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들과 점심에서 "후보가 대통령 되면 국민의 복" 20분 눈물쏟던 朴, 유족 앞에선 "죄송합니다" 만 거듭
  •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최측근인 이춘상 보좌관이 유세를 수행하다 교통사고로 숨지기 전날 지인들에게 박 후보와의 ‘인연’을 밝힌 것이 3일 뒤늦게 알려지면서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나고 보니 후보님을 모시는 게 내 운명인 것 같다.”

  • ▲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2일 故이춘상 보좌관의 빈소를 찾아 위로하고 있다. ⓒ 국회공동사진기자단
    ▲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2일 故이춘상 보좌관의 빈소를 찾아 위로하고 있다. ⓒ 국회공동사진기자단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이 보좌관이 1일 캠프 관계자들과 점심식사 자리에서 박 후보와의 ‘운명’을 털어놨다”고 전했다.

    이 보좌관은 지인들에게 “대학교(전문대) 교수로 처음 부임했을 때 학생들의 교재를 보니 너무 이론적이어서 실기 위주의 교재가 필요하다고 판단, 동료 교수와 함께 밤새워 교재를 만들었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칭찬은 고사하고 ‘왜 기존 교재를 안 쓰고 새로 만들었느냐’며 핀잔을 들었다. 내 성격이 강직해서 학교의 불리한 관행 때문에 많이 힘들었고 갈등하던 시점에 후보님을 모시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나고 보니 후보님을 모시는 게 내 운명인 것 같다. 후보님을 15년간 모셨는데 나와 코드가 잘 맞는 것 같다. 후보님께서 대통령이 되시면 이 또한 국민들의 복이다”라고 말했다.

    ◈ 20분 눈물 쏟던 朴 유족 앞에선 "죄송합니다"

    이 보좌관은 박 후보가 첫 금배지를 단 98년부터 ‘여의도정치’ 15년을 그림자처럼 보좌해왔다.

    박 후보는 2일 저녁 이 보좌관의 빈소를 찾아 “어려운 때를 같이 (이 보좌관과) 극복해 왔는데 한순간 그렇게 갑자기…”라며 울먹였다.

    강원도 홍천의 사고현장 인근 병원으로 이 보좌관이 시신이 후송됐을 때 박 후보는 20여 분간 눈물을 쏟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유족 앞에서는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 대신 무거운 얼굴로 “죄송하다”고 반복했다.

    미망인이 된 이 보좌관의 아내는 “잘되시길 바란다”고 했다. 원망보다는 대선 승리를 기원한 셈이다. 이 보좌관이 평소에 박 후보를 ‘운명’처럼 받아들이며 헌신적으로 일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캠프 내에서 홍보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고인은 오랜만에 후보 수행에 나섰다가 사고를 당했다. 이날 오전 강릉시청에서 후보의 검찰개혁과 관련한 공약발표를 위한 프롬프터 준비 등을 위해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