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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조중동을 위시한 종합편성 채널이 개국하고 한바탕 논란이 인 적이 있다.
종편채널을 'MB 정부의 산물'로 규정하고 민주당 의원들이 출연을 거부했던 사태. 물론 이 사태는 지금도 일부 계속되고 있다.
"평양과 개성은 가겠다면서 종편은 안 간다..웃기는 일입니다."
-황주홍의 초선 일지 10월 23일자 中
한 민주당 의원, 그것도 초선 의원이 이런 말을 해 서슴없이 내뱉어 '공공의 적'으로 떠올랐던 사건.'종편이 좋다! 싫다!'에 대한 개개인의 평가가 문제가 아니다.
동족상잔의 6.25를 일으키고 주민 먹여 살릴 돈으로 핵을 개발하고, 심심하면 포를 쏴대는 북한과도 대화로 해결해보겠다며 '스킨십'을 강조하는 민주당이 대한민국 대통령과 그 정권의 결과물을 오히려 '주적'으로 몰아세우는 꼴이라니.
종북-친북 성향이 들통 난 4.11 총선에서 그토록 곤욕을 치렀건만, 여전히 그 성향을 버리지 못하는 민주당을 향한 충정의 읍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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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주홍 민주통합당 의원
황주홍 의원. 초선이긴 하지만 민주당의 텃밭 전남 강진군수를 세 번이나 따낸 민주당의 시니어(senior).
황 의원이 한숨과 함께 내뱉은 이 말은 쇄신을 위해 정치에 입문한 민주당 주니어(junior)들에게는 결코 적지 않은 파문이었다.
하지만 촌철살인의 이 말도 민주당의 기득권을 가진 이른바 노무현의 후예들의 입장에서는 배알이 꼴리는 말이었나 보다.
사사건건 '입바른 소리'를 하니 당내에서는 공공의 적이 됐다. 겉으로는 '쇄신'을 내세우면서도 '일단 정권교체부터 하고 보자'는 당내 일부 종-친북 세력들에게는 눈엣가시였을 것이 분명하다.
게다가 그는 최근 단일화 중단을 선언한 안철수 후보에게 '공감'을 표시해 더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안 후보 측에서 제기한 문제들은 민주당 소속인 나조차도 이미 느꼈을정도로 정도를 다소 벗어난 과잉이었던 것이 틀림없다는 생각이다."
"민주당에서 안철수 후보에 대한 사실상의 네거티브가 담겨 있는 홍보자료를 지역으로 내려 보내고, 민주당의 각 시·도당 조직과 지역구 조직에게 사실상 총 동원령이 내려지고 있는 것도 조직이 없는 안 후보 측으로서는 여간 불쾌한 사실이 아닐 게다."
흡사 '안철수가 어깃장을 부리고 있다'는 민주당의 반박을 상쇄하고 안 후보의 편을 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황 후보의 뜻은 다르다."어떤 이들은 나를 보고 '안철수 쪽 아니냐'고 의심한다. 내 대답은, '허허허… 하며 웃는다'이다."
"여태 한 번도 '정치의 진실'을 보지 못한 이들의 '상습적 의심'이라고 일축한다. 여의도에도, 오직 국민적 관점으로 임하려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
"안철수 후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다. 전화통화는 고사하고, 어떤 행사장에서 잠깐 스치거나 마주쳐본 일조차 없다. 나는 누가 뭐래도 '영국 심판'의 소임을 충실히 해보려 한다. 부족하지만 충정어린 내 고언에 제발 귀 기울여주었으면 좋겠고 감사하겠다."
국민적 관점으로 민주당을 바꿔보겠다!당내 종북세력에 도저히 '희망'이 없다고 판단해 새누리당으로 둥지를 옮긴 DJ 계열도 있다. 민주당의 건실한 재건을 위해 밖에서 일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내부에서 진정한 쇄신을 끊임없이 외치는 이도 있는 법.
'왜 이 와중에 문재인과 민주당의 등 뒤에 칼을 꼽는가?'라는 반발에 '등 뒤에 칼을 꼽고 지옥에 가더라도 민주당은 바뀌어야 한다'고 외치는 셈이다.
아마도 황 의원이 말하는 '국민'도 안철수 후보가 늘상 외치는 '국민'과 일맥상통한다 할 수 있겠다.
물론 그 '국민'이 진짜 '국민'인지는 아직 단언할 수 없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놓고 대한민국 세력과 종-친북세력 간에 건곤일척의 대회전이 벌어지는 속에서 민주당이 건전한 개혁 리버럴 정당으로 탈바꿈할지 아니면 역사의 한 페이지에 남는 종-친북 정당이 될지 아직은 알 수 없다. 하지만 끊임없이 등 뒤에 칼을 꼽는 이같은 쇄신의 노력이 이어진다면 일말의 기대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