서 주도권을 잃어버렸다.
    이미 대세(大勢)를 만드는데 처참히 실패했다.


  •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
    정치 칼럼니스트/전 문화일보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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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blog.naver.com/cjyoon1305

    정치부기자 30년.
    그 중 14년을 정치담당 논설위원, 논설실장으로 활동한 정치 전문 칼럼니스트.
    정치 외교 안보 분야에 관한 칼럼을 쓰고 있다.
    청와대 외교부 정당 등 권부를 모두 취재했다.
    권력에 굴복하지 않는 독특한 문체와 촌철살인의 논평으로, 대한민국의 퓰리처상이라는 서울언론인클럽 칼럼상 수상.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자문위원 공직자 윤리위원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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